생존 지능 - 골드만삭스의 정점을 이끈 CEO가 증명한 압도적 자본 전략
로이드 블랭크파인 지음, 박선영 옮김 / 필름(Feelm) / 2026년 6월
평점 :
예약주문


#협찬 도서


저는 우수한 투자자가 아닙니다. 주식으로 몇 억을 벌어본 적도 없고, 좋은 종목을 발굴하는 안목도 부족합니다. 하지만 좋은 투자자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좋은' 투자자란 무엇일까요? 몇 년 전의 저였다면 아마 '수익률 높은 사람'이라고 답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의 저는 '살아남은 사람'이라고 자신 있게 답합니다.


2026년 상반기 국내시장에서 단연 뜨거운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입니다. 코스피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기업이 말도 안 되는 상승률을 보였으니 당연합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두 종목의 레버리지 상품까지 등장했습니다. 저 또한 솔깃했지만 매수하진 않았습니다. 투자 세계의 생존에 방해되는 '소음'이라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저이기에 『생존 지능』이란 제목의 책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로이드 블랭크파인입니다. 그는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에 두 차례나 이름을 올린 투자자이자 경영인입니다. 그가 일했던 곳은 국제 금융시장을 주도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미국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입니다. 그는 2004년 이곳의 최고경영자(CEO)가 되었는데, 전 세계 경제를 흔들었던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또한 겪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골드만삭스를 세계 최고 수준의 투자은행으로 키웠으니 이 분야 최고의 전문가 중 한 명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력을 증명하듯 2009년에는 <파이낸셜 타임스>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에도 뽑혔습니다.



<이런 벽돌책 환영입니다>
『생존 지능』의 분량은 640쪽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벽돌책에 어울립니다. 그런데 이 책 잘 읽힙니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포함하면 30개의 목차로 나누어져 있는 점도 도움이 되지만, 저자의 담백한 문체와 드라마틱한 일화가 잘 조합되어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습니다. 아마존 베스트셀러 경영학 분야 1위에 올랐다는 홍보 문구가 과장이 아닙니다. 특히 뉴욕 브롱크스 빈민가 출신에서 세계 최강 투자은행의 CEO 자리에 오른 그 과정에서 '생존력'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러한 저자가 위기의 순간 직접 체득한 생존 원칙이 가득합니다.


흔한 자기계발서였다면 자신의 경험이 정답이라는 듯 목소리를 높였겠지만 이 책에서는 그저 보여줄 뿐입니다. 독자 스스로 깨닫게 유도합니다. 그 때문에 분량이 길어졌지만 저는 오히려 이점 때문에 경제책 추천 도서로 더 적합하다 판단합니다. 참고로 제가 가장 인상 깊게 본 목차는 <12장 첫 번째 '세기의 위기'와 22장 어떻게든 살아남아라>입니다. 책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서점에서 이 부분을 먼저 살펴본 후 구매를 결정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걱정이 무기가 될 때>
책에 내용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리처드 블랭크파인은 낙관론자보단 비관론자에 가깝습니다. 그는 모두가 환호할 소식보다 머리 아프고 손이 덜덜 떨리는 소식을 관리할 조직의 필요성을 잘 알았습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재앙을 그려보고 대비하는 것, 그 불편한 상상이 태풍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원천이었습니다.


처음엔 의아했습니다. '걱정이 어떻게 능력이 될 수 있을까?' 그러나 곱씹을수록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저 역시 글을 쓰다 보면 부정적인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울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소음이 있기에 안일하고 뻔한 글 대신 좋은 문장을 쓸 수 있습니다. 걱정은 비관과 다릅니다. 그것은 준비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생존 지능』을 그걸 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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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고 나면 한 가지 사실이 분명해집니다. 로이드 블랭크파인은 우리에게 위기를 피하는 법을 가르쳐 주지 않습니다. 애초에 그런 비법은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그가 보여주는 것은 위기가 반드시 온다는 전제 위에서, 그것을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할 것인가입니다. 폭풍을 막는 법이 아니라 폭풍 속에서도 침몰하지 않는 법을 이야기합니다.


서두의 질문으로 돌아갑니다. 좋은 투자자란 누구일까요. 좋은 리더란, 그리고 좋은 삶이란 무엇일까요. 화려한 수익률을 올린 사람일까요, 아니면 끝내 시장에 남아 있는 사람일까요. 저는 그 답이 더 또렷해졌습니다. 화끈한 한 번의 베팅으로 인생 역전한 사람이 아니라, 파멸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생존 지능이 높은 사람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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