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들린 아이 캐드펠 수사 시리즈 8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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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드펠 수사 시리즈>의 7편 『귀신 들린 아이』의 제목을 보고 처음 든 생각은 '이번엔 공포 요소가 들어갔나?'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등골 서늘한 그런 이야기는 아니다. 새로운 등장인물이 몽유병 혹은 수면장애 증상을 겪는데, 이를 귀신 들렸다고 표현한 정도다. 그렇다고 실망했냐면 전혀 그렇지 않다. 지금이야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이지만 당시로서는 꽤나 무섭게 느껴졌을 그런 일을 생생하게 묘사했고, 이와 함께 일어나는 주요 사건이 잘 교차되어 흥미로움을 유발했다.



『귀신 들린 아이』줄거리(스포 없음)

1140년 9월, 슈류즈베리 수도원에 새로운 견습 수사가 들어온다. 10대 후반의 메리엇은 아직 어리고 미숙한 아이였는데, 종종 악몽을 꾸고 소리를 질러 대서 사람들로부터 '귀신 들린 아이'로 불리게 된다. 이에 캐드펠 수사가 적극적으로 케어한다. 이와 별개로 왕의 명을 받고 프랑스로 향하던 사신이 시체로 발견되고, 메리엇과의 연관성이 부각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해진다.



<지금도 유효한 캐드펠 수사님의 조언>

캐드펠 수사 시리즈의 8편 『귀신 들린 아이』 전작들에 비해 조금 심심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하지만 그 덕에 주인공 '캐드펠 수사'의 인간성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시리즈를 연속해서 읽고 있는 독자라면 이미 캐드펠 수사의 팬이 되었겠지만 이번 편에서 더욱 그의 다정함과 영민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캐드펠은 그들의 얘기에 끼어들까 말까 고심하다가 그만두기로 마음먹었다. 그 아이에게 쌓인 불만을 모조리 토해내게 가만 내버려 두자. 그러면 사실 그게 별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는 점이 더 명확해지겠지. 한밤중에 일어난 몇 차례의 충격적인 소동이 이 순진한 아이들의 마음을 뒤흔든 것은 사실이었다. 다들 미신적인 두려움에 떨고 있는 지금, 만일 그가 끼어들어 말조차 못 하게 입을 막아버리면 이들의 불만은 자꾸 쌓이고 불어나기만 할 터였다. 아예 모든 걸 토해내도록 놔두면 그곳의 공기는 저절로 맑아지리라. 그리하여 캐드펠은 입을 다문 채 가만히 귀만 기울이고 있었다. -88쪽-




흔히 추리소설을 '가볍다', '킬링타임용이다'라고 생각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 작품이 많은 것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모든 작품이 그런 건 아니다. 역사 추리소설 <캐드펠 수사 시리즈>처럼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훌륭한 추리소설도 많다. 인간사에서 '범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단어다. '증오, 질투, 분노'와 같은 어두운 감정도 마찬가지다. 추리소설은 이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다. 『귀신 들린 아이』를 통해 추리소설에 대한 편견을 재고하길 바란다. 


(북하우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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