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료시카의 밤
아쓰카와 다쓰미 지음, 이재원 옮김 / 리드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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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추리소설을 ‘추리’하며 읽는다.


범인은 누구일지, 사건이 어떻게 전개 될지, 저자가 숨겨둔 복선은 무엇일지 등 다양한 각도로 소설을 살핀다. 대부분 추리에 실패하지만 이제는 어느정도 덕력이 쌓여서 20대 때 비하면 조금은 전개를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떻게 나아갈지 1도 예측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때면 이런 생각이 든다. ‘이 작가는 천재다!’



일본 추리소설 『마트료시카의 밤』은 일본을 대표하는 젊은 추리 소설가 아쓰카와 다쓰미의 신작이다. 『투명인간은 밀실에 숨는다』로 2021년 일본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 10 1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2위 등 주요 미스터리 랭킹을 휩쓴 저자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4편의 단편에 자신만의 개성을 듬뿍 담아 이야기를 창조했다.


참고로 아쓰카와 다쓰미 작가는 중학생 때부터 히가시노 게이고 · 미야베 미유키 · 온다 리쿠 · 이사카 코타로 등의 작품을 접하며 미스터리 장르에 푹 빠졌다고 한다. 가장 놀라운 점은 편도 1시간 출퇴근 시간을 이용해 1년에 최소 300권 이상의 책을 읽었다는 부분인데 여러모로 반성하게 된다. 



<직구 · 슬라이더 · 체인지업 · 포크볼 · 너클볼>

『마트료시카의 밤』에는 4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모두 코로나 팬데믹이 창궐한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첫 번째 단편, [위험한 도박 - 사립 탐정 와카쓰키 하루미]는 책에 관련 된 비블리오 미스터리와 하드보일드 탐정물을 결합한 이야기로 물건 찾기로 시작해 생각지도 못한 결말로 마무리 된다.


두 번째 단편, [‘2021년도 입시’라는 제목의 추리소설]는 코로나로 인한 수험생들의 불공평을 막고자 K대학에서 실시한 본격 미스터리 범인 맞추기 시험에 대한 이야기인데 단언컨데 구성은 물론 전개 · 대사 · 반전 등은 그 어디서도 보지 못한 방식이라 확신한다. 여담으로 국내 최고의 미스터리 애호가이자 편집자 윤영천(decaa) 님이 뽑은 올해의 단 편 중 하나인데 100% 공감한다.


세 번째 단편, 표제작 [마트료시카의 밤]은 액자식 구성으로 전개되는 단편으로 다중 해결, 클리셰 비틀기 등 저자의 기교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네 번째 단편, [6명의 격앙된 마스크맨]은 코로나로 한동안 성사되지 못했던 학프연(전일본 학생 프로레슬링 연합) 총회에서 발생한 뜻밖의 사건을 다룬다. 저자의 또 다른 소설 [6명의 열광하는 일본인들]도 연상되기에 전작을 읽을 분이라면 꼭 한 번 펼쳐보길 바란다.


4편의 이야기는 모두 특색이 강하다. ‘한 사람이 이렇게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창조할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더욱 놀라운 점은 작품에 사용 된 기술이다. 본격 미스터리가 투수(저자)와 타자(독자)의 대결이라고 했을 때 아쓰카와 다쓰미는 역대급 투구 실력을 이번 소설에서 선보인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요네자와 호노부’다. 원래는 히가시노 게이고를 좋아했는데 2022년 읽은 『흑뢰성』을 기점으로 순위가 바뀌었다. 그런데 순위권 밖에 있던 아쓰카와 다쓰미 작가가 『마트료시카의 밤』을 통해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아직 번역 된 작품이 적고 젊은 작가이기에 5위 이내로 들어오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 기세라면 들어오는 건 시간 문제다.


여러모로 배울 점이 많은 작가다. 추리소설 작가 지망생에게 이보다 좋은 교재는 없다. 추후 공모전 준비를 하며 몇 번이고 더 읽을 예정이다. 만약 나처럼 추리소설 작가를 지망하는 분이 있다면 무조건 펼쳐보길 바란다. 물론 추리/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에게도 강력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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