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스터리를 쓰는 방법
미국추리작가협회 지음, 로렌스 트리트 엮음, 정찬형.오연희 옮김 / 모비딕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미스터리/추리소설(이하, 큰 범주에서 보면 미스터리 소설이란 표현이 맞지만 익숙한 추리소설로 표기)에 관심있는 독자라면 책 홍보문구에 ‘에드거 상 수상’ 혹은 ‘후보’라는 단어를 많이 보았을 것이다. ‘에드거 상’은 ‘대거상’ ‘일본추리작가협회상’과 함께 전세계 대표적인 추리소설 문학상이다. 그중 에드거상은 1954년부터 시작되어 매년 4월 시상하며, ‘미국 추리작가 협회상’이라고도 불린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미국추리작가 협회에서 선정하며 ‘에드거 앨런 포’의 흉상을 수여한다. 역대 수상자로 애거서 크리스티(1955), 엘러리 퀸(1961), 존 딕슨카(1963), 조르주 심농(1966), 앨프리드 히치콕(1973), 스티븐 킹(2007) 등이 있다.
<작가는 왜, 어떻게,언제 쓰는가?>
쓰고, 쓰고, 또 쓴다. 작가의 머릿속에 아무리 놀라운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그걸 사려고 돈을 낼 사람은 없다. 시간이 있어서 책을 쓴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확신한다. (윌로 데이비스 로버츠) 281P
[미스터리를 쓰는 방법](1976)은 미국추리작가협회(이하 MWA: Mystery Writers of America)에서 발간한 책이다. 창립(1954년) 멤버였던 로렌스 트리트는 MWA소속 작가들을 인터뷰하여 미스터리 쓰는 법에 관한 다양한 답변을 들었고 이를 편저하였다. 아쉽게도 국내에는 번역 된 책이 없어 읽어 볼 수 없지만, 대단한 작가임에는 틀림없다.
책은 크게 3부로 나눠져있고, 28장에 걸쳐 21명의 이야기를 담았다.(책 전체에 언급된 작가가 아닌 각 장 별, 중복 된 필자를 제외하고 카운팅했다) 안타까운 점은 출간 된지 45년이 넘은 책이라 소개 된 저자의 작품 대부분이 번역되지 않았다. 그나마 추리소설에 관심 있다면 알만한 렉스 스타우트, 스탠리 엘린, 헬렌 매클로이, 에드워드 D. 호크의 책은 번역 되었으니 한번쯤 읽어 보는 걸 추천한다.
독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부분은 ‘왜 나는 글을 쓰는가?’이다. 현실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 쓴 다는 작가도, 글쓰기가 자신의 삶이고, 숙명이라서 쓴 작가, 작가이기 때문에 쓴다고 말하는 작가도 있다. 어떤 책을 읽을 때 단편적인 감상이 아닌 ‘왜 작가가 이런 작품을 썼을까'에 대한 심연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 흥미롭게 읽힌다.
또한 역사와 시대상을 알수 있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을때 그 사람의 다양한 점을 알고 싶은 것 처럼, 추리소설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작가들이 들려주는 생생한 목소리가 반갑게 느껴진다. 어떻게 추리소설이 발전했고, 어떠한 시대를 거쳐 변화되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왜 이렇게 나눴지?>
책이 3부로 나뉘어 있다고 했는데, 기준이 모호한 점은 아쉽다. 굳이 따지자면 1부는 소설쓰기의 기본요소, 2부가 글쓰기 및 추리소설의 큰 틀, 3부가 글쓰기 세부항목인데 좋게말하면 어느 부분부터 읽어도 이질감이 없다. 이는 독자의 기호에 따라 판단이 갈릴 것 같다.
또한 책에서 언급한 작품을 공부 하려면 원서(그나마 영어)를 봐야하고 작가들이 말하는 법률이나 문화상식 차이도 큰데, 번역본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할 부분이다.
그래도 내용은 아주 알차다. 추리소설 쓰기에 고민인 사람이라면 어느 부분을 펼쳐도 도움 될 조언이 수두룩하다. 플롯, 서스펜스, 대화, 문체, 퇴고 등 추리소설을 쓰며 막히는 부분이 있다면 해당 장을 펼쳐보는 걸 권한다.
<최고급 뷔페라도 모든 음식을 먹을 순 없다>
책의 서두인 ‘시작하며’ 부분을 쓴 로렌스 트리트와 ‘역자후기’를 쓴 정찬영이 공통적으로 말한 것은 ‘책을 읽으면 여기저기에서 작가들의 상충되는 방법과 접근법을 주장한다’이다. 당연하다고 할까 완벽한 작가, 책을 쉽게 쓰는 방법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100명의 작가가 있으면 100명의 방법이 존재할 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내게 어울리는, 도움이 될 법한 조언을 실천 해보는 것이다. 그리고 나에게 맞다면 체화한다. 반대의 경우, 하지 않으면 된다. 익숙해지면 또 책을 펼쳐 반복한다. 왕도는 없다. 갈림길만이 존재할 뿐이다.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