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눈의 물고기
사토 다카코 지음, 김신혜 옮김 / 뜨인돌 / 2004년 12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들은 것도.. 물론 알라딘에 나온 서평이 하나같이 좋아서다.
물론 일본 작가의 책답게 하루에 다 읽어 버렸다.

읽기 쉬운 문체..
공감하기 쉬운 감수성..
그렇지만 다 읽고 나면 허무해지는...
전형적인 일본 성장소설이다.

뽀족하고 강한 아이.. 혼자 있는 모습이 외롭지 않은 무카이란 계집아이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어도.. 절대로 자신의 공간을 포기 하지 않는 가지마란 사내아이가 겪어내는 열 여섯살의 '순수'한 사랑이야기다.

집에서 정을 붙이지 못하고(그녀에게 도오루 짱이 없다고 해도 그럴 수 있을지 궁금하다. 가족에게 사랑받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는 그리고 그것에 상처받지 않는 열여섯살 소녀가 책이 아닌 현실에 있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이야기다) 그녀의 삼촌 일러스트레이터 토오루에게 의지한 채 살아가는, 그리고 그림에 대해서 엄청난 정열을 품고 있는 무카이는..

어렸을 때 부모의 이혼으로 단 한번 밖에 본 적이 없는 아버지 텟세이의 볼품없는 그림에 끌려 무작정 낙서만 해대며 아버지와 닮아 있는 구석을 외면한 채 살아가는 가지마의 그림을 보고 반한다.

그림을 그릴 수 없으되 볼 줄 아는 여자아이와..
그림을 그리되 볼 수 없는 남자아이는..
서로의 상처를 보담듬어 주며.. 열여섯살의..
그 불같은 순수를 넘어 조금씩 성장하게 된다.

그러나..
수채화처럼 맑고 투명한 사토 다카오의 문장도.. 지루해지고.. 여기까지..
대체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열여섯에 대한 묘사도.. 여기까지...

"진지해 지기 두려웠다. 진지하게 하면 결과가 나온다. 자신의 한계를 보게된다. 진짜로 승패를 겨루지 않으면 잃을 것도 없다. 져서 초라해지는 것도 없다. 모든 걸 애매모호하게 해두면 그 누가 무슨 말을 해도 히죽히죽 웃고 있을 수 있다. "
" 무라타 미노리에서 고바타 도오루라는 뺄셈은 불가능하다. 뭐랄까, 이미 나의 일부분인걸. 도오루짱만 빼버리면 내가 산산조각 나 버린다. 어릴 적부터 도오루짱을 양분 삼아 자라 왔는걸"

글쎄
이런 열여섯이 있을까?

세상을 다 가지는 나이에..
자신은 절.대 패자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십대에..
왜 서른 살 즘에야 느끼게 되는 저런 허무함을 알게 되는 걸까?

그런 열여섯이 '순수' 할 수 있을까?

맑은 글을 쓰는 사토 다가코란 작가에 묻고 싶다.
당신은 그런 10대를 거쳤나요???
아니면 당신은 이런 10대를 꿈꾸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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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트릭 유니버스 공학과의 새로운 만남 18
데이비드 보더니스 지음, 김명남 옮김 / 생각의나무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 리뷰를 쓰기 전에 알라딘 사람들은 이 책을 어떻게 읽었는지 궁금해서.. 한번 리뷰를 쓱 읽었다. 극단적인 평가가 엇갈린 책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좀 씁쓸했다.

이 책은 참 오래 기다렸던 책이다.
E=mc2의 저자 데이비드 보더니스의 책이라니..

아무도 설명하지 못하는
그러나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에너지는 질량과 속도의 제곱의 곱이라는 우주 삼라만상의 해답을 알려준 사람이 아닌가??
더군다나 책을 덮고 나면 무엇을 읽었는지 머리만 띵한 과학서적이 아니라, 대충 이.해.될 수 있게 만들어준데다가 읽는 내내 엄청난 재미를 안겨 준 작가의 책이니 기대하는 것이 당연했다.

데이비드 보더니스란 사람은 대단한 사람임에 틀림없다.(아마 번역하신 분의 노고도 치하하고 싶다) 읽는 내내 각주(이 책은 각주조차 없다. 그만큼 어려운 단어 사용을 자제한듯 싶다) 를 찾아보고 싶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모르는 단어 때문에 네이버 검색창을 두들기지 않아도 이 책을 읽기 어렵지 않다.

거기다가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을 파괴하는 인물 소개도 그렇다. 전보의 발명자였던 모르스나, 99%의 노력으로 모든 것을 이뤄낸(?) 에디슨에 대한 일화 등이 그렀다. 읽는 내내 작가가 전기를 우리에게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 200여년의 전기 역사에서 큰 자취를 남겼던 인물들을 찾아서 복원하는(물론 작가적 상상력도 한자리를 차지했다) 그 노력에 찬사를 보낼 만 하다.

그래서 이 책은 재밌다.
'전기'라는 영화를.. 이른바 '구라빨' 이 센 사람에게 줄거리를 들은 느낌이다.
그건만으로도 충분히 이 책의 가치를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내가 얻은 것은 이것 뿐이었을까?
이 책은 재밌음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유익하기도 했다.

물론 이 책을 읽기 전에도..
전화기는 인간의 소리를 전기 신호를 바꾸어 전달하는 매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소리를 전기 신호로 바꾸는지.. 알 수 없었다. 또 유비쿼터스가 가능하게 된.. 무선 시대를 충분히 즐기고 있었지만, 컴퓨터 안에 장치된 작은 무선 랜이 어떻게 그 커다란 정보를 받아 내는지도 궁금했다. 이 책은 이런 생활 속 우리가 익히 쓰고 있는 장치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개념을 알려준다.

가끔..아니.. 아마 이 책의 기억이 가물가물 할 때 쯤이면 또..
난 전기가 발전소에서 생.산.되어 전선을 타고 우리 집까지 오는.. '힘'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난  나에게 전기는..
세상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이고.. 우리가 텅 비어 있다고 여기는 공간에도 존재하며 또한.. 내 안도 존재하는.. 그런 운동성을 지닌 힘이다. 

읽는 이에 따라서 천차만별..
스펙트럼을 가져다 주는 책..
일렉트릭 유니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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둠즈데이 북
코니 윌리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0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수다쟁이 아줌마의 두껍고 무겁고 자자른 책이다.
(개는 말할 것도 없이와 마찬가지로..이책의 부피도 장난이 아니다. 지하철에서 읽기에 부담스러운 무게와 작은 글씨로 읽는데 오랜 시간이 들었음을 밝힌다. 이 책을 다 읽어 냈다고 스스로 자부심을 느낄 만큼 이 책은 내용면에 상관없이 물리적인 이유로도 읽기 힘든 책이다)
 
이 책은 정신없고 어지럽다.
 
다른 이들의 말처럼 긴.장.감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 볼 수 없으며.. 대체 어떻게 될 것인가? 에 대한 호기심 따위는 기대할 수가 없다. 이 수다쟁이 아줌마가 만들어낸 인물들이 자기 역할과 캐릭터에 맞게 떠들어 대는 무수한 이야기들이 호기심과 긴장감을 대신하고 있다.
 
근데 그렇게 이야기 하기엔 이 책은 미스테리를 잔뜩 안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왜 현재의 옥스퍼드에서 열병이 일어났으며 열병의 지원지인 바드리는 무엇이 잘못되었다고 이야기 하는 것인지.. 키브린은 대체 어느 시대에 떨어진 것이며 전염병의 정체와 원인은 무엇인지에 대한 것 들이다 (제일 궁금한 것은 학과장 베싱엄 교슈의 행방이다. 끝까지 안나온다. -_-+)  더욱이 황당한 것이 이 책의 캐릭터 대부분이 죽는다. 중세의 페스트와 현재의 인플루엔자 때문에 말이다. 전쟁 소설도 아닌데 이렇게 많은 등장인물을 죽이는 책은 처음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말한다고 해도 이 책이 그리 못쓸 책만은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막막하고 안타깝고 가슴 아팠던 것은 키브린이라는 캐릭터다. 그녀는 중세에 대한 열망을 행동할 수 있을 정도로 열정적이고 순수하고 지적인 캐릭터다. 그녀가 어떤 실수에 의해서 1348년 페스트가 창궐하는 옥스퍼드로 시간여행을 떠났고 그녀가 만났던 인물들을 하나하나 떠나 보낸다.
 
그녀는 페스트의 원인과 결과 모두를 알고 있지만 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 닥쳐오는 불행 앞에서 모든 사람을 보내줘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들에게 희망인된다.
 
"최후의 날에 저는 주님께서 우리를 완전히 저버리신 것은 아닌지 두려웠습니다. 하지만 주님의 크신 은혜가 있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 가운데 성녀를 내려주셨습니다"
 
"하지만 성녀님은 저를 구원해주셨지요, 두려움으로부터 불신으로 부터 저를 구하셨습니다"
 
로슈 신부의 유언과 같은 대사다. 우리를 혼란케하는 패닉상태에 빠지게 하는 일은 단순히 전염병 뿐이 아니다. 그렇지만 어떤 상태에서든지 우리를 두려움으로부터 불신으로부터 구원하는 것은 다름 아닌 '우리 자신'임을   작가는  1348년 페스트가 창궐하는 옥스퍼드로 키브린을 보내 우리에게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이제와 보니 교슈님이 줄곧 저와 함께 계셨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흑사병도, 7백년이라는 세월도, 죽음도, 아으로 벌어질 그 어떤 일도 생명체도, 교수님의 관심과 애정으로부터 저를 떼어 놓지 못해요"     ( 둠즈데이 북 사본 중 )
 
결국 사람은, 사람들의 애정은  꽃보다 아름답고 전염병 보다 강인하며.. 시간보다 위대한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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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의 전설
미하엘 엔데 지음, 비네테 슈뢰더 그림, 김경연 옮김 / 보림 / 2005년 3월
평점 :
절판


 

모모, 네버엔딩스토리의 작기인 미하엘 엔데의 소설이다.
그의 이야기를 파스텔톤의 삽화로 받쳐줘서..
뭐랄까?
소설이 스며든다고 표현하면 맞을까?
읽고 정리되서 단상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마음 속에 삽화의 이미지로 촉촉하게 스며드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책이다.

보름달의 전설은 두 남자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한 남자는 하얀 색의 이미지다.
고귀하고 정결한 이미지다.
그는 성직자였고 사랑하던 여자가 자신의 가난과 고행을 이겨내지 못하고 떠나자, 세속적인 것은 모든 것이 무상하다는 것을 깨닫고 수행을 떠난다. 수행의 끝은 숲속의 한 동굴. 그는 거기서 세속적인 모든 것을 버리고 세상을 돌아가게 하는 힘과 구원에 대해서 탐구하기 시작한다 . 그런 그가 다른 남자를 만난다.

나머지 남자는 붉은 색의 이미지다.
세속적이고 솔직함을 지닌 색.
그는 사랑하는 여자를 욕보인 귀족을 살해해 도망자의 신분으로 떠돌았으며 산적이 되었다가   그 곳에서도 적응하지 못하고 세상의 끝과 같은 동굴에 도착하게 된다.

하얀 성직자는 붉은 도적을 아들로 삼았으며..
붉은 색의 도적은 하얀 성직자를 스승으로 섬겼다.
그들은 너무나 달랐지만, 성직자는 인내심을 가지고 성직자의 죄를 회개하도록 가르쳤으며.. 도적은 성직자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존경하고 진심으로 따랐다.
성직자는 도적에게 보름달이 뜨는 날은 자신을 찾아오지 말것을 당부하는데 이유를 묻는 도적에게 성직자는 그날은 가브리엘 대천사가 자신을 찾아오는 날이고, 아직 회개하지 못한 도적은 그를 영접할 수 없다고 말한다. 도적은 스승의 말에 따라 보름에는 스승의 동굴을 찾지 않았다. 스승의 곁에서 늘 평화롭고 안식을 찾던 동물들의 이상한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면 말이다. 스승이 변해간다는 것을 깨달은 도적은 보름달이 뜨는 날, 동굴에 숨어 들었고.. 가브리엘 대천사를 화살로 쏜다.
화를 내며 도적을 꾸짓는 스승은 자신이 가브리엘 대천사로 믿었던 것이 오소리 였음을 깨닫는다. 평생 수행으로 덕을 닦으신 스승에게 보이는 가브리엘 대천사가 자신의 눈에도 똑같이 보였다. 그건 분명 잘못된 것이다.. 시위를 당긴 연유에 도적은 이렇게 대답한다.

'본래 무일물'이라는 부처님 말씀이 있다.
원래 아무것도 없다는 이 말은 인간의 집착을 경계하는 말씀이라고 한다. 스승은 자신의 수행과 덕에 집착했기 때문에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잠시동안 집착에 대해서 생각해봤다.
집착은 무언가의 결여되었기 때문에.. 부족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집착은 거기서 비롯되지 않는다.
내가 이것을 가져도 된다는 자신감. 마땅히 그것을 받아야 한다는 오만함이.. 집착을 가져오는 것 같다.

마치 스승이 자신의 수행과 덕에 오만함을 보였기에 오소리의 술수에 너무나 쉽게 넘어간 것 처럼.. 말이다.

내가 집착 하는 건 무엇인가?
그리고 나는 어떤 오만함에서.. 집착하게 되는 것인가??

한동안 생각할 것이 많게 만드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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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1 메피스토(Mephisto) 13
더글러스 애덤스 지음, 김선형 외 옮김 / 책세상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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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사람들이 보면 화를 낼 듯한 소설이다.

"그래서 이게 뭐야?"

다른 SF소설처럼 심오한 철학을 담지 않았다.

철학보다는 순간순간 비아냥거리고 꼬아대고 비틀어대는  유머로 가득 채운 책이다.

만약 영국식의 시니컬한 유머에 익숙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절대로 공.감.할 수 없는 책이지만

그냥 비아냥거리고 꼬아대고 비틀어대는.. 심각할 것 하나 없는 유머를 즐길 수 있다면

읽는 순간 내내 피식피식 거리거나 낄낄 거릴 수 있는 책이다.

'남의 폐병이 내 고뿔만 못하다'는 우리 속담을 가장 잘 구현한 소설이 아닐까 한다.

각자 굉장히 심각하게, 걱정하고 고민하지만, 아무도 다른 사람의 고민과 걱정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서로 자기 생각에 빠져서 허우적 거리면 계속해서 독자를 웃겨주는

코믹 SF의 절정판이 아닐 수 없다.

 

심각한 고민과 우울증에 빠져 있는 분이라면

제 생각에 빠져서 허우적 거리는 등장인물을 통해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갖는건 어떨지..

(별 하나를 뺀건.. 왠지 비과학적인 Si-Fi에다가 극 초반 몰입이 어렵다는 것. 그리고 캐릭터의 이름이나 행성에 이름도 분.명.히 패러디 한 것 같은데 설명이 미비했다는 점 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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