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의 집 - 한 아티스트의 변두리 생활
노석미 지음 / 마음산책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변두리 인생에 대해 생각해보게 해준 책이다. 저자가 말하는 변두리란,

번잡한 도시를 벗어나 자연이 좀 더 많이 있는 조용하고 한가한 곳, 내가 가진 능력으로
힘에 부치지 않게 살아갈 수 있다고 판단되는 곳

내가 말하는 변두리라는 말에 어떤 삶에 대한 부정적 의미가 포함되어 있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이상 -5p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그 변두리가 아니다.

잠시였지만 진지하게 생각했던 탈 서울하여 동해쪽 어느 곳에 가서 살면 어떨까
그것이나 변두리 생활이나 별반다르지 않겠지만 앞서 생각해봤던 건 지우고 서울 근처의 어떤
변두리 생활에 대한 생각을 곰곰히 한다.

부글거리는 마음과 속을 삭히며 하루 종일 마우스를 딸깍거리며 버는 돈 보다는 못 벌겠지만
최소한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아도 되는 생활이 나은게 아닌가? 무엇을 하며 생계를 꾸리든 인생의
의미가 뒤바뀌진 않는다. 그 의미를 어디에서 찾으려고 하는지 아직도 모르고 있지만 지금처럼 사는
건 아니라는 결론을 스스로 쓰고 지우고 반복한다.

좌충우돌, 도시 젊은이가 도시를 벗어나 겪는 일상들이 우습기도 하고 안됐기도 하고 당돌하기도 하다.
그 나이였기에 가능한 일들이었을까. 땅을 사고 그 위에다 집까지 지었다는 마지막 장은 이건 대반전?

"매순간을 읽고 소유하고 싶었다"는 저자의 말처럼 살고자 한다면 탈 서울은 기본 조건인걸까?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일거리에서 받는 스트레스에 마음 성할날이 얼마나 있나 싶다. 자살 일보
직전의 마음을 질질 끌고 돌아오는 하루의 마감 앞에서 무엇을 읽고 무엇을 내것으로 할 수 있을까.
이런 것도 배부른 소리! 라 손가락질하면 할 수 없고...

현실이 아무리 초라하고 비루할지라도 스스로의 삶에 집중하지 않는다면
헛된 인생을 사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140p

바꾸어 말한다면 비루하고 곤궁한 현실이라도 스스로의 삶에 집중한다면 참된 인생을 사는 것인데,
내 삶에 집중한다는 것을 나는 어떻게 인식해야 하고 '참'된 인생이란 건 또 어디까지인가.
지금이 '헛'인생인건 알겠지만 참의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을 아직 구비하지 못했다. 이 나이에도 말이지.

출판사에서 내건 카피가 완전 부적절한 건 아니라고 해두자. 그렇다고 딱 그렇다고도 말하긴 어렵다.
뭐가 됐든 당돌한 사람들은 스스로가 지침이 될 뿐이다.

2-30대엔 방을 전전하며 돌아다니는 게 당연할지 모르겠지만 40대엔 방 대신 '집'을 누려야하겠지만
그것 또한 쉽지 않은 대한민국 특히 서울살이다. 방이든 집이든 기본기만 충실하다면 한 개인이 거주하기엔
따질 필요는 없다.

출판사 블로그에서 미리 보고 어떤 지푸라기 같은 위안이 있을까 설레며 구입하고 읽었다.
위안 보다는 설명을 해줬다랄까, 그렇다. 그게 아니라 설명 받았다. 같은 말이긴 하지만.
그리고 낙서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담배연기처럼 책을 보는 내내 피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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