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관이 머리보다 더 오래 살아남았어요.
손은 장갑에게 굴복하고 말았어요.
오른쪽 구두는 발과 싸워 승리했어요.
-박물관 중 - P6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돈황본 육조단경 - 성철스님의
성철 지음 / 장경각 / 201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좋은 말씀이다. 책을 산 것은 2008년인가…

 

당시 가장 좋은 본이라고 해서 샀던 같다. 거의 끝까지 읽었으나 완전히 읽지는 못하고 여기저기 체크를 해둔 채로 그만 읽었더랬다. 호방유랑단이라는 독서모임을 하며 독서모임에서 함께 읽자고 제안했다. 예전에 페이스북에 사진으로 찍어두었던 장의 말씀 ' 법을 깨친 이는  무념이라、기억도 없고 집착도 없으며 망념도 없어서 광망을 일으키지 않고 자기의 진여의 성품을 써서 지혜로써 관조하여 모든 법을 취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나니、이것이 곧 성품을 보아 부처님 도를 이루는 것이니라' 보아서다. 사진을 찍어 올린 날은 '광망' 일으킨 날이었던가.

 

 

밑줄 긋기를 가장 많이 책일 수도 있을 같다. 하나 같이 옳은 말씀이기에. 사람의 성품은 본래 청정한데 망념이 있어 진여를 덮고 있으나 망념이 없어지면 본래 성품은 깨끗하다는 말씀부터 모든 경계 위에 물들지 않아, 경계 위에 마음이 나지 않는다는 무념까지 모두 좋은 말씀이나 나는 여전히 경계 위에 마음이 나기 십상이다. 하지만 책을 보고 나서 '그래, 그것은 망념이지' 라고 하며 '망념아 사라져라' 하고 있기는 하다.

 

언젠가 감도 없고 머물음도 없고 옴도 없이 가지도 오지도 물들지도 않을 있을까. 경계에 부딪혀도 어지러워지지 않으며 일체를 공경하며 미혹한 집착을 멀리 여의고 나의 성품에 귀의하여 모든 사람과 사람 아닌 것과 악함과 착함과 악한 법과 착한 법을 보되、모두  버리지도 않고 그에 물들지도 아니하여 마치 허공과 같으므로 크다고 하는 마하에 달할 있을까. 경계를 떠나 물이 끊이지 않고 항상 흐르는 바라밀 말이다.

 

좋은 시와도 비슷한, 세상을 벗겨내고 바라보게 되는 것들을 이야기한다. 육조단경에서는 수행하여 깨치는 것이 아니라 단박에 깨친다는데, 그날이 언제려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든 것이 영원할것처럼 오렌지빛 햇빛 안에 머물러 있었다.  - P13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게도 유년기라는 것이 있다면, 아마 그 집에 버려져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 집 자체가 나의 유년기일지도. 사실은 잘 모르겠다. 스무 살 이전의 기억은 실수로 쏟아버린 사진들을 그러모아둔 것처럼 난잡하고무의미하다.  - P12

사람은 사실 바람의 방향대로 살아. - P31

누군가 나를싫어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세상 한쪽이 어두워지는 듯한 느낌이 들지."
"외로워지는군."
"그래." - P64

우리는 일부러 시간을 들여 웃었다. 각자 가진 비밀의 모서리를 맞춰 서랍에 집어넣는 것처럼 꼼꼼히,
단어마다 라벨을 붙여가며 웃었다. 시간이 제대로 된 속도로 흐르는 느낌이 들었다.  - P110

그곳은 우리가 그곳에 가야 하는 상황에 처했을 때 우리를 받아주는 곳이었다.  - P114

"다음에서 다음으로 나아가면서 나는 이전의 세계를 꼭 닫고 나와야 했어. 들키고 싶지 않았거든. 반복하다 보니 남아 있는 친구는 하나도 없었어." - P123

이름앞에 아무것도 붙지 않는 것은 아마 조뿐인 듯했다. 졸업 앨범 속 조의 낯선 표정을 한참 바라보다가, 나는 이따금 그가 지어 보이는 빌려 온 듯 어색한 웃음의 출처를 문득 깨달았다. - P125

"나는 내 유년기로부터 너무 빨리 도망쳤어. 사람 모양 구멍을 남기고 탈출하는 것처럼." - P12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람의 마음이 생각을 하지 않으면 본래의 근원이 비고 고요하여 삿된 견해를 떠난다。이것이 곧 일대사인연이니라。안팎이 미혹하지 않으면 곧 양변을 떠난다。밖으로 미혹하면 모양에 집착하고 안으로 미혹하면 공(空)에 집착한다.
모양에서 모양을 떠나고 공에서 공을
떠나는 것이 곧 미혹하지 않는 것이다。그러므로 이 법을 깨달아 한생각에 마음이 열리면 세상에 나타나는 것이니라. - P231

마음에 무엇을 여는가?
부처님의 지견을 여는 것이다。부처님은 깨달음이니라。네 문으로 나뉘나니、깨달음의 지견을 여는 것과 깨달음의 지견을 보이는 것과 깨달음의 지견을 깨침과 깨달음의 지견에 들어가는 것이니라。열고[開〕보이고[示] 깨닫고[悟] 들어감[入]은 한 곳으로부터 들어가는 것이다.
곧 깨달음의 지견으로 자기의 본래 성품을 보는 것이 곧 세상에 나오는 것이니라. - P232

대사께서 말씀하셨다。「법달아、마음으로 행하면 〈법화경〉을 굴리고 마음으로 행하지 않으면 〈법화경〉에 굴리게 되나니、마음이 바르면 〈법화경〉을 굴리고 마음이 삿되면 〈법화경〉에 굴리게 되느니라。부처님의 지견을 열면〈법화경〉을 굴리고 중생의 지견을 열면 〈법화경〉에 굴리게 되느니라。」 - P234

혜능대사가 말씀하셨다。「너는 자신의 마음으로 보고 바깥 법의 모양에 집착하지 말라 원래
사승법이란 없느니라。사람의 마음이 스스로 네 가지로 나누어 법에 사승이 있을 뿐이다。보고 듣고 읽고 욈은 소승이요、법을 깨쳐 뜻을 앎은 중승이며、법을 의지하여 수행함은 대승이요 일만 가지 법을 다 통달하고 일만 가지 행을 갖추어 일체를 떠남이 없으되 오직 법의 모양을 떠나고 짓되、얻는 바가 없는 것이 최상승이니라。승(乘)은 행한다는 뜻이요 임으로 다투는 것에 있지 않다。너는 모름지기 스스로 닦고
나에게 묻지 말라. - P238

바깥 경계인 무정(無情)에 다섯 대법이 있으니、하늘과 땅이 상대요
해와 달이 상대이며 어둠과 밝음이 상대이며 음과 양이 상대이며 물과 불이 상대이니라. - P249

논란하는 말[語]과 직언하는 말(言)의 대법과 법과 형상의 대법에 열두 가지가 있다。유위와 무위·유색과 무색이 상대이며,유상과 무상이 상대이며、유루와 무루가 상대이며、현상[色]과 공이 상대이며, 움직임과 고요함이 상대이며、맑음과 흐림이 상대이며,범(凡)과 성(聖)이 상대이며, 승(僧)과 속(俗)이 상대이며、늙음과 젊음이 상대이며, 큼과 작음이 상대이며,
김[長]과 짧음(短)이 상대이며, 높음과 낮음이 상대이니라。자성이 일으켜 작용하는 대법에 열 아홉 가지가 있다。삿됨과 바름이 상대요 어리석음과 지혜가 상대이며 미련함과 슬기로움이 상대요、어지러움과 선정이 상대이며, 계율과 잘못됨이 상대이며 곧음과 굽음이 상대이며 실(實)과 허(虛)가 상대이며
번뇌와 보리가 상대이며, 사랑과 해침이 상대이며, 기쁨과 성냄이 상대이며, 버림과 아낌이 상대이며, 나아감과 물러남이 상대이며 남[生)과 없어짐[滅)이 상대이며、항상함과 덧없음이 상대이며、법신과 색신이 상대이며、화신과 보신이 상대이며、본체와 작용이 상대이며、성품과 모양이 상대이니라。 - P250

○즉리양변(即離兩邊 양변을 떠남) 양변을 떠남은 중도(中道)를 말한것이니、불교의 근본 원리이다。석존은 초전법륜(初轉法輪)에서 녹야원다섯 비구들에게「여래는 양변을 떠난 중도를 정등각(正等覺)하였다」고 유명한「중도선언」을 하였다。용수(龍樹)도 그의〈대지도론(大智度論)四十三〉에서 양변을 떠난 중도는 반야바라밀이라고 상세히 말하였으니, 육조가 항상 고창(高唱)한 반야는 곧 중도를 말한다. - P254

「어린 신회는 도리어 좋고 나쁜 것에 대하여 평등함을 얻어 헐뜯고칭찬함에 움직이지 않으나, 나머지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구나. - P258

자성의 본체는 남도 없고 없어짐도 없으며 감도 없고 옴도 없느니라。 - P259

모든 것에 진실이 없나니 진실을 보려고 하지 말라.
만약 진실을 본다 해도 그 보는 것은 다 진실이 아니다.
만약 능히 자기에게 진실이 있다면 거짓을 떠나는 것이 곧 마음의 진실이다.
자기의 마음이 거짓을 여의지 않아 진실이 없거니、어느 곳에 진실이 있겠는가?
유정은 곧 움직일 줄을 알고 무정은 움직이지 않나니 만약 움직이지 않는 행을 닦는다면 무정의 움직이지 않음과 같다.
만약 참으로 움직이지 않음을 본다면 움직임 위에 움직이지 않음이 있나니 움직이지 않음이 움직이지 않음이면 뜻도 없고 부처의 씨앗도 없도다.
능히 모양을 잘 분별하되 첫째 뜻은 움직이지 않는다.
만약 깨쳐서 이 견해를 지으면 이것이 곧 진여의 씀이니라.
모든 도를 배우는 이에게 말하노니 모름지기 힘써 뜻을 써서 대승의 문에서 도리어 생사의 지혜에 집착하지 말라. - P260

『너희들은 들으라。뒷 세상의 미혹한 사람이 중생을 알면 곧 능히 부처를 볼 것이다。만약 중생을 알지 못하면 만겁토록 부 처를 찾아도 보지 못하리라. - P276

만약 뒷 세상 사람들이 부처를 찾고자 할진대는 오직 자기 마음의 중생을 알라。 그러면 곧 능히 부처를 알게 되는 것이니、곧 중생이 있음을 인연하기 때문이며、중생을 떠나서는 부처의 마음이 없느니라。
미혹하면 부처가 중생이요 깨치면 중생이 부처이며 우치하면 부처가 중생이요 지혜로우면 중생이 부처이니라。 - P277

마음이 험악하면 부처가 중생이요 마음이 평등하면 중생이 부처이니 한평생 마음이 험악하면 부처가 중생 속에 있도다。만약 한생각 깨쳐 평등하면 곧 중생이 스스로 부처이니 내 마음에 스스로 부처가 있음이라 자기 부처가 참 부처이니 만약 자기에게 부처의 마음이 없다면어느 곳을 향하여 부처를 구하리오. - P278

진여의 깨끗한 성품이 참 부처요 삿된 견해의 삼독이 곧 참 마군(魔軍)이니라。삿된 생각 가진 사람은 마군이 집에 있고,
바른 생각 가진 사람은 부처가 곧 찾아오는도다.
성품 가운데서 삿된 생각인 삼독이 나나니,
곧 마왕이 와서 집에 살고 바른 생각이 삼독의 마음을 스스로 없애면 마군이 변하여 부처되나니, 참되어 거짓이 없도다.
화신과 보신과 정신(淨身)이여,
세 몸이 원래 한 몸이니 만약 자신(自身)에게서 스스로 보는 것을 찾는다면 곧 부처님의 깨달음을 성취하는 씨앗이니라。본래 화신으로부터 깨끗한 성품 나는지라,
- P280

깨끗한 성품은 항상 화신 속에 있고 성품이 화신으로 하여금 바른 길을 행하게 하면 장차 원만하여 참됨이 다함 없도다.
음욕의 성품은 본래 몸의 깨끗한 씨앗이니、음욕을 없애고는 깨끗한 성품의 몸이 없다.
다만 성품 가운데 있는 다섯 가지 욕심을 스스로 여의면 찰나에 성품을 보나니, 그것이 곧 참(眞)이로다。 - P282

내가 살아 있던 날과 한가지로 일시에 단정히 앉아서 움직임도 없고 고요함도 없으며、남도 없고 없어짐도 없으며, 감도 없고 옴도 없으며,
옳음도 없고 그름도 없으며、머무름도 없고 감도 없어서 탄연히 적정하면 이것이 큰 도이니라.
- P285

그러나 선은 부처님의 마음이요 교는 부처님의 말씀이다。교는 말이 있는 곳으로부터 말 없는 곳에 이르는 것이요. 선은 말 없는 곳으로부의 말 없는 곳에 이르는 것이다。말 없는 곳으로부터 말 없는 곳에 이르면 그것을 누구도 무엇이라고 이름할 수 없어 억지로 이름하여 마음이라고 한다。  - P294

내가 말하는 교외별전이란 배워서 알며 생각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모름지기 마음 길이 다하여 끊긴 뒤에야 비로소 알 수 있는 것이며, 스스로 알아 고개를 끄덕인 다음에야 비로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 P30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