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ce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거울 나라의 앨리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5
루이스 캐럴 원작, 마틴 가드너 주석, 존 테니엘 그림, 최인자 옮김 / 북폴리오 / 2005년 3월
평점 :
절판


흥미진진 자체.

이제까지 루이스 캐럴이 여자라고 생각했다.

앨리스는 실존하는 소녀였다.

책을 읽다 보니 오즈의 마법사 주석본도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버튼의 영화도 보고 싶다.



2012년 2월 6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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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로 고래잡는 글쓰기 - 글 못 쓰는 겁쟁이들을 위한 즐거운 창작 교실
다카하시 겐이치로 지음, 양윤옥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글을 쓰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나는 정말 작가를 좋아한다.

정말 좋아하지 않을 없는 사람이다.

글을 쓰기 어려워지면 읽어야겠다.


2012년 2월 6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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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
레이몬드 카버 지음, 정영문 옮김 / 문학동네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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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We Talk about When We Talk about Love



멜과 테리, '나'와 로라는 가볍게 진토닉을 마시며 식탁에 둘러앉아 있다. 그들은 두 쌍의 부부이며, 재혼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사랑에 대해 우리가 이야기할 수 있는 것.

상대에 대해 폭력적이며, 자기 자신조차 주체할 수 없는 것, 그것은 사랑인가. 테리의 전남편에 대해 테리는 사랑이라고 하지만 멜은 부정한다. 그들은 조금씩 술을 들이키며 말한다. 술이 한 모금씩 넘어갈수록 감정의 선이 흔들리며. 어쩌면 그들 사이에 어른거리던 '사이'인지도 모른다. 그것이 드러난다.

그들은 가신에 대해 말한다. 옛날 기사의 사랑. 그것은 과연 사랑일까. 창과 갑옷으로 무장한 채 여인의 스카프를 지니고 다니는 가신. 어느 들판에서 죽어가는 다른 기사를, 자신의 사랑을 위한다는 이유로 맹세를 하며 죽이는 것. 그 사랑은?

멜은, 가볍게 로라에게 사랑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여러 현실적인 상황이 없었다면 그랬을지도 모른다는 고백을 한다. 그들은 한 잔씩 마시며 한 모금씩 토해낸다.

의사인 멜은, 병원에 입원한 노부부에 대해 말한다. 두 노부부는 깁스로 온몸을 싸맨 채인데, 할아버지가 죽어가던 이유는 할머니를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바로 옆에 있지만 고개를 돌릴 수가 없어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점점 쇠약해가는. 

멜은 전처를 죽이고 싶어, 양봉업자로 변장할까 생각했다는 고백도 한다. 전처는 벌 알레르기가 있다. 하지만 한때는 그녀를 사랑했고 그것은 진실인데, 왜 지금은 이렇게 되었을까.

이 모든 '인간적인 소음', 사랑에 대한 소문들로 넷 사이는 무성하다. 

 

이 단편 소설집은 쇠락의 풍경집이라 할 만하다. 사진으로 찍을 수 없는 쇠락의 풍경. 첫 작품, <춤 좀 추지 그래?>는 어떤 쇠락한 풍경을 말로 그리려 했으나 실패한 젊은이들 이야기다. 이 단편집이 시도하는 바를 직접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녀는 이야기를 계속했다. 모든 이에게 그 이야기를 했다. 이야기 속엔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었고, 그녀는 그걸 말로 끄집어내려고 애썼다.'

다음 작품, <뷰파인더>. 팔이 없는 사진 찍는 남자의 방문으로 인해 쇠락을 깨닫는 한 지점을 그리고 있다. 필사적으로 매달리게 되는 쇠락의 한 지점. 그래프를 그린다면 정점, 떨어지기 직전의 그 한 점. 

그 다음 작품 <미스터 커피와 수리공 양반>이나 <정자> 역시 파국의 상태, 혹은 파국을 깨닫게 되는, 더는 어찌할 수 없는 무아지경의 인물들을 그린다. 그들은 어떻게 할 줄 모르지만 계속 행동해야 하고 계속 어긋나고 있다. 하지만 멈출 수가 없어서 어긋나는 대로, 그대로를 그린다. 

<봉지>-아버지와 딸이 공항 식당에서 오랜만에 만났다. 그들은 아버지의 외도가 어떻게 일어났는지 이야기를 나눈다. 아버지는 딸의 아이들을 위해 봉지에 먹을 것(?)을 준비해왔지만, '나'에게는 그것이 더 이상 필요치 않게 된다. 아버지도 반복적으로 그 봉지에 대해 말하지만, 그 봉지는 버려지고 만다.

<정자>-모텔에서 일하는 두 남녀. 남자가 외도를 하게 되고 여자는 끝없이 그 일을 상기하며 알콜릭이 되어간다. 남자는 이제 괜찮다고 말하지만 그들은 거기 빠져있다.

<여자들에게 우리가 간다고 말해줘>-아이가 있는, 한때 놀았던 두 남자가 가족 파티를 벗어나 여자들을 꼬시고 그녀들과 잔다.

<청바지 다음에>-아내는 아프다. 우리는 빙고 게임에 가고 게임은 잘 되지 않는다. 그들 자리에 있던, 불량스러운 남녀는 돈도 내지 않고 게임을 해서 상금을 챙긴다. 그래서는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불행은 그들이 아니라 아내와 나에게 있다. 나는 다음 불행이 그들에게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너무나 많은 물이 집 가까이에>-남편과 친구들이 낚시를 갔다가 여자의 시체를 발견하고 며칠간 방치한 후 경찰에 신고했다. 나는 그 말이 진짜라고 믿지만 완전히 믿을 수가 없다. 나는 어린 시절 마을에서 일어난 강간살인을 생각하고 남편에게 말한다. 그들은 자꾸 어긋나고, 그리고 섹스한다.

<우리 아버지를 죽인 세번째 이유>-어린 시절 동네에 살던 아버지의 동료 더미는 베스라는 물고기를 자신의 집 연못에 큰돈을 주고 들여온다. 더미는 그 일이 너무도 중요하다. 베스는 아버지가 소개한 물고기다. 더미는 아버지와 내가 낚시를 하는 것조차 조심스럽게 여긴다. 아버지 역시 어느 정도 욕심으로 더미를 이용한 것 같다. 어느 날 홍수가 나며 물고기떼는 난리가 난다. 더미는 상심한다. 더미의 아내가 외도한다. 더미는 아내를 죽이고 자신도 물속에 빠져 죽는다. 그 이후 아버지는 이상해진다. 이것은 첫번째 이유가 아니다. 세번째 이유다. 

<심각한 이야기>-버트와 베라는 이혼했다. 버트는 가끔 베라를 찾아온다. 그는 이해하고 싶고 배려하고 싶지만 결국 이상한 행동을 하고 베라는 이를 참을 수가 없다.

<고요>-이발소에 있던 사람. 나는 머리를 깎던 중. 그들이 사슴 사냥 이야기를 나누다 두 명이 다툰다. 싸움은 일어나지 않고 둘이 차례로 나간다. 나머지 손님도 나간다. 나도 나가야 할 것만 같고 이발사도 이를 묻는다.

<대중 역학>-남자는 떠날 채비 중이다. 남자는 아가를 마지막으로 데려가려 한다. 여자는 못 가져가게 한다. '하지만 그는 놓지 않으려 했다. 그는 아기가 자기 손에서 빠져 나가는 것을 느꼈고, 다시 아주 세게 잡아당겼다./그런 식으로 문제는 결정되었다.'

<그에게 달라붙어 있는 모든 것>-젊은 두 남녀. 한때 사랑했고 아가가 있다. 남자가 오랜 친구와 사냥을 나가려는데 아가가 운다. 그런데도 남자는 나가려고 한다. 여자는 점점 남자를 원망하기 시작한다. 남자는 결국 옷을 벗고 다시 눕는다. 이것은 속이야기다. 겉이야기는 두 남녀가 이 이야기를 나누며 모든 것은 변한다고 말하는 부분이다.

<한 마디 더>-소설 끝으로서 아주 좋다. L.D.는 아내와 딸과 잘 지내려고 와서는 결국 다시 그들을 비난한다. 이곳은 정신병원이야, 말한다. 아내와 딸은 그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한다. L.D.는 면도용품 가방 등으로 여행용 가방에 채울 수 있는 것을 잔뜩 채워 떠나려고 한다. 그러나 그는 '한 마디만 더'하고 싶다. 그 말이 무언지 그는 모른다. 



내가 올해 읽은 최고의 소설집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정리해보니 더욱 그렇다. 모든 이야기는 하나의 주제에 뻗어있다. 앞에서 말한 극지점이다. 그 극지점에서 어긋나는 사람들. 


2012년 1월 13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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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 잔혹극 복간할 결심 1
루스 렌들 지음, 이동윤 옮김 / 북스피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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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독성이 대단히 뛰어나다. 뒤로 갈수록 더하다. 결국 오늘(20120108) 2/3 읽었다. 쉬는 날이기도 했지만.


인간에게 벌어지는 일은 선의와 악의가 버무려져 있다. 소설을 읽은 다시 한번 생각한 바다


소설을 읽을 때는, 결국 누군가에게 감정이입을 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활자잔혹극'에서 감정 이입할 대상은? 없다. 유니스 파치먼이란 문맹자에 대해 연민이란 감정으로 이입하기에는 그녀는 지독하게 계산적이다. 그녀가 동성애자에게 돈을 뜯어내는 장면에서 그녀에 대한 연민은 끝장을 본다.(해설인지 어딘지에서 장정일은 소설을 < 리더> 비교한다. < 리더> 소설을 읽지는 않고 영화만 봤지만, 영화 같은 경우에는 한나에게 감정이입을 하게 된다.) 그렇다고 그녀의 죄를 공범자인 조앤 스미스의 광기에 힘입었다고 몰아붙일 수는 없다.

그렇다고 멜린다나 조지, 재클린 같은 유산 계급들이 엄청난 악의로 포장되어 있지도 않다. 그게 소설의 매력이기도 하다. 악의조차 강박의 일종일 있다는 .

소설의 문장-유니스 파치먼은 읽을 줄도 줄도 몰랐기 때문에 커버데일 일가를 죽였다.

문장을 읽는 순간, ? 라는 의문이 떠오른다. 문맹은 살인으로 연결될 있는가. 루쓰 랜들은 거기에 자아보존본능과 강박을 부여한다.

이로 인해 벌어지는 온갖 사소한 사건들의 흡입력이 대단하다. 문맹이 살인과 연결되는 연쇄 고리 같은 것을 따라가는 느낌. 폭발하기 직전까지 어떻게 달궈져 왔는가. 추리 소설이라 있지만, 추리는 후반부에 시작된다. 과연 유니스 파치먼은 어떻게 범인으로 밝혀지는가 정도.

어딘가 실화 같은 느낌을 풍긴다. 어느 신문의 기사를 파헤친 느낌. 작가의 역량일 수도 있다. 소재 때문일 가능성도 있다.

공범자이자 유니스 파치먼과 동네 친구(?) 사이였던 조앤 스미스라는 인물도 흥미롭다. 그녀의 광기는 어디서 시작했는가. 제대로 교육과 사랑을 받았던 그녀는 광기에 휩싸이고 말았는가. 그것이야말로 천성인가.

배울 점은 차분함이다. 극도로 차분하게 소설이 진행된다. 유니스 파치먼이란 인물이 가정부로 들어와 점점 태도가 돌변해가는 지점이 차분하다. 그녀의 본성이 나타나는 방향이라고 해야 할까.




2012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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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 전2권 - side A, side B + 일러스트 화집
박민규 지음 / 창비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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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근처


이 사람이 나라고 해도 좋고 내가 아니라 해도 좋다. 나라고 해도 나이고 내가 아니라 해도 나이다. 나이고 나 아닌 것 사이에 나라고 할 것도 없다.


추사가 자기 자화상 곁에 붙인 말. 이 말 같은 소설이다. 죽음 근처에서 자기 근처를 서성이는 남자의 이야기다. 어린 시절 살던 시골로 돌아가 친구들을 만나고 여자에게 돈을 빌려주게 되는. 속되고 무엇인지 모를 세상사에 대한.


마지막이 좋다.



'그리고 그는 어디로 가는 걸까. 아마도 이



근처(近處)일 것이다.'


 


예전에 나는 박민규를 좋아하는 사람을 알고 있었다. 그 남자와 사자인지 어디인지 술집에 앉아서 박민규가 왜 좋은가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오늘 같은 날이었다. 밖에서 술을 마시기 좋은 날. 지금은 그 남자도 없고 그 술집도 사라졌다. 나만 남아서 박민규 소설을 읽다가 삐질삐질 울며 그 남자에게 몇 가지 묻고 싶은 말을 떠올리고 그 남자의 꿈을 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 나는 삐질삐질 울며 그 남자를 떠올렸다. 그 남자가 살다가 간 삶 근처에 대해 나는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아직 잘 모르겠다.



 

2

결국, 다 읽었다. 재밌었다. 글도 쓰고 싶어졌다.


박민규는 자기를 위해서 열심히 글을 쓰는데 그게 좋아 보였다. 여러 종류의 글을 쓰며 영역을 확장하는 느낌이다. 다양한 글이 있다. 그러니까 sf며 과거 선사시대며, 나랑 같은 꿈을 꾸나 보다 싶게 그런 글들이, 내 꿈에서 보고 썼다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글들이 여기저기 있다.  


  

3

박민규 소설과 아이작 뉴턴의 전기를 가방에 넣고 월드컵 공원에 갔다가, 겨우 절까지는 읽었는데, 그 감흥에 젖을 수는 없었다. 예전에 읽을 때는 정말 재밌었는데 말이다.(계간지에 실렸을 때 읽었었다. 나는 그의 문학을 감히 '짬뽕' 같다고 했다. 휘저어 휘저어 국물 맛이 죽여줘요 그런 의미로다가) 그런데 이번에는 눈 앞에 세 연인이 나의 독서 생활을 방해했다. 확실히 세 쌍의 연인 앞에서 네 마리 용이니 뭐니 하는 게 좀 웃겼다. 다 읽긴 했는데, 처음 읽었을 때만큼 신선하지는 않았다. '고도를 기다리며'를 패러디한 작품도 예전엔 대단하다, 멋지다, 간지난다 였는데, 이제 보니 그냥 그렇지 뭐 싶어졌다. 그러니까 우디 알랜이 어느 영화에서 소설가는 대단한 작품을 패러디하든가, 뭐하라든가 그런 말들과 비슷하구나 싶었다.


에이 그래도 요새 박민규 소설 아니면 읽을 맛도 안 난다. 재미도 없고 지겹고 말이다. 그런 면에서 대단한 사람이다. 그리고, 그리고, 그래서, 책 한 권 더 샀다. 저 잘했죠?


 


 2011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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