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피니아 전기 13 - 투신들의 연회
카야타 스나코 지음, 오키 마미야 그림, 김소형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04년 1월
평점 :
절판



대원씨아이 판타지소설북스 중에서 가장 재밌게 읽은 소설이다. 시작은 그렇다. 아주 어여쁘고 쌈 잘하는 미소녀와 다소 어버버하면서도 머리좋고 쌈잘하는 갈색의 미남자. 딱 필이 오지 않는가. 판타지라는 이름을 달고 있어도 대부분 이 둘은 필연적으로 사랑에 빠지게 되고, 독자들은 판타스틱한 스토리를 즐기면서 이 둘의 로맨스도 즐기게 된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는 한가지 틀린 점이 있다. 어여쁜 미소녀가 원래는 남자였다는 점, 물론 그냥 남자였어도 약간의 썸씽이 있었겠지만 더더욱 중요한 것은 인간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겉만 여자처럼 생겨먹었지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뇌세포 하나까지 철저히 남자라는 것이다. 초반에 나도 글을 읽기 시작하면서, 비록 과거에는 남자였지만 완연한 여자인 리와 그(녀?)의 도움을 받아 델피니아의 왕이 된 윌의 야리꼬리한 로맨스를 기대했건만, 번번히 그것은 무산이 되었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미련을 두었건만, 이 13권에서 그것은 쏙 들어가 버린다.

1권 이래로 처음으로 여자로 가장한 리의 환상적인 모습을 보고 황홀감에 젖어 있는 것도 잠시, 그 후에 바로 이어지는 리의 끔찍한 살인 장면(물론 그 대상이 죽어마땅한 살인자라고 해도)은 이제까지처럼 가볍게 넘어간 것이 아니라 정말로 섬뜩했다. 그리고 비로소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리는 여자가 아니라는 것을. 뭐랄까, 리가 그토록 주장해왔던 다른 세계의 생물이라는 것이 이제야 비로소 이해가 되었다고나 할까.

첫번째 전쟁을 무사히 수행하고, 전쟁은 두번째 국면으로 접어든다. 새롭게 등장한 북쪽의 나라와의 싸움에서 리와 윌, 그리고 다른 주요캐릭터들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기대가 된다. 그리고 새롭게 등장할 리의 절친한 친구도 궁금하고.

주인공이 세상에서 제일 쎄고, 우울한 모드로 나가는 판타지에 질렸다면, 이 델피니아 전기는 정말 재밌으면서도 유쾌하고 판타지의 즐거움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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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님이 보고계셔 1 마리아님이 보고계셔 1
곤노 오유키 지음, 윤영의 옮김 / 서울문화사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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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연히 광고를 보고 책을 읽게 되었다. 마리아님이 보고 계셔라고 해서 추리물인가 하고 봤는데, 웬걸, 알 수 없는 소녀 세상의 이야기였다. 물론 나도 여자지만 아무래도 일본의 정서는 이해할 수가 없어서 말이다.

카톨릭계 여학교에서는 기이한 풍습이 있는데 바로 의자매를 맺는 것이다. 프랑스어인지 뭔지 알수는 없지만 좀 이상한 이름으로 일컬는데, 암튼 이것이 이 1권의 주된 내용이 된다. 지극히 평범한 주인공이 아주 사소한 일을 계기로 해서 그 학교에서 인기 짱인 언니(?;;)의 의동생이 되는 줄거리인데, 뭐랄까....

이걸 재밌다고 해야할지, 웃기다고 해야할지, 어처구니없다해야할지.. 암튼 굉장히 허탈하면서 공감안되는 내용이었다. 일본냄새가 풀풀 나는 번역투(결코 못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지극히 일본풍으로 번역해서 굉장한 괴리감이 들었다)에다, 사소한 이야기를 부풀리는 솜씨라니, 참 대단했다.

한마디로 내 취향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소/녀/취/향/의 소설이었다. 생각만해도 닭살이 오도독 돋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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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별 2014-04-15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초에 내용에 내 취향이 아니었다고 써놨는데도 덧글로 니 취향이 아니겠지 라고 써놓는 놈이 다 있네. 삭제했으니 덧글 달지 마라. 리딩이 안되면 예의라도 있던가.
 
유리가면 1 - 애장판
스즈에 미우치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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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녀, 흑나비 등으로 나왔었고, 십몇년전 40권정도 나오다가 더이상 나오지 않는, 누가 뭐래도 연극만화 최고의 걸작이자, 20년이 지나도록 완결을 맺지 않는 악독(?)한 만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만화를 손을 꼽으라면 꼭 들어가는 것이 이 유리가면이다. 누가 봐도 평범하기 짝이 없는 마야는 어찌보면 평범하지만 어찌보면 좀 약간 모자란 듯 보이는 소녀이다. 어찌어찌하다가 연극 세계에 들어가게 된 그녀는 다른 사람과 구별된, 못한다는 쪽으로 하던 소녀인데, 어찌 된일인지 실제로 연극에 투입되면 연극이 아니라 그 사람이 되어 버린다.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되어버리는 마야. 그리고 그녀의 숙적, 아유미도 못지 않는 연기의 천재이다. 빵빵한 집안에 뛰어난 미모, 거기에다가 마야를 보고도 질투는 하지만 다른 사람들처럼 모함하거나 비겁한짓을 하지않는 착한 소녀이다.

초반기는 마야가 인정을 받게 되는 것으로 시작해서 후반에는 마야와 아유미가 홍천녀를 연기하기 위해 연기를 대결하는 것으로 치닫는다. 그리고 마야가 죽도록 싫어하던 사장과 사랑에 빠지게 되고, 점점 이야기가 극박하게 돌아가는데.

그런데, 여기서 이야기가 끝이다. 아니, 끝은 아니다. 단지 20년간 결말이 나오고 있지 않을 뿐이다. 이유인즉슨, 이 만화의 작가가 사이비 종교의 교주가 되었기 때문이다. 외계인을 섬긴다가 어쩐다나, 어쨋든 그 이후로 이렇게 재밌는 만화는 그대로 멈춰버린 것이다. 그래서 항상 아쉽다. 이왕 사이비종교에 빠질거면 만화나 끝내놓고 하지, 왜 하필 중요한 장면에서 하냐 이 말이다.

완결되지 않은 작품이 몇번이나 재판되고, 이렇게 특별판으로 나온다는 것 자체는 이 유리가면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과연 언제 완결이 날 것인가, 그건 정말 아무도 모른다. 아마 작가 자신도 모를 것이다. 어느 기사를 보니까, 위로부터 계시가 있을 때만 그린다나 어쩐다나 하던데.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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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ryticket 2005-06-20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언제 끝낼지,,휴우,,
 
홍차왕자 25 - 완결
야마다 난페이 지음, 최미애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04년 12월
평점 :
절판


홍차왕자는 그렇게 재미있는 만화는 아니다. 한번 보면 그 다음을 못 보고는 베겨나지 못할 정도로 흡입력이 강하다든지, 아니면 가슴을 조마조마하게 만들 정도의 큰사건이 있는 만화도 아니다. 홍차왕자라는 비현실적인 소재를 토대로 담담하게 일상을 그려나가면서 그 와중의 각종 이야기들을 풀어놓고 있다.

고백하자면, 난 이 만화의 캐릭 중에서 아삼을 가장 좋아한다. 그 이유는 반항아인듯 하면서도 세심하고 쫀쫀하기까지한 그의 귀여움에 반했다고나 할까, 그리고 솔직히 홍차왕자 중에서는 그의 캐릭터가 가장 입체적이다.(남자 캐릭중에서는 말이다) 그리고 주인공인 승아의 사랑을 독차지한 인물이니까 말이다.

여하튼 마지막편, 인간이 되기로 결정한 아삼이 승아 앞에 나타난다. 기억은 안 나지만 아삼을 그리워했던 승아와 엇갈리지 않고 제대로 만난 것은 당연한 결말이다.  기억하던데 7,8년은 끈 이 만화의 끝은 처음 시작처럼 그리 자극적이지 않고 강렬하지 않으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안심하게끔 만들고 기분좋은 웃음으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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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 그 여자! 19
츠다 마사미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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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8권에서 나왔던 레이지는, 한마디로 말해도 굉장히 싸가지 없는 놈이었다. 아리마의 상태가 안 좋았을 때와 똑같이 말로 형용할 정도로 싸가지 없는 아빠. 정말 최악의 엄마에다 최악의 아빠를 둔 아리마는 참 불쌍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렇지만, 이 19권을 보고 레이지가 불쌍해졌다.

그래도 아리마에게는 사랑하는 그녀와 사랑하는 부모님이 있다. 하지만 레이지는 아무것도 없다. 비록 천재적인 재능으로 사람들을 사로잡지만 그가 원하는 사랑은 받지를 못한다. 그것도 사랑을 해서 만난 사이가 아니라, 정말 이런 인간이 존재할까 싶을 정도의 최악의 여자의 술수에 빠져서 말 그대로 인생을 저당잡히고, 행복에게서 영원히 안녕을 고하게 되어 버린다.

마지막 장면에서 피스톨을 든 그는, 상처받았던 어릴 적에서 조금도 성장하지 않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오히려 더욱더 망가진 모습으로 말이다. 인간과 인간의 만남이라는 것은 참으로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시기의 결핍은 평생 상처로 남는다. 어머니에게 죽임을 당하고, 친척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아리마는 그래도 그를 사랑하고 감싸주는 존재들이 있었기에 그 상처를 극복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레이지는 그런 것이 없었기에 상처가 벌어진 채 치유되지 못하고 수년이 지나도 그 대로이고 오히려 더 상처가 곪고 썩어갔던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랬지만, 이 그남자 그여자는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초반의 경쾌 발랄한 학원 로맨스에서 중반부터 접어든 난데없는 아리마의 과거와 그의 이중적인 모습, 그리고 그에 그치지 않고 그의 아버지에 이르기까지, 초반의 주인공이 그 여자였다면 후반은 절대적으로 아리마가 주인공을 차지한다.

혹자는 초반의 경쾌한 분위기에서 일탈한 이 만화를 혹평하는 사람도 있지만, 난 그냥 따라가고 있다. 이 작가가 대체 뭘 말하고 싶은 걸까? 물론 만화에 지나치게 많은 것을 기대할 필요는 없지만, 혹시나 작가는 가벼운 마음으로 그리다가 어느 순간 아리마라는 캐릭에 깊게 빠져버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헤어나오고 싶어도, 아리마의 그리고 그 아버지의, 아버지 대의 아픔이 놔주지 않았을 지도.

여하튼 심리물이 되어버린 그남자, 그여자 다음 권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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