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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림 속의 십자가 - 남미 모덜론부족의 선교수기
브루스 올슨 지음, 장동수 옮김, 김의정 감수 / 두란노 / 200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에 소개에 있는 내용, 19살에 선교하러 밀림에 들어가다라는 부분을 읽고 나는, 이 선교사가 참 정열적인 사람인가보다 생각했다. 흔히 불타오르는 사명을 가진 이글이글거리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처음 책을 펴기 시작했을때, 뭐랄까. 책을 읽게 되면 각기 다 문체가 있다. 사람마다 다 느낌이 틀린데, 이 사람의 문체는 뭐랄까(물론 번역한 것이기 때문에 한계는 있겠지만) 참 무신경했다. 하나님 정말 당신이십니까, 라는 커닝햄의 전기를 보고도 느낀 거지만, 1인칭으로 마치 소설을 보는 것처럼 쓰여져 읽는데 부담은 없었지만.. 읽고 이글이글 부글부글 불끈!!!이런 강렬함을 원했던 나에게는 그냥 그런 느낌이었다.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부터 끝날 때까지도 느낀 것은, 정말로 이상한 놈이다.라는 것이다. 물론 나보다 나이도 많은 사람에게 '놈'이라는 표현은 옳지 않겠지만, 사람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어린 느낌이었다.
신학을 배운 사람도 아니고, 믿음이 엄청난 사람도 아니고, 그냥 홀홀단신으로 하나님이 가라고 하니까 젊은 나이에 그냥 불쑥 뛰어들어서, 별별 일들을 다 겪고. 중간중간 하나님의 응답을 받으면서도 그냥 무덤덤하게 무덤덤하게 지나가버리고, 원주민들과 드디어는 같이 살게 되면서도 그 사람들은 어떻게 전도할 수 있을까, 불타오르는 것이 아니라, 저들 저대로도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나 하고 있고.. 참. 한심했다.
솔직히 이책을 읽고 이글을 쓰신 선교사에 대한 존경심은 없었다. 너무나 자신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서 그런가, 아니면 자신에 대한 얘기보다도 이야기 자체를 풀어나가는데 너무 집중한 나머지 건조하게 쓰여져서 그런가는 모르겠지만, 그랬다.
그보다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선교사가 처음 복음을 전하게 되는 그 광경이었다. 복음을 전하는 방법도 특이했지만, 정말 놀라웠던 것은 바로 그 말을 들은 원주민들의 반응이었다. 그런 게 어딨어~라는 의심도 전혀 없이, 더 이상 예수님이 누구시지, 어떤 일을 하셨지?라는 궁금함도 없이, 아 예수님이 날 위해 죽으셔서 다시 살아나셨구나.라고 믿어버리고, 오히려 보여지기에는 주인공보다 더한 믿음으로 내달리는 그 모습이, 이제까지 내가 생각하고 있던, 것과는 전혀 달랐다.
저렇게 금방 믿을 수도 있구나.라는 것. 새로운 충격이었다. 베드로가 오순절에 말씀을 전했을 때 그 자리에서 몇천명이 구원 받았다는 얘기는 듣긴 했지만, 뭔가 피상적이었다. 환상적이었다. 그런데 이 책의 내용은 굉장히 실제적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 것 하나가 아직까지 놀랍다. 하나님께서 저렇게 역사하시기도 하는 구나.. 라는 놀라움, 그리고 왠지 모르게 솟아나는 기쁨. 놀랍다. 놀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