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참 빨리 지나간다.

작년 2003년도 12월, 2004년도에 대한 긴장감과 기대감으로 가슴이 두근거린지가 불과 얼마전인 것 같은데, 지금은 이렇게 2005년도를 앞두고 있다. 2005년에는 휴일이 얼마 없어 비극이다 어쩌다 말해도, 그래도 2005년이라는 새로운 해에 대한 기대감으로 여전히 가슴은 부푼다.

비록 언제나 언론에서는 우울하게 하는 뉴스만 잔뜩 나오고, 이 땅에 살고 있다는 것을 부끄럽게 만드는 뉴스들로 가득차 있고, 세상 사람들의 무뎌진 양심과 정의가 없는 모습에 실망하게 만들지만, 이렇듯. 새해라는 것은 기대를 하게 만든다.

2005년이라고 해서 별다른 것은 없고, 단지 똑같은 날인데 일컫는 숫자만 틀릴 뿐인데도, 참 재밌는 일이다.

 

아침이다. 그리고 목요일이다. 내일은 금요일이고, 모레는 쉰다. 오페라의 유령을 조조할인으로 보려고 예약을 해놨고. 쉬는 날이란 참 좋지만, 이번 달은 참 힘들다. 그래도 내일이 금요일이라는 것에 위안을 삼아보며,

아자!!!! 화이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참으로 이 나라는 참 뭐 같다.

아니 이 나라의 잘못된 성의식이 뭐 같다. 강간을 당한 것도 억울하고, 그 어리디 어린 나이에 그렇게 짓밟힌 것만으로도 너무나 힘겨울 터인데, 거기에다가 행실이 불량하다는 딱지를 붙여 놓는다. 니네들이 꼬리쳤으니까 그런 일이 발생했다는 망발을 지껄인다. 그것도 서슴없이, 협박까지 해가면서.


밀양이라는 지역을 네티즌이 많이 욕할 때 난 솔직히 너무하다고 생각했다. 일부 나쁜 놈들 때문에 괜한 사람들까지 욕 먹는 거니까.. 그런데 보면 볼수록 느낀다. 저 밀양이라는 곳에 사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참으로 신기한 사람들이라고. 자신들의 딸, 자매, 부인이 그런 일을 당했다면 어떻게 말했을까 심히 궁금할 정도로, 대면하고 의연한, 그리고 피해자들을 욕하고.. 그들의 행실이 잘못됐으니 윤간을 당한 것이다라고 합리화하고..


참으로 재밌는 일이다. 역지사지라는 말이 있다. 어떤 일을 볼 때에,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라는 것이다. 그러면 모든 오해는 대부분 풀리며 싸움은 일어날 것도 없다.

애초에 그 밀양에 사는 강간범들이 피해자의, 그것도 불과 14,16세의 어린 아이들의 입장을 조금만 고려했다면, 애초에 이 강간사건은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 사건이 일어났을 때, 그 가해자의 부모, 가족이라는 인간들이 그 피해자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생각하고, 가슴에 양심과 진정한 정의감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피해자들을 되려 협박하고 두고 보자는 식으로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논의는 참 구태의연하지만, 그 강간범 자식들을 만든 그 부모들의 교육이 제대로 된 것이었다면, 애초에 그런 일은 발생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피해자들을 되려 협박하는 인간들이 한 교육이니, 그것이 제대로 됐을 리가 없지.

새삼 생각한다. 이 대한민국은, 참으로 여자가 살기 힘든 세상이라는 것을.
당한 것은 피해자였고, 누구의 눈으로 봐도 40명이 넘는 인간들과 번갈아 가며 즐긴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헛소리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그것을 믿고 있다. 피해자의 행실이 불량해서 일어났기 때문이라고 굳게 믿으며, 그렇기 때문에 가해자들은 죄가 없다고 말이다. 참으로 이상한 생각이다. 어찌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까? 어떻게 인간으로 태어나서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까.


하긴 이 나라는 원래 그랬다. 이번 뿐 아니라 이제까지 많은 강간 사건이 벌어져도, 실제로 당한 피해자를 욕하고 가해자를 두둔하는 것은 그 신고를 받는 경찰들부터 한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다.... 만, 속에서 분이 솟구치는 것은 어찌할 수 없다.

세상이 어째 이 모양으로 변해버렸을까, 자기의 자식들이 아무리 이뻐도 그렇지, 어찌 강간범을 감쌀 수 있단 말인가. 언젠가 읽은 기사에처럼 자기 자식이 다른 사람들의 돈을 훔친 것을 세번이나 경찰서에 돌려준 어느 할머니처럼, 그런 진정한 도덕심을 가진 인간은 이 세상에는 없다는 걸까.

참 이상한 일이다. 사람을 때리고, 물건을 훔치면 감옥에 가고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으나, 강간을 한 인간은 떳떳하고 오히려 피해자가 숨어다녀야 하는 이 현실.

이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이 어찌 뭐 같다 하지 않을 수 있으랴.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물만두 2004-12-15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리무리 세이치의 야성의 증명이라는 책이 있지요. 그 책이 생각나는 끔찍한 일입니다...

새벽별 2004-12-15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그빌이라는 영화에 비교하는 사람도 있더군요... 갈수록 동감하고 있는 중입니다.

물만두 2004-12-15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그빌... 아, 정말 답답합니다...
 

하루에 1분만이라도 죽음앞에선
자신을 떠올려본다면
다르게 살았을거 같애.



삶의 끝에서면...
너희 또한 자신이 했던
어떤 일도 중요하지 않다는 걸 알게된다.

중요한 건 그 일을 하는동안 자신이
어떤 사람이었는가 뿐이다.

너희는 행복했는가,
다정했는가...
자상했는가...
남들을 보살피고 동정하고 이해했는가.
너그럽게 잘 베풀었는가.


- Drama´메디컬 센터´중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죽음을 배우라,
그래야만 그대는 삶을 배울 것이다.˝

- ´티벳 死者의 書´중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미국 유학 시절의 일입니다.

교양과목 중 하나인 심리학을 들을 때였습니다.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탓에 전공 과목을 듣기만도 벅찼지만,

금발의 아름다운 여교수 제니 선생님에게 반했던 나는 머리를 쥐어짜가며 공부했습니다.



여름 방학을 앞둔 화창한 여름날,

제니 선생님이 칠판에 강의 주제를 적었습니다.



´만일 3일 후에 죽는다면. ´



우리가 만일 사흘 후에 죽게 된다면 당장하고 싶은 일이 뭔지 생각해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세가지만 순서대로 대보세요. 자! 누가 먼저?˝



질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평소 말많은 친구 마이크가 입을 열었습니다.



˝에, 일단 부모님께 전화하고, 애인이랑 여행 가고...

아, 작년에 싸워서 연락이 끊어진 친구한테 편지 쓰고, 그럼 사흘이 다 가겠죠?˝



학생들도 저마다 웅성웅성 주절주절 하고 싶은 일을 떠들어댔고 나도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글쎄, 나라면 음... 우선 부모님과 마지막여행을 간다.

그 다음엔.. 그 다음엔...

꼭 한 번 들어가 보고 싶었던 고급 식당에서 비싼 음식을 먹는다.

그리고는... 그동안의 삶을 정리하는 마지막 일기를 쓴다...´



20분쯤 지난 뒤 교수님이 몇몇 학생들의 대답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죽음을 맞이한 사람의 세 가지 소망은 뜻밖에도 다들 평범했습니다.



여행을 가겠다,

기막히게 맛있는걸 먹겠다,

싸우고 토라진 친구와 화해하겠다.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전화 하겠다...


바로 그때 제니 교수님이 칠판으로 다가가 단 한 마디를 썼습니다.


´DO IT NOW!´



들뜨고 어수선했던 강의실은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습니다.



˝바로 지금 하세요!˝



DO IT NOW!

죽음이 눈 앞에 닥칠 때 까지 미루지 말고 지금 당장 그 모든 일을 실천하며 살라!



그 한 마디야말로 내가 유학중에 배우고 익힌 그 어떤 학문이나 지식보다 값진 가르침이었습니다.

웃긴 자료는 아니지만 한번쯤 자신의 삶을 돌아보자는 의미에서 올렸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