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귐이라는 것은, 참으로 귀찮은 일이다. 하지만 또한 그러한 사귐이 없으면 살아가는 것은 너무나 무건조하고 또한 심심하고 외롭기에 어쩔 수 없이 시도할 수 밖에 없는 일.
회사에서의 나와 집에서의 나는 딴 판이다. 회사에서는 있는 듯 없는 듯 자기 할 일 하고 그냥 조용히 묻혀 지내다가 집에서는 활개를 친다. 뭐 집에서도 가끔씩 쥐죽은 듯 지내긴 하나, 기본 성격이 틀려진다.
회사에서의 나는 내성적인(?), .. 아니다 말 없는 인간이고, 집에서의 나는 무뚝뚝함에 목소리 큰, 그리고 애교많은 딸에 폭군 스타일의 누나이다. 완전히 다르지.
뭐어, 사람들과 사귀어서 이 말 저 말 섞는 것도 좋긴 하지만,
그네들과 나는 공유할 수 있는 화제가 없기에, 또한 그런 화제도 없으면서 이 말 저 말 만들어내는 취미나 재능이 없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
... 뭐어, 실제로는 귀찮기 때문이다. 요즘 귀차니즘이 극이 달해서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