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 스트릿 1
카미오 요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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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남자의 작가의 작품이어서, 솔직히 집어들때부터 상상했던 것은, 꽃보다 남자와 같의 류의 순정만화였다. 단순하고 진부하지만 그저 그런 사랑이야기. 신데렐라 스토리. 뭐 그 정도를 예상하고 펼쳤는데, 내용은 전혀 틀렸다.

아무래도 순정만화이기에 사랑이야기도 다루긴 하겠지만, 그보다 먼저 우선되었던 것은,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은둔형 외톨이인 여자 주인공. 얼굴은 이쁘지만 사고방식이나 정신연령은 아이나 다름없다. 원하지 않았던 아역배우 생활을 하다, 유일하게 마음을 줬던 친구의 배신으로 인해 완전히 닫혀져 버린 그녀의 마음의 문은, 7년간 전혀 열리지 않았다. 웃지도 않고 말하지도 않고 방에서 나오지도 않고, 가족으로부터도 외면당하던 케이토. 그런 케이토에게 다가온 한 수상쩍어 보이는 남자가 권해준 프리스쿨이라는 학교에서 만나게 된 개성넘치는 친구들의 이야기이다.

내용에 어울리게 칸의 배열이나 그림체나 표정들이 굉장히 세련되면서도 건조하게 그려져 있었고, 무엇보다 놀랐던 것은 그림체였다. 여자들의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남자들의 생김새가 굉장히 개성적이고, 굉장히 깔끔하면서도, 전형적인 미남이 아닌 그런 평범하면서도 매력적이었다. 쉬는 동안 그림체를 많이 연습한 것인지 일취월장한 그림체에도 한표.

꽃보다 남자는 굉장히 전형적인 이야기에 전형적인 캐릭터들이 나왔다면, 이 캣스트릿에는 제목 그대로 길들여지지 않은 들고양이 같은, 평범에서 미묘하게 어긋난 캐릭터들이 등장했다. 어떤 이야기는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고, 캐릭터들을 소개하는 데서 1권은 끝이 났지만, 정말로 오랜만에 기대되는 이야기이다.

대부분의 만화작가들은 하나의 이야기로 인기를 끌면, 그 다음 작품과 이와 비슷한 아류작들을 그리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요코 카미오는 그렇지 않았다. 1권밖에 나와있지 않아 뭐라 말할 순 없지만, 그냥 보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장가치가 있어보이는 만화책이다. 앞으로가 정말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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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킵 비트! 8
나카무라 요시키 지음 / 시공사(만화)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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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에서는 예상 외의 모습을 봤다. 쿄코가 생각했던 그대로 이용할대로 이용하고 버렸던 나쁜 놈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쇼가, 의외로 쿄코에 대한 감정이 있었다. 그것은 아직은 사랑이라고 하기에는 미미하지만, 알 수 없는 소유욕은, 어쩐지 날 즐겁게 했다.

쇼가 쿄코를 사랑하게 될 것은 틀림없다. 그리고 렌도 깨닫지 못하고 있지만, 쿄코에게 끌리고 있고, 잠시잠깐 통화를 하는데도 질투를 내보였는데, 만약 정말로 쇼가 쿄코를 사랑하게 된다면.... 생각만 해도 좋다. 즐겁다. 가슴 속에 웃음이 가득차 넘친다. 여전히 사랑스러운 쿄코는 아마도 렌의 뜬금없는 불쾌함의 원인을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렌도 아마도 정확히는 모를 것이다. 그 둘의 관계가 언제쯤 진전될 수 있을까. 전작 됴쿄크레이지파라다이스를 보게 되면 빠른 진전은 없겠지만, 그 날이 기다려진다.

여전히 읽으면서 즐거웠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렌과의 장면이 얼마 없고, 알 수 없는 카나메의 행동 때문에 아쉽긴 했지만, 다음 권이 기다려진다. 지난 번 책을 본 뒤로부터 장장 4개월, 9권이 나오려면 아마도 앞으로 그러한 시간을 기다려야 겠지만..... 아아 기다림은 힘들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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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르츠 바스켓 15
타카야 나츠키 지음, 정은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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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장은 유키를 위한 장이었다. 그의 마음, 심정, 그가 느꼈던 고통들, 그리고 그것이 극복되는 과정, 그리고 느낀 유일한 위안, 그리고 사랑에 대한 갈구, 사랑할 대상에 대한 갈구들.

이런 생각을 한다. 대체 언제까지일까, 이 십이지들의 고통이 사라지는 날은 언제일까. 그들의 고통의 근원은 대체 언제 밝혀지는가, 그들의 슬픔과 괴로움, 외로움은 언제쯤 치유될까. 뿌리깊이 남아있는 그 상처들은 그 누가 낫게할 수 있을까.

그 대상이 토오루라고 생각했다. 왜냐, 주인공이니까. 그리고 십이지들의 상처를 하나하나씩 보듬어가는 것이 그녀였고, 그들이 길고 긴 외로움과 고통에서 벗어날 힘을 준것도 역시 그녀니까, 그들의 슬픔이 끝나는 것은 아마도 그녀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당연하게, 그리고 막연하게.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생각했다. 토오루는 너무나도 완벽해, 아무런 사심없이, 그리고 아무런 망설임없이, 너무나도 쉽게 그들을 품에 안아버린다. 그들의 고통과 슬픔 단 한마디로 너무나도 쉽게 열어버리고 그 눈물을 닦아 버린다. 그들이 모든 고통을 안고, 견디고, 그리고 치유해준다. 이 얼마나 환상적이면서도, 이 얼마나 비현실적인가. 하고 말이다. 토오루가 이 후르츠 바스켓에서 가장 좋아하는 인물이면서도, 그녀의 내부는 대체 어떻게 생겨먹었길래 저렇게 한도 끝도 없이 착할 수 있을까. 의구심의 눈도 보냈었다.

누구나 자신의 성이 있다. 그 성 안에 들어앉아서, 사람들에게 언제나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 자신을 보호하고 지킨다. 자신의 상처, 자신의 슬픔, 자신의 외로움, 고통, 그리고 자신안에 있는 이기심, 추한 욕심들을 내보이지 않으려고 한다.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어주지 않는다. 그 누군가가 깊숙이 자기 안에 들어올까봐, 그랬다가 떠나버리면 또한 자신이 상처를 받을까봐, 꼭꼭 문을 걸어잠근다. 그리고 위장한다. 난 이런 사람이야, 자기 암시를 걸고, 그에 합당하게 행동하면서 그러한 자신이 진실하다고 속이면서.

나도 모르게 토오루는 그렇지 않을 거라 생각했었나 보다. 그녀도, 가장 의지하던 어머니를 잃은 과거가, 슬픔이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었다. 그녀의 마음에도 그늘이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이전의 두 권에서 토오루의 마음의 그늘이 약간 보이긴 했지만, 그녀의 그늘의 깊이는 생각했던 것 보다 깊었다.

자신의 상처를 외면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그것은 마음 한 구석에 자리하고 앉아, 상하고 썩어 곪아서 뿌리를 내려, 더더욱 상처는 벌어진다. 더더욱 음침한 곳으로 스며들어가서, 빨갛게 피를 흘리게 해 버린다. 언젠가, 그 상처는 상상할 수 없는 것으로 돌아와서, 모두를 상처입히고, 그리고 또한 상처를 터트린 본인 역시 상처를 입는다.

이런 생각을 한다. 상처를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이 나은가, 아니면 설혹 상처를 입게 될지라도 그것을 터트려버리는 것이 나은가. 아마도 정답은 후자에 가까울 것이다. 누군가가, 그 누군가가, 누가 될지는 몰라도 그 어떤 대상에게 상처는 터트려버리면 차라리 쉽다. 난 이런 상처를 가졌어. 라고 말해버리면 쉽다. 그것을 숨기고 숨기고 아무렇지 않은 척 위장하고, 성안에 틀어박혀 앉아 있어 더더욱 깊어지는 것보다는 차라리 난 이런 상처를 가졌어 하고, 뻘겋게 피를 흘리는 상처를 내보이는 것이 더욱 낫다. 그 누군가가 될지는 모르지만, 그 상처를 보듬을 대상이 있을테니까. 그 상처에 같이 아파할 사람이 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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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가면 1 - 애장판
스즈에 미우치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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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녀, 흑나비 등으로 나왔었고, 십몇년전 40권정도 나오다가 더이상 나오지 않는, 누가 뭐래도 연극만화 최고의 걸작이자, 20년이 지나도록 완결을 맺지 않는 악독(?)한 만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만화를 손을 꼽으라면 꼭 들어가는 것이 이 유리가면이다. 누가 봐도 평범하기 짝이 없는 마야는 어찌보면 평범하지만 어찌보면 좀 약간 모자란 듯 보이는 소녀이다. 어찌어찌하다가 연극 세계에 들어가게 된 그녀는 다른 사람과 구별된, 못한다는 쪽으로 하던 소녀인데, 어찌 된일인지 실제로 연극에 투입되면 연극이 아니라 그 사람이 되어 버린다.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되어버리는 마야. 그리고 그녀의 숙적, 아유미도 못지 않는 연기의 천재이다. 빵빵한 집안에 뛰어난 미모, 거기에다가 마야를 보고도 질투는 하지만 다른 사람들처럼 모함하거나 비겁한짓을 하지않는 착한 소녀이다.

초반기는 마야가 인정을 받게 되는 것으로 시작해서 후반에는 마야와 아유미가 홍천녀를 연기하기 위해 연기를 대결하는 것으로 치닫는다. 그리고 마야가 죽도록 싫어하던 사장과 사랑에 빠지게 되고, 점점 이야기가 극박하게 돌아가는데.

그런데, 여기서 이야기가 끝이다. 아니, 끝은 아니다. 단지 20년간 결말이 나오고 있지 않을 뿐이다. 이유인즉슨, 이 만화의 작가가 사이비 종교의 교주가 되었기 때문이다. 외계인을 섬긴다가 어쩐다나, 어쨋든 그 이후로 이렇게 재밌는 만화는 그대로 멈춰버린 것이다. 그래서 항상 아쉽다. 이왕 사이비종교에 빠질거면 만화나 끝내놓고 하지, 왜 하필 중요한 장면에서 하냐 이 말이다.

완결되지 않은 작품이 몇번이나 재판되고, 이렇게 특별판으로 나온다는 것 자체는 이 유리가면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과연 언제 완결이 날 것인가, 그건 정말 아무도 모른다. 아마 작가 자신도 모를 것이다. 어느 기사를 보니까, 위로부터 계시가 있을 때만 그린다나 어쩐다나 하던데.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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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ryticket 2005-06-20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언제 끝낼지,,휴우,,
 
홍차왕자 25 - 완결
야마다 난페이 지음, 최미애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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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왕자는 그렇게 재미있는 만화는 아니다. 한번 보면 그 다음을 못 보고는 베겨나지 못할 정도로 흡입력이 강하다든지, 아니면 가슴을 조마조마하게 만들 정도의 큰사건이 있는 만화도 아니다. 홍차왕자라는 비현실적인 소재를 토대로 담담하게 일상을 그려나가면서 그 와중의 각종 이야기들을 풀어놓고 있다.

고백하자면, 난 이 만화의 캐릭 중에서 아삼을 가장 좋아한다. 그 이유는 반항아인듯 하면서도 세심하고 쫀쫀하기까지한 그의 귀여움에 반했다고나 할까, 그리고 솔직히 홍차왕자 중에서는 그의 캐릭터가 가장 입체적이다.(남자 캐릭중에서는 말이다) 그리고 주인공인 승아의 사랑을 독차지한 인물이니까 말이다.

여하튼 마지막편, 인간이 되기로 결정한 아삼이 승아 앞에 나타난다. 기억은 안 나지만 아삼을 그리워했던 승아와 엇갈리지 않고 제대로 만난 것은 당연한 결말이다.  기억하던데 7,8년은 끈 이 만화의 끝은 처음 시작처럼 그리 자극적이지 않고 강렬하지 않으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안심하게끔 만들고 기분좋은 웃음으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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