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완전 해석 네트워크 기본
후쿠나가 유지 지음, 이영란 옮김 / 정보문화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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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는 어렵습니다. 정말로 어려워요. 사실 그냥 교과서에서 배울 때는그냥 외우기만 하면 되니까 별 어렵지 않게 느껴졌는데, 막상 문제를 맞딱드리게 되면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알 수가 없어진다고나 할까요? 요즘처럼 (비록 교차검증을 꼭 해야만 하긴 하지만) chat-gpt에게 즉각 답을 얻을 수 있는 시대에 이걸 굳이 다 외우고 있어야 하나? 싶은 것들도 많잖아요. 그런데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 그저 암기로 넘어간 많은 부분들이 나중에 더 거대한 상위 개념이 되어서 절 괴롭히는 일도 허다합니다.

그런 저에게 <그림으로 완전 해석 네트워크 기본>은 정말 좋은 교재였어요! 심층적으로 들어가는 것은 아니고, 정말 기초 중의 기초만 다루고 있는데도 도움이 많이 됐어요. 하나의 개념에 대해 한 장 내에서 설명하면서 그걸 오른쪽에 꼭 그림/삽화를 넣어서 설명해주니까 직관적으로 이해가 쉽더라고요. 그리고 여러 개념를 한 곳에 모아서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예를 들어 암호키나 인증서 개념이 잘 이해가 안될 때 얼른 들춰서 그 부분만 보고 거기서부터 대략 감을 잡아서 이해 안 되는 부분만 다시 검색을 해본다든지 하는 식으로 활용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공부 목적이라기보다는 일일이 검색해서 제대로 된 개념이 설명된 블로그를 찾아가는 수고를 덜어주는, 약간의 길잡이 도구? 처럼 활용했어요. 공부 목적으로 보시면 너무 간단한 개념만 다루고 있어서 좀 실망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처럼 뭔가 간단한 개념이나 정의에 대해 '틀'을 얼른 잡고 거기서부터 뭔가를 해 나가려는 분이라면 이 책이 도움이 되실 거라고 생각해요!!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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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마케팅 전쟁, 최전선의 변화 - 대한민국 600만 소상공인의 현실
이상규 지음 / 나비의활주로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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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에 혈육이 지역을 옮겨 자영업을 시작했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지역에 들어선 탓에 그 전에 구축해둔 인맥이며 고객을 싸그리 다 잃어야 했어요. 여러 가지 사정상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만, 역시 제로베이스에서 새로 시작하는 건 상당히 고되고 어려운 일 같더라고요ㅠ 특히 마케팅을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 많은 것 같아, 혈육된 의리로 혹시 도움이 될까 싶어서 이것저것 뒤지다 이 책을 집어들게 되었습니다.


 마케팅 일에 오랫동안 종사해온 저자가 코로나 이후, 정확히는 2024년의 마케팅 트렌드에 대해서 상세히 분석하고 방향을 일러주는 내용이었어요. 사실 구체적인 사례 같은 건 노하우 문제도 있고 해서 알려주지 않겠거니 했는데, 생각보다 어떤 식으로 성공했는지 꼼꼼하게 알려줘서 좀 놀랐습니다. 실제 컨설팅을 했던 사례들이 굉장히 많아요! 후기에 그 내용을 적는 건 어쩐지 상도의에 어긋난 것 같아 일부러 언급하지 않았지만, 구체적인 업종 및 (한두글자를 가린) 업체명과 마케팅 방향까지 소상히 알려주십니다. 아마 이렇게 다 공개해도 해당 업체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 거라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 같아요. 책에 실려있는 업체들은 보통 '필살기'랄까? 그런 게 하나씩 있어서 그걸 토대로 마케팅을 했더라고요. 저도 읽으면서 도대체 제 혈육의 필살기는 뭘까 고민하게 될 정도로요~


 마케팅이 생각보다 알고리즘이나 유행이 빨리 변하는 분야인 것 같아요. '채널별로 반드시 알아야 할 2024년 버전 마케팅 트렌드'라는 꼭지가 있어서 그 부분을 열심히 읽었습니다. 네이버 플레이스나 인스타그램, 유튜브처럼 당연히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채널의 2024년 경향에 대해서 상세히 적어주셔서 정말로 지금 당장 마케팅이 필요한 자영업자에게는 꽤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업종별로 어떤 전략이 좋은지 꼭지를 따로 따서 알려주신 것도 좋았고요!


 자영업자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으로 FAQ를 꾸려 넣어놓으셨는데, 이게 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특히 광고대행사에 사기가 많은데, 사기를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려주신 게 있더라고요? 저희 혈육이 광고대행사 사기로 돈을 날려먹었던지라... 그리고 피해를 입은 뒤 찾아보니 한국에 동일한 수법으로 당한 자영업자들이 정말 발에 채일 정도로 많은데 보상을 받기는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인 걸 알게 된지라... 이제 막 자영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보고 아무도 피해를 입지 않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이 절로 들었습니다ㅠ (여러분 제발 먼저 카톡이랑 전화 미치게 오는 광고대행사와 덜컥 계약하지 마십시오.. plz...)


 정말로 지금 당장 써먹을 수 있는 마케팅 실용서가 필요하신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자영업은 지옥이라고들 하는데, 다들 그 지옥 안에서도 자신만의 매력을 뿜뿜하며 오늘 하루도 무사히 살아남으시길..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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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반을 일하는데 재미가 없으면 어떡하지 - <사이렌: 불의 섬> 출연진 제작진 인생 토크
이은경.채진아 지음 / 한빛비즈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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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사이렌: 불의 섬>을 무척 재밌게 봤습니다. 경찰, 소방, 군인, 스턴드맨, 경호원, 운동선수를 대표하는 여자들이 넷씩 모여서 각자의 직업적 명예를 걸고 치열하게 싸우는 게 너무 멋있었어요! 중간중간 좀 싱겁게 끝나는 부분도 있었지만, 제가 지금껏 방송에서 보지 못했던 직업인으로서의 여자를 보는 게 충격적으로 좋더라고요. 왜 그런 거 있잖아요~ '여경'이니 '여군'이니 하는 호칭들. 그런데 모든 사람이 다 여자니까 굳이 그런 성별 관련한 의식 없이 정말로 직업인으로만 존재하는 게 짜릿했습니다. 각 직업군이 서로를 다 민간인 취급하는 것도 웃겼고요ㅋㅋ

암튼 이래저래 무척 재밌게 본 <사이렌: 불의 섬>이 인터뷰집이 나왔다지 뭐예요! 모든 출연진 인터뷰가 다 들어있고, 이들을 한 데 모을 생각을 한 연출과 작가의 인터뷰까지 있다는 거예요. 게다가 제목이 <하루의 반을 일하는데 재미가 없으면 어떡하지>라니, 300m 밖에서 봐도 자기 직업을 사랑해 마지않는 멋진 여성들의 이야기가 한가득일 것 같잖아요. 제목과 기획만으로도 읽어보고 싶은 욕구가 뿜뿜! 그리고 읽어본 인터뷰들은 정말 좋은 의미로 자극적이어서 어쩐지 벅차오르기까지 한 느낌이에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고, 또 그걸 업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도 엄청난 복이 아닐까 해요. 전 사실 제 일을 그렇게까지 사랑하지 않거든요? 근데 이 책에 실린 모든 이들은 '난 이 일이 너무 좋다. 아직도 그냥 재밌다. 죽더라도 이거 해야겠다' 하고 공통적으로 말하는데 그게 정말 멋지고 부러웠어요. 한편으로는 너무 대단해서 혀를 내두르기도 했고요.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의사가 "앞으로 못 걸을 거다" 할 정도로 심각한 부상을 입었는데도 결국 재활로 군 생활 때의 몸 컨디션을 만들어낸 군인(강은미 님), 모르는 사람한테 차비를 빌릴 정도로 생활고에 시달리면서 스스로 계속 곱씹어봐도 결론이 '그래도 경호 일은 못 그만두겠다' 였다던 경호원(황수현 님)의 인터뷰였습니다. 아니 어떻게 이런 의지가 가능한 거죠? 제 의지는 바람 한 톨에도 쪼그라들고 마는데 말이에요...


꼭 <사이렌: 불의 섬>의 팬이 아니라고 해도, 많이들 읽어보셨으면 좋겠어요. 경찰, 군인, 소방, 스턴트, 운동선수 이 6가지 직업군으로 가고자 하신다면 당연히 도움이 많이 될 것 같고, 저렇게 몸 쓰는 직업이 아니라 해도 직업인으로서의 태도나 마인드 자체가 정말 자극이 많이 됩니다. 원래 자기 일을 사랑하고 또 잘 하는 사람을 보면 그렇게 멋지고 섹시해 보일 수가 없잖아요? 여기 있는 한 명 한 명이 다 그래요! 저도 언젠가 이런 반짝반짝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절로 생각하게 만드는... 그런 인터뷰집입니다. 언니들 너무 멋져요. 저도 금방 따라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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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구가 5년 후 나에게 Q&A a day 다이어리 짱구가 나에게 Q&A a day 다이어리
더모던 편집부 엮음 / 더모던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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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제가 쓰던 10년 다이어리가 끝이 납니다. 처음에 쓸 때는 우와 10년을 어떻게 쓰지? 싶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슝슝 잘 가서 결국 10년이 흘러버리고 말았어요ㅠ 제가 쓴 10년 다이어리는 아예 연도가 정해져 있어서 2013년~2023년 이렇게 10년 동안 쓰는 다이어리였는데 작년 오늘 나는 뭘 했다, 2년 전 오늘 나는 뭘 했다, 이런 기록이 있으니까 은근 좋더라고요. 사실 쓰지 않으면 기억도 못 할 일은 써 놓으니까 다 기억하게 되는 게 정말 신기하죠? 그런데 아쉬운 건, 저는 매일 일기를 쓰거나 다이어리에 기록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은근 안 쓴 날이 많았어요. 한 페이지에 10년 동안의 기록이 있어야 하는데 정작 반절 정도만 차 있곤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n년형 일기를 고를 때 이왕이면 년도가 박혀있지 않은 걸 고르자고 생각했어요. 그럼 듬성듬성 띄워쓰는 날이 있다 하더라도 그 다음해에 채워넣을 수 있잖아요? 그리고 한 페이지가 너무 길어도 좀 부담스러웠어요. 10년 다이어리를 다 못 채웠다는 데서 아시겠지만.. 저는 일기를 아주 간단히 쓰는 초심자라서(ㅋㅋ) 3~4줄 쓰는 것도 은근 까다롭더라고요. 그래서 제품을 쭉 고르다 만나게 된 게 바로 <짱구가 5년 후 나에게 Q&A>입니다. 이 다이어리 시리즈가 1년/3년/5년 이렇게 있는데 제 성향에는 5년이 딱 좋을 것 같았어요~


만년형이라 제가 쓰는 연도를 조정할 수 있다는 점 외에도, 매일 다이어리가 던지는 질문이 있어 거기에 맞춰 답을 하다보면 금방 내용이 다 채워지는 점도 맘에 듭니다. 매일 있었던 일을 쓴다기보다 '지금 나의 생각/느낌/가치관'을 적는 일기 같아서 색달라요. 5년이 짧은 시간은 아니니까, 분명히 1년 전, 2년 전의 나와 다른 답변을 하는 질문도 생길 것 같아서 벌써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도대체 나는 5년 동안 어떻게 달라질까? 새삼 생각하게 돼요.


일러스트가 너무너무 귀엽습니다. 짱구뿐만 아니라 빨간머리앤이나 곰돌이 푸 같이 다양한 캐릭터가 있던데, 좋아하는 캐릭터로 골라 잡으시면 될 것 같아요. 어쨌거나 나와 5년을 함께 해야 하는 녀석인데, 볼 때마다 기분 좋아지게 내 맘에 쏙 드는 디자인이어야 하지 않겠어요? 그래야 조금이라도 더 알차게 쓰죠! 앞으로 5년 동안, 요 녀석과 함께 열심히 일기 써봐야겠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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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사람들을 위한 정치 수업 - 한나 아렌트, 성난 개인들의 시대에서 인간성 회복의 정치로
이인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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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 작품을 읽어본 적은 없지만, 무슨 일만 터졌다 하면 인용되는 통에 이름은 익숙해진 사상가입니다. 아마 한나 아렌트의 이름을 들어보지 못하신 분들도 '악의 평범성'이라는 용어에는 익숙하지 않으실까요? 직관적인 그 용어는 지금 다시 봐도 감탄이 나와요. 그렇게나 수많은 역사의 비극을 하나의 단어로 응축시켜 버렸잖아요! 그 단어 때문에라도, 한나 아렌트의 저서를 읽어보고 싶은 마음은 항상 있었습니다. 그런데 본격적인 철학/사상 책은 읽어봐도 개념을 이해하는 데 한참 걸려서 망설여지더라고요. <외로운 사람들을 위한 정치 수업>은 저 같은 사람들을 위한 초보자용 가이드 같은 책이었어요!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양심에 관한 부분이었습니다. 이건 한나 아렌트의 저서 중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다룬 4장에 나와요. 나치의 고위 관리가 실무자들이 겪는 양심의 가책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주었는가 하는 부분입니다. 하인리히 힘러라는 친위대 수장은, 사람들을 학살하는 친위대가 양심 대신 책임을 느낄 수 있도록 방향을 바꾸어 버렸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누군가를 살해하면서도 '내가 피해자에게 폭력을 가하고 있다'가 아니라 '나는 지금 국가의 의무를 다하고 있다'라고 생각하게끔 유도했다는 거죠.


한나 아렌트는 누구에게나, 심지어 나치 전범에게조차 양심이 있다고 봤습니다. 다만 어떤 사회체제 하에서는 양심이 다른 방향으로 작동하도록 사회가 압력을 가하기 때문에, 나치 전범 같은 경우는 양심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게 다른 방향으로 작동했다고 말합니다. 국익을 위해 유대인을 죽이는 것은 나의 의무이므로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지만, 유대인을 대량학살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고통을 주는 것에 양심의 가책을 느낀 케이스가 바로 아이히만이었다고 해요. 정말 어처구니없지만 가스실은 유대인을 고통 없이 죽게 하려는 그의 '배려'였다고 하네요... 그런데 이게 역사에서 예외적인 단 하나의 케이스가 아닐 것 같다는 점이 무서웠습니다. 지금도 자식을 죽이면서 '너를 위한 거야' 하는 부모가 종종 있잖아요? 사람이 양심의 방향을 엉뚱하게 몰고 가기 시작하면 객관적인 미친 짓을 하면서도 그걸 전혀 인지하지 못하게 되나 봐요. 무섭습니다...


그 외에도 천부인권을 부정하는 부분도 좋았습니다. 천부인권이라는 말 자체가 '하늘이 내려줬다', 즉 신의 권위에 기댄 단어라는 지점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었거든요. 이 경우 힌두교처럼 신이 인간을 불평등하게 태어나게 했다는 교리를 만나면 인권은 우위를 점할 수 없게 돼요. 왜냐면 신이 인간을 고귀하게 했다 vs 신이 인간을 비천하게 했다 이렇게 동일한 위치에서 싸우게 되잖아요. 결국 어느 신을 믿느냐에 따라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불평등하게 태어났지만, 서로를 평등하게 만들겠다는 공공의 결정을 했기 때문에 평등하다'는 쪽의 인권론이 훨씬 마음에 드네요.


사실 아직 다 이해하지 못한 부분도 많고, 언뜻 이해된 것 같은데 막상 설명하려니 못 하겠는 부분도 많습니다. 역시 한 번 읽어서 될 게 아니었어요. 몇 번 재독하고, 한나 아렌트의 저서도 직접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야 제 안에서 제대로 소화가 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 가이드 덕분에 처음 접근은 좀 스무스하게 되지 않을까 기대를 가져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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