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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과 논쟁을 벌여봅시다 - 12명의 천재 물리학자가 들려주는 물리학 이야기
후위에하이 지음, 이지수 옮김, 천년수 감수 / 미디어숲 / 2024년 10월
평점 :
저는 물리학은 고등학교 때 배운 수준? 정도밖에 모르는 사람입니다. 관심은 항상 있었어요. 양자 역학 같은 건 이해하기 너무 어렵지만 또 신기하고 재밌잖아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나 슈뢰딩거의 고양이 같은 내용을 아주 거칠고 일차원적으로 요약해서 이해하고 있었죠. <아인슈타인과 논쟁을 벌여봅시다>는 물리학에서 중요했던 아이디어나 개념을 쉽게 설명한 책 같아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제 수준보다는 상당히 높은 물리학 지식을 알려주는 책이었어요.
그러니까 저는 아이디어나 개념에 대한 설명 정도를 기대했던 것이죠. 예를 들면 '블랙홀 안에서 시간은 양방향으로 흐를 수 있지만, 공간은 일방향으로만 향할 수 있다' 같은 수준? 그런데 이 책은 훨씬 본격적이더라고요. 아이디어나 개념을 설명해주긴 하는데, 공식까지 함께 곁들여서 알려줍니다. 문제는 제가 공식을 봐도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깜깜이였다는 것이죠. 공식이 없는 내용도 어라? 싶은 내용이 많았어요. 심지어 책 가장 초반, 1장에 등장하는 '원자의 내부는 텅 비어있어서 사실 모든 사물은 99%가 비어있다'는 명제 자체가 아직도 너무 어렵습니다. 만약 제가 물리학 쪽으로 조금만 더 지식이 있었더라도 훨씬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을 것 같아서 슬퍼요. 흑흑.
그래서 제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에 한해서, 제가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최대한 소화를 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그게 정확한 개념과는 거리가 좀 멀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관측하지 않을 때 안개처럼 사방에 흩어져 있던 입자들이 관측을 하는 순간 정지되는 모습을 저는 사람이 인생에서 하는 선택과 비슷하다고 느꼈거든요? 그러니까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있는 상황에서 뭔가 결정의 시간이 되어서 딱 선택하는 순간 모습이 고정되는 걸로요. 이건 평행우주 이론과는 좀 달라요. 평행우주 이론은 선택하는 순간 다른 가능성의 우주가 분기한다고 하지만, 저는 그 경우 일정 시간이 지나면 완전히 다른 상황이 펼쳐질거라 '평행 우주'라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거든요. 지도에서 1도만 틀어져도 완전히 방향이 바뀌는 것처럼 말에요. 그런데 바로 뒤에 평행 우주 해석이 소개되어서 제가 이해한 것도 약간 평행우주 이론 계열이구나 싶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너무 재밌었습니다. 역시 시험을 보지 않는 순수한 지식은 정말 재밌고 흥미로운 것이에요ㅋㅋㅋ 특히 상대성이론과 우주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뛰어난 사람들이 그렇게나 많은 물리학계에서 아인슈타인이 왜 그렇게 슈퍼스타인지 사실 공감이 잘 안 됐었는데, 이 책을 보니 확실히 기존에 몇천년 동안이나 내려오던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게 잘 보여서 감탄스러웠어요. 지금 골머리를 앓고 있는 양자 이론과 상대성 이론의 통합도 언젠가는 새로운 천재의 등장으로 해결되겠죠? 부디 제가 살아있는 동안이었으면 좋겠네요. 모든 모순을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뭔지 너무 궁금하거든요!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