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어제 오늘의 경과를 돌아 보자.


미국이 이란의 기뢰 배포 로켓 발사대를 두 대 파괴했다. UAE를 통한 드론 공격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란군 측 사상자가 발생하긴 했지만 상대적으로 저강도의 단순한 작전이었다.


미국의 공격이 종료된지 2 시간 만에 이란이 보복 공격을 감행했다. 다량의 탄도 미사일과 드론을 이용한 공격이었다. 


트럼프는 드론 몇 대로 로켓 발사대 몇 개 부순 것에 대한 보복치고는 규모가 너무 큰 불공정한 공격이었다고 생각한 듯 하다. 즉각 표적지를 뽑아내어, 그 동안의 행태와는 달리 미국 주식 시장이 개장 중이었는데도 대대적인 공격을 시작했다. 이란이 또다시 보복 공격을 한다면 이란을 지도에서 지워버리겠다는 협박과 함께. (내 귀에 이 말은 제발 보복 공격을 하지 말라는 애원으로 들린다.)


이란은 미국의 공격이 끝나기도 전에 반격을 시작했다. 현지 미군 사령부는 자신들의 피해 사항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않거나 거짓말을 한다. 이번 이란 공격의 특색 중 하나는 미군 해병대가 주둔해 있는 위치 정보를 알아내어 공격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군 사상자가 상당 수 있었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미국은 이란이 먼저 민간 선박을 공격했기 때문에 폭격에 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번에 강력한 폭격을 가했기 때문에 한 달 정도는 호르무즈의 안전 통항이 보장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 말인즉 더 이상의 확전 싸이클로 들어가지 않겠다는 뜻이리라. 미국의 말이 말잔치 이상의 의미가 없다는 것은 오늘도 이란의 통제를 피해 호르무즈를 빠져나가려던 민간 선박 두 척이 이란의 공격을 받았다는 사실로 명백한 것 같다.


미국의 이번 공격의 전략적 목표는 무엇이었을까? 무엇을 성취했을까? 미국은 결혼식 피로연을 하고 있는 곳을 폭격하여 5명의 사망자와 50명 이상의 부상자라는 끔찍한 결과를 초래했고, 상당 수의 패트리엇 방공 자산을 소진시켰고, 전세계 자산 시장을 공포에 빠뜨렸다. 아마 이란에 자신감을 심어주었을 수도 있다. 미국의 군자산이 이미 소진되어 강대강으로 붙었을 때 미국이 먼저 주저앉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이란은 다시금 확인했을 수도 있다. 원정전을 수행하는 미국에 대해 이란의 군자산 등은 거의 무한에 가깝다. 


이란의 단기적 목표 중의 하나가 레짐 체인지라고 하는데 이 말이 맞다면 이란은 지역에서 계속 긴장을 고조시켜 나갈 것이다. 유가를 상승시키고 미군 사상자를 발생시키고자 할 것이라는 뜻이다. 미국이 공격하고 이란이 반격하고 자산 시장이 요동치고 그걸 본 트럼프가 놀라 공격을 멈추고... 이런 이상한 싸이클에 지친 사람들은 하나같이 묻는다. 이 전쟁 왜 하는 거지? 심리적인 차원에서는 전쟁이 이미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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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전쟁은 계속 되고 있다. 아마 지금 이 시간에도 폭격이 이뤄지고 있을 수 있다.


일 이주 전에 이란과 오만이, 미군이 끼여들어 관제하고 있는 오만 쪽 항행 경로를 폐쇄하기로 거의 합의에 이르렀었다. 그러자 트럼프가 오만을 폭격하겠다며 협박했고 오만은 발을 뺐다.


이란은 오만 쪽 경로에 기뢰를 까는 것으로 대응했다. 어제 미군이 폭격한 이란군 로켓 발사대는 그런 기뢰를 실어 배포하는 로켓의 발사대였다.


이번 공격에서 미국은 확전을 피하기 위해 제한적 무력, 그러니까 드론 등의 저강도 무기를 사용한 듯 하다. 반면 이란은 다량의 탄도 미사일을 동원해 보복에 나섰다. 미군 지역 사령부에서는 이란의 미사일 공격 대부분을 요격했다고 발표했다. 예전 같으면 이 발표가 거짓이냐 아니냐가 관심사였을 텐데 지금은 아니다. 몇 기의 요격 미사일을 소모했을까 하는 것이 관심사이다.


트럼프는 이란의 보복 공격에 대해 다시 보복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정말로 공격을 했거나 하고 있다. 이란은 다시 보복에 나설 것이다. 


아마 미국은 전면전은 피하면서 제한적으로, 주기적으로, 이란을 괴롭히고자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란이 지역 내에서 전쟁을 영원한 종식하여야 한다고 주장할 때 의미하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다. 즉, 저강도의 주기적 괴롭힘을 근절하자는 것이다.


이란 쪽 입장에서는 대규모의 전면전 등을 통해 미국에 크게 피해를 입혀야 이런 목표를 성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쉽게 포기하지 않고 있기 떄문에 이란은 미국에 대한 선제 타격에 나설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미국 쪽 입장에서 보자면 미국은 지금의 교착 상태를 타개할 아무런 방법이 없다. 무엇보다도 이란은 이제 하나의 고립된 나라가 아니라 중국, 러시아를 주요 구성원으로 하는 군사, 경제 협력 기구에 속해 있다. 러시아, 중국을 쳐부수지 못한다면 이란도 굴복시킬 수 없다는 뜻이다.


현재 미국의 경제 상황도 매우 위태해 보인다. 미국 국채 금리가 내려오지를 않는데, 일부에서는 이를 채권 시장에 매력적인 상품이 넘쳐나서 그렇다는 등으로 시장 내적으로 해석하지만, 다른 쪽에서는 달러 패권의 약화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한다. 후자의 해석이 갈수록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미국이 이란 주변 바다에 전략 자산을 잔뜩 모아 놓고 이란을 압박하더라도 호르무즈는 열리지 않는다. 페르시아만에서 나는 석유에 특히 의존적인 한국과 일본은 오히려 중국에 비축유를 나눠 달라고 읍소해야 할지도 모를 판이다. 이는 동북아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키우는, 미국으로서는 정말 바보같은 짓이다. 


세상이 머리 속의 합리성만으로 움직이지 않음을 인정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미국에 반복적으로 묻게 된다. 그대의 전략은 무엇인가? 군사적 힘으로 호르무즈를 열 수 있다고 믿는가? 혹은 경제적 압박으로? 적어도 중간 선거까지는 이란을 압박하며 괴롭히고자 하는 것인가? 아마 미국을 이끄는 엘리트들이 합리성이니 보편성이니 하는 기제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들이었으면 애초에 이 전쟁을 시작하지도 않았을 것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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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서머셋 하우스에서 에셔 전시회를 봤다. 원래는 호프스태터의 괴작 <괴델, 에셔, 바흐>를 읽고 나서 전시회를 볼 생각이었는데 저 대작의 수다스러움에 지쳐 책을 읽는 것은 포기해야 했다. 전시회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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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하루에 적어도 한 번은 비가 내리는 나라였다. 그러던 것이 점점 가물어지더니 올해는 최악이다. 오늘 아침에 내린 비는 두 어 달만인 것 같다. 올 여름엔 잔디를 몇 번 깍아 볼 새도 없었다. 잔디는 온통 누렇고 꽃은 몇 송이 피지도 않고 무화과는 작게 열매를 맺는다. 우기가 오면 잔디가 제 색을 찾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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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질적인 낙관론자이다. 그걸 염두에 두고...


엊그제 미국에서 이란에 대한 강력한 경제 제재를 발표했다. 이는 두 가지를 의미한다:

1). 미국이 이란을 굴복시키기 위해 군사적 옵션을 사용하는 것을 포기한다.

2). 미국이 이란을 굴복시키기 위해 경제 제재를 장기간에 걸쳐서 진행할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1). 미국의 경제 제재가 효과가 있든 말든 이란은 중간 선거 전 적당한 때에, 트럼프에게 치명적인 국면에서 미군에 공격을 가할 것이다. 이미 그렇게 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미 함정을 타격하거나 쿠웨이트 등에 침입하여 미군을 포로로 잡거나 등등. 이럴 때 미국은 전면전으로 대응하거나 철수를 결정할 수 밖에 없다. 미국은 현재 전면전을 수행할 능력이 없다. 그러므로 미국에게는 전면전이든 철수든 최악의 선택일 수 밖에 없다.


2). 미국이 대이란 경제 제재에 진지하다면 중국에 제재를 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럴 경우 미국 재무부 장관의 말대로 세계 경제를 통째로 날려먹게 될 것이다. 고작 이란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그러므로 이번 미국의 대이란 경제 제재 발표는 연극에 불과하다고 본다. 아마도 곧 있을 이란과의 합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고강도 경제 제재 앞에서 이란이 애원을 하여 종전을 해주기로 했다는 등의 외관을 꾸미기 위해. 그런데 이란과 종전을 하려면 미국은 이란의 막대한 요구를 들어주어야 하고, 이란은 미국의 약속에 대한 보장 장치를 확보해야 한다. 그것이 무엇일 수 있을까? 


어쨌든 방송에서는 미국 외교관들이 페르시아만 연안 국가들에 있는 직장(대사관)으로 복귀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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