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노동 시간을 연장하려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신문 기사를 찾아 제대로 읽어 보지는 않았지만, 먼저 한 마디 하고 싶다.
내가 보기에 이런 움직임은 한국 사회 앞에 놓여 있는 두 가지 패러다임에 대해 정권이 어떤 선택을 하려 하는가를 보여 주는 것 같다. 단적으로 말하자. 한국은 일본이나 독일 같은 선진국을 지향하면서 이들 나라와 경쟁하는 길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중국과 경쟁하는 길을 선택할 것인가?
우리 모두는 전자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새누리당 정권은, 현실적으로 전자는 어렵고, 그러므로 후자를 택할 수 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 그러므로 임금을 실질적으로 삭감하는 노동시간 연장안을 들고 나선 것이리라.
중국과 저가 경쟁하는 것이 현실적인 길인가?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 한국엔 어짜피 젊은 노동 인구가 얼마 없다. 이 부족분을 메워줄 사람은 젊은 해외 이주민들일 것이다. 극단적으로 말해 이들 해외 노동 인구를 유치할 수 있는 정도로 만 임금을 맞추는 것이 새누리당 정권의 야심일지도 모르겠다.
엊그제 삼성의 실적 악화 이야기를 들었다. 핸드폰 실적이 이전보다 상당히 떨어졌다는 것이었다. 이런 이야기는 이미 오래 전부터 누구나 예상하고 있었을 것이다. 삼성 핸드폰은 무지개와 같은 포지션닝을 하고 있고 이것이 성장의 굳건한 기반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에서 삼성은 중국 기업들에 대한 방어막을 가질 수 없었다. 반면 애플은 프리미엄 시장 안에서 자신을 보호하고 있다. 결론은 삼성은 중국 기업과 경쟁하게 되리라는 것. 똑같은 이야기다.
나도 지방 공장에서 일해 봤지만, 지방 중소 기업의 상당 부분은 재벌 대기업의 하청 기업이다. 이렇게 잘 나가는 몇몇 대기업 위주로 산업이 편재된 결과로 한국은 경쟁력 있는 중소 기업을 제대로 육성해 내지 못했다. 예를 들면 한국의 칼, 연필 공장은 중국 제품과 같은 카테고리의 시장에서 놀아야 한다. 반면, 독일은 같은 제품군을 가지고 프리미엄 시장에서 따로 논다. 그래서 또 똑같은 이야기가 된다.
아마 새누리당의 노동 시간 연장안에 대해 일부 사람들은, "그래 요즘 사람들 일 열심히 안해. 다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해."라고 동의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에 동의하느냐가 문제다. 내가 보기에 한국 유권자의 적어도 30%는 이에 동의하는 것 같다. 새누리당이 이처럼 분명하게 한국이 앞으로 가야 할 길을 보여주고 있는데,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 새누리당이 또 다시 이긴다면, 한국 사람들 일반은 중국과 경쟁하는 노선을 기꺼이 선택한 것이 되리라. 그러할 때 한국의 분명한 문제는 경쟁국 중국에 비해 너무 많은 임금을 받고 너무 적은 시간을 일하고 너무 많은 복지를 받는 것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