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 일은 땅속에 파묻혀 있던 벽돌벽 뿌리와 어제 자른 나무 밑둥 뿌리를 뽑아내는 것이었다. 일을 마치고 나니 데크가 터잡을 사각형 공간의 각이 나온다.



2. 흙을 다 헤집어 놓았기 때문에 벌레들이 그대로 노출된다. 새들이 좋아라 달려 든다. 


3. 애초 정원은 블럭으로 덮여 있었다. 나는 잔디보다는 블럭이 낫다고 생각했었다. 잔디를 깍는 영국 남자들이 그다지 멋있어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난 그런 일을 하고 싶지가 않았다. 정원 관리하는 데 시간을 쓰고 싶지도 않았고. 어쨌거나, 어쩌면 다행이도 나는 결정권자가 아니다. 지금은 내 손으로 데크를 깔고, 내 손으로 잔디를 깔고 싶은 욕망이 차오른다. -다행히도 나는 결정권자가 아니다.

4. 베토벤의 9번, 마이크 올드필드의 튜블라 벨스를 들으면서 일을 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스콧 니어링은 4시간의 육체 노동, 4시간의 독서, 4시간의 사회적 교유를 이상적인 하루 일과로 여겼다. 나는 이걸, 마르크스적 의미에서의 공산주의, 혹은 사회주의의 정의라고 생각한다.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필수 노동 + 생활을 위해 보장된 시간 = 인간다운 삶.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체제. 이름을 뭐라하든, 난 사회주의라는 말을 더 좋아한다, 암튼. 아마 분명한 사실은 지구인들은 이미 생존을 위한 4시간의 노동과 그 나머지의, 생활을 위한 시간을 지구인 모두에게 제공할 만큼 발전된 생산성을 갖추고 있을 게라는 것.

5. 그러나 아마 혁명은 프롤레타리아트에게서 올 것이라는 마르크스의 예언은 틀린 것이리라. 난 라즈니쉬의 오만하고 위험한 생각에 고개를 끄덕인다. 인도가 영적인 나라라면 그대는 왜 인도에 머물며 인도 사람들을 교화하지 않고 서구에 와 있는가? 인도 사람들은 너무 가난하여 영성에 주의를 기울일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나는 자본주의의 혜택을 받아 경제적 여유를 갖게 된 사람들에게 반자본주의는 윤리적 강령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네들의 부는 필연적으로 착취를 전제하고 있으므로. (한국에서는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강남 좌파라고 하나?)

6. 영국에 '세인즈베리'라는 대형 생활 용품 매장 체인이 있다. 이 회사의 주인의 재산은 매해 거의 변동이 없다. 번만큼 다 기부해 버리기 때문이다.나도 그래서 이 매장을 애용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다른 관점도 있을 것이다. 삼성같은 경우를 보자. 악착같이 벌고, 쉽게 내놓지 않고, 끊임없이 재투자한다. 만약 삼성과 세인즈베리가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을 한다고 해보자. 장기적으로 누가 이길까? 당연히 삼성이다. 세인즈베리와 같은 영국 기업은 우리 눈에 나약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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