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1: B, u8 - 14
-Philosophical Occasions, Witt

1. Philosophical Occasions 중 자유 의지에 관한 비트겐쉬타인의 강의를 노트했다. 그의 강의에서 도드라지는 것은 철학이고 지혜다. 철학 문헌들에서 결코 발견하기가 쉽지 않은 것들.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 예를 들면 이렇다. 어린 우리는 자유, 자유 의지라는 말에 전율을 느끼고는 했다. 자유 의지를 증명하기 위해 바다 한가운데로 헤엄쳐 들어간 철학자라니! 그러나 어린 우리 모두가 그런 얘기에 귀가 쫑긋해지는 건 아니었다. 대다수의 친구들은 그런 무의미한 죽음에 어이없어 했었지. 나이를 먹고 세상을 좀 알게 된 후라면 스피노자의 현실주의에 끌리게 된다. 그래, 세상에 대범해지자.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자. 예컨대 자유 의지 따위는 없는 거야... 그러면 세상은 좀 더 친숙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오늘, 비트겐쉬타인을 찬찬이 읽었다. 자유 의지가 있네 없네 하는 논란은 우리가 철학을 할 때나 나타나는, 다시 말하면 우리가 철학을 하기 위해 만들어낸 문제에 불과하다고 비트겐쉬타인은 이야기한다. 고개를 끄덕이는 나 자신을 느낀다. 스피노자를 무기로 종횡무진했었는데 오늘 제대로 임자를 만났군. 비밀도 아닐거다. 철학이라는 허영에 면역되어 있는 보통의 사람들 모두가 알고 있는 아주 평범한 진리일 터...
2. 어제 옥스포드 강의에서는 전형적인 철학 논쟁의 예를 하나 보여주었었다. 문제가 하나 있고, 그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이 있다. 각 해석들의 이름을 외우고 논증도 외워야 한다. 그 뻔하고 지루한 말장난들은 철학으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고안된 장치라는 걸 오늘 깨닫는다. 철학은 언제나 철학함 자체가 문제가 된다. 철학함에 있어 언제나 철학 자체가 문제가 된다. 이런 비극적인 사연이 또 있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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