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에 예쁜 스페인 아줌마가 있다. 쉬는 시간에 혼자 넋두리같은 말을 잘 한다. 나한테 영국 온지 얼마나 되었냐기에 6달이 다 되어 간다고 했더니 자기는 2년이란다. 칠판에 "I miss my mother"같은 말을 큼찍하게 쓰더니 2년이란 시간이 너무도 빨리 지나갔다고 말을 잇는다. 나는 숙제를 하느라 바빠서 제대로 대꾸도 못해주고 있었는데 시간이 화살처럼 빠르게 날아가버렸다는 말을 듣자니 나 역시도 6달이란 시간이 너무도 빨리 지나가 버렸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앞으로의 삶도 내가 의식을 하지 않으면 않을수록 더욱 빨리 지나가 버릴 것이다. 나는 요즘 진학 문제에 막혀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막혀 있을 때일수록 시간은 더욱 빨리 지나간다. 답은 막혀 있는 것을 빨리 뚫어내는 것 뿐...


집중이 주는 피곤을 피하려 유튭에서 놀다 모처럼 피터 가브리엘의 음악을 듣게 되었다. 영국 냄새가 물씬 나는 아름다운 곡이다. 방황에 관한 노래, 모색에 관한 노래라고 할 수 있겠다. 이 곡의 모든 버전이 다 좋다. 위에 걸어놓은 버전에서는 곡의 분위기와 멜로디가 오케스트레이션과 너무나 잘 맞는다(마치 오리지널 곡인 것처럼). 마무리 부분에서 베토벤이 부드럽게 접속되는 흐름도 너무나 아름답다. 이 곡이 방황과 모색의 노래라는 것을 생각하면 더더욱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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