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휴가 갔던 러시아 여학생 복귀. 얼굴이 시커멓게 탔고 눈화장이고 까만 매니큐어고 영락없이 클레오파트라 이미테이션. 이집트 갔다 왔단다. 이집션 닮았다고 해주었다. 한 계절을 잘 놀았구나. 부럽다...


워털루역. 또다시 연착. 7시 20분 차를 놓쳤는데 연착 중이었다. 피난민같은 엄청난 인파가 연착 중인 기차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기차가 왔고 나는 콩나물 시루같은 기차 안으로 몸을 끼어넣는데 성공. 못 타고 만 사람도 상당히 많았다. 기차 문이 닫히는데 몸을 기차 안으로 더 깊이 박아넣지 못한 승객 둘이 기차 밖으로 탈락. 그들의 표정을 살펴 보았다. 허탈한 듯한 표정이 잠시 스쳐가더니 이내 휴대폰을 꺼내들고 어딘가로 전화를 하더라. 차 안에도 차 밖에도 짜증스러운 표정들이 하나도 없었다. -신기했다.


비좁은 기차 안에서 럿셀을 읽었다. 많은 자극을 받고 있다. 야망이 커짐을 느낀다.


집에 와서 밥 먹고 아무 것도 안했다. 꾸벅꾸벅 졸면서 테레비를 봤다. 뉴스나이트에서 내내 힉스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이런 것이 이처럼 큰 뉴스로 다뤄지는 게 신기했다. 아마 CERN에 영국 국민들의 세금도 들어가 있을 것이다. 지금 CERN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인류의 가장 커다란 지적인 모험들 중 하나일 것이다. 나도 관심을 두어야 겠다고 생각했지만 너무 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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