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 책 작업을 하고 있다. 네들러가 스피노자 전기 서문에서 말한, 스피노자 철학의 출전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일은 한 사람의 생애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스피노자 가계가 이베리아 반도에서 가져온 전통이 있고 네덜란드에 정주했을 때 그곳 사람들의 전통, 주로 스피노자의 친구들의 사고를 형성한 전통이 있고 등등... 심각하게는 스피노자 후대의, 스피노자가 주요한 추동력 중 하나였던 거대한 독일 관념론 운동이 있다. 이 마지막 것에 속하는 철학자 한명을 연구하는데만 연구자의 전생애가 갈려들어갈 판이다. 아, 그리고 스피노자의 진리성 문제, 즉 그의 현재성, 혹은 현대성이라 불려야 마땅한 문제가 있다... 등등.


그렇지만 머지않아, 늦어도 한 세대 안에 그런 종합판 스피노자 연구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AI 때문이다. AI의 빠른 발전은 인문학 분야에 있어서도 사람을 깜짝 깜짝 놀라게 한다. 그리고 LLM 분야에 있어서도 슬슬 옥석이 가려지고 있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 나는 어떤 아이디어가 있으면 LLM에 넣어서 의견을 묻는다. chatgpt 최신 버전은 하나마나한, 고등학교에서 대학 수준의 답변을 해준다. 그러나 제미나이 3 버전이나 클로드 opus 4.5 버전은 대학원생 수준급의 답변을 내놓는다. AI의 진보는 이제 시작 아닌가? 이 기술이 우리를 어디까지 데려가줄까? (이 기술이 없다면 지금 내가 꿈꾸는 수준의 기획을 완수하는데 나의 평생을 갈아넣어야 할 것이란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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