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타르코프스키 감독의 영화 '희생'을 보았다. 조금은 이상한 경로로, 유튭에서 인터스텔라 리뷰를 보다가 갑자기 생각이 나서 보게 된 영화다. 다행히 유튭에 전편이 올라와 있었다. 2시간이 훨씬 넘는 상영 시간에, 기존의 영화 문법과는 많이 다른 영화였기 때문에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니었다. 또 다른 각도에서 보자면 기존의 문법에 지겨움을 느끼는 사람이나 그런 문법을 깨어버리고 싶어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참조가 될 수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모로... 


영화는 많은 여운을 남겼다. 모든 좋은 예술 작품은 관객으로 하여금 인간의 근원 조건을 되사유케 하는 것 같다. 사유란 일종의 외적 타격에 의해 촉발된다. 익숙함에 익숙해 있는 한 사유는 여름날의 동물원 곰처럼 비비적거릴 뿐이다. 내 생각에는, 사유를 일깨우는 것이 예술의 본원적 의미인 것 같다. 즉, 예술은 창조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일깨우는 것이다. 혹은 인간의 근원 조건으로 회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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