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
올가 토카르추크 지음, 최성은 옮김 / 민음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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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일이백년을 너끈히 산다면 이렇게 자연을 훼손하지는 못했을 겁니다. 인간이 동물들과 서로 경쟁하며 서로를 음식으로 취할 수 있었다면 이렇게 잔인하게 그들의 몸을 학대하지는 못했을 겁니다.

도살당한 짐승의 붉은 고깃덩이가 걸려 있는 가게 진열장을 지나갈 때, 그게 무엇인지 생각해 본 적 있으신가요? 한 번이라도 궁금하게 여긴 적 있나요?
식당에서 꼬치구이나 커틀릿을 주문했을 때, 우리 앞에 놓인 건무엇일까요? 아무도 충격을 받거나 끔찍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무자비한 범죄가 지극히 일상적이고 정상적인 행위로 여겨지고있으니까요. 지금은 모두가 아무렇지도 않게 범죄를 저지릅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표준이 된다면 세상은 아마 바로 그런 모습일 거예요. 아무도 세상이 잘못되었다는 걸 느끼지 못하는 그런 세상 말입니다.

"사실 인간은 동물이 그들의 고유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할 책무를 갖고 있습니다. 가축들은 그들이 우리에게서 받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주기 때문에 그들에게 애정을 돌려주는건 인간의 의무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존엄하게 살 수 있도록 빚을 청산하고, 현생의 모든 업보를 명부에 기록하고 갚아 나갈수 있더록 도와야 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거죠. 나는 동물로 태어나 살았고, 먹었고, 녹색 초원에서 풀을 뜯었고, 새끼를 낳았고, 내 체온으로 자식들을 따뜻하게 덥혀 주었고, 둥지를 지었고, 내게 주어진 의무를 모두 완수했노라고 말이죠. 인간이 그들을 죽일 때 그들은 공포와 두려움 속에서 죽음을 맞습니다. 어제 내 눈앞에 쓰러져 있었고, 아직도 거기에 있는 그 야생 멧돼지처럼 업신여김을 당하고, 진흙탕에 더럽혀지고, 피투성이가 된 채, 썩은 고깃덩이가 되어 버렸습니다. 인간이 동물을 지옥으로 내모는 순간, 온 세상이 지옥으로 변합니다. 왜 다들 그 사실을 모르는 걸까요? 어째서 인간의 이성은 사소하고 이기적인 쾌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걸까요? 사람들은 다음 생애에서 동물들이 해방을 맞이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줄 의무가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같은 방향을 향해 선택의 단계로.

도대체 무슨 세상이 이 모양이죠? 누군가의 몸으로 신발을 짓고, 미트볼과 소시지, 침실 깔개를 만듭니다. 또한 누군가의 뼈를 고아서 국물을 우려내죠….. 누군가의 뱃가죽으로 완성한 신발과 소파, 숄더백, 누군가의 털로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고, 누군가의 몸을 먹고, 그것을 토막 내어 기름에 튀기고 있습니다…….
이런 잔혹한 행위가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는 게 말이 되나요? 이것은 잔인하고 무감각하고 기계적이며 그 어떤 양심의 가책도 없이, 그리고 일말의 반성도 없이 벌어지는 대량 학살입니다. 고매한 철학이나 신학 분야에서 반성과 성찰이 그토록 난무하는데도말이죠. 살상과 고통이 일반적인 것이 되어 버린 이곳은 대체 어떤 세상인가요? 뭔가 잘못된 게 아닐까요?

"자연의 관점에서 볼 때는 그 어떤 생물도 유용하거나 무용하지 않아요. 그것은 그저 사람들이 적용하는 어리석은 구별일 뿐입니다."

하지만 왜 우리는 꼭 유용한 존재여야만 하는가, 대체 누군가에게, 또 무엇에 유용해야 하는가? 세상을 쓸모 있는 것과 쓸모없는 것으로 나누는 것은 과연 누구의 생각이며, 대체 무슨 권리로그렇게 하는가? 엉겅퀴에게는 생명권이 없는가? 창고의 곡식을훔쳐 먹는 쥐는 또 어떤가? 꿀벌과 말벌, 잡초와 장미는? 무엇이더 낫고 무엇이 더 못한지 과연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까? 구멍이 많고 휘어진 거목은 사람에게 베이지 않고 수세기 동안 살아남는다. 왜냐하면 그 나무로는 어떤 것도 만들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본보기는 우리와 같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준다. 유용한 것으로부터 얻어 낼 수 있는 이익은 누구나 알지만, 쓸모없는 것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신문은 우리를 언제나 불안한 상태로 만들어서 우리가 진짜 느껴야 할 감정으로부터 우리를 멀어지게 만든다. 무엇 때문에 내가 언론의 권력에 굴복하고, 그들의 지시에 내 생각을 맞춰야 한단 말인가?

"동물을 보면 그 나라가 어떤지 알 수 있어요. 그러니까 동물을 대하는 태도 말입니다. 사람들이 동물에게 잔인하게 군다면 민주주의나 그 어떤 시스템도 소용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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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사람
홍은전 지음 / 봄날의책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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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통이 사라지는 사회‘를 꿈꾸지 않는다. 여기는천국이 아니니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예수나 전태일처럼 살기를 바라지도 않는다. 그들은 모두 일찍 죽었기때문이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되도록 몸을 사리며 적당히 비겁하게 내 곁에서 오래 살아주길 바란다.
그러므로 나는 이 세계에서 일어나는 고통에 대해 얼마간의 책임이 있고 어떤 의무를 져야 하는 것이다.

손 벌리는 자‘의 마음에 대해아무것도 모르면서 ‘손 잡아주는 자의 자부심으로 살아왔던 시간이 부끄러워서 펑펑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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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벌리는 자‘의 마음에 대해아무것도 모르면서 ‘손 잡아주는 자‘의 자부심으로 살아왔던 시간이 부끄러워서 펑펑 울었다.

나는 고통이 사라지는 사회‘를 꿈꾸지 않는다. 여기는천국이 아니니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예수나 전태일처럼 살기를 바라지도 않는다. 그들은 모두 일찍 죽었기때문이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되도록 몸을 사리며 적당히 비겁하게 내 곁에서 오래 살아주길 바란다.
그러므로 나는 이 세계에서 일어나는 고통에 대해 얼마간의 책임이 있고 어떤 의무를 져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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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의 달
나기라 유 지음, 정수윤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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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미가 아동성애자기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임을 정당화하고하고 미화하는 것 같아 거북했지만 사라사의 마음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사랑이 세상의 이해가 필요하지 않음에도 편견과 잣대를 들이대는 사람들때문에 힘들어 하는 이들을 위로하는 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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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는 생활
김혜진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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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우리와 나란히 서 있다가 한꺼번에 갑자기 몇 계단 위로 뛰어올라간 뒤 우두커니 우리를 내려다보고, 또 갑자기 우르르 몇 계단 아래로 내려선 다음 멍하니 우리를 올려다본다. 그 바람에 우리가 서 있는 자리는 그들보다 아래였다가 위였다가 오르락내리락한다. 이러나저러나 우리와 나란히 서 있는 건 해본 적도없고, 하고 싶지도 않고, 할 줄도 모르는 사람들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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