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반전의 과학적 에세이라니요!!
우리가 당연하게 믿고 있는 것들을 자탕으로 당연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들이 마치 삼각형의 모서리를 바닥으로 두고 위태롭게 서있는 모양새임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물고기를 예로 들어보자. 아가시는 이 순간 헛간 교실 바로 밖에서 헤엄치고 있는 모든 물고기, 그중 한 마리를 바다에서 건져올려 껍질을 벗겨보면 신이 보낸 아주 분명한 메시지를 발견하게될 거라고 했다. "인간의 육체적 본성이… 어류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을 모르면, 인간이 얼마나 낮은 곳까지 내려갈 수 있고 도덕적으로 얼마나 졸렬해질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33 아가시가충격적이라고 느낄 만큼 인간과 유사한 어류의 골격 구조(작은 머리, 척추골, 갈비뼈를 닮은 돌출 가시)는 ‘인간에 대한 경고였다. 어류는 인간이 자신의 저열한 충동들에 저항하지 못하면 어디까지 미끄러져 내려갈 수 있는지를 상기시키는 비늘 덮인 존재였다. "인간은 [어류와 그를 구별해주는 도덕적·지적 재능을 활용할 수도 있고 남용할 수도 있다. (…) 인간은 자기가 속한 유형 중 가장 낮은위치까지 가라앉을 수도 있고, 영적인 높이로 올라갈 수도 있다."

‘혼돈‘만이 우리의 유일한 지배자라고 아버지는 내게 알려주었다. 혼돈이라는 막무가내인 힘의 거대한 소용돌이, 그것이야말로 우연히 우리를 만든 것이자 언제라도 우리를 파괴할 힘이라고말이다. "혼돈은 우리의 그 무엇에도 관심이 없다. 우리의 꿈, 우리의 의도, 우리의 가장 고결한 행동도, 절대 잊지 마라." 데크 아래솔잎들이 쌓인 땅을 가리키며 아버지가 말했다. "너한테는 네가 아무리 특별하게 느껴지더라도 너는 한 마리 개미와 전혀 다를 게 없다는 걸. 좀 더 클 수는 있겠지만 더 중요하지는 않아." 당신 머릿속에 존재하는 위계의 지도를 들여다보느라 아버지는 여기서 잠시말을 멈췄다. "과연 네가 토양 속에서 환기를 시킬 수 있을까? 목재를 갉아 먹어 분해의 속도를 높이는 일은?"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나는 네가 그럴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그런 면에서 지구에게넌 개미 한 마리보다 덜 중요한 존재라고도 할 수 있지."

"인간은 눈에 보이는 외부 형질에만 영향을미칠 수 있지만, (…) 자연은 외양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 자연은 모든 내부 기관과 모든 미세한 체질적 차이에, 생명의 전체 조직애 영행을 미칠 수 있다."

그 말은 거짓말이 아니라, 자연을 더욱 정확하게 바라보는 방식이다. 그것이 민들레 법칙이다!
어떤 사람에게 민들레는 잡초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 똑같은 식물이 훨씬 다양한 것일 수 있다. 약초 채집가에게 민들레는 약재이고 간을 해독하고 피부를 깨끗이 하며 눈을 건강하게 하는 해법이다. 화가에게 민들레는 염료이며, 히피에게는 화관, 아이에게는 소원을 빌게 해주는 존재다. 나비에게는생명을 유지하는 수단이며, 벌에게는 짝짓기를 하는 침대이고, 개미에게는 광활한 후각의 아틀라스에서 한 지점이 된다.

에모리대학의 유명한 영장류학자 프란스 드 발Frans de Waal은이것이 인간이 항상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우리의 상상 속 사다리에서 정상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우리와 다른 동물들사이의 유사성을 실제보다 과소평가하는 것 말이다. 드 발은 과학자들이 나머지 동물들과 인간 사이에 거리를 두기 위해 기술적인언어를 사용함으로써 가장 큰 죄를 범하는 집단이라고 지적한다.
그들은 침팬지의 "키스"를 "입과 입 접촉"이라고 부르고, 영장류의의 "친구"를 "특히 좋아하는 제휴 파트너"라고 부르며, 까마귀와 침팬지가 도구를 만들 수 있다는 증거에 대해서는 인류를 정의하는 종류의 도구 제작과는 질적으로 다른 것이라고 해석한다. 어떤 인지과제에서 동물들이 우리보다 뛰어나다면 예를 들어 특정한 새종들은 수천 개의 씨앗이 있는 정확한 위치를 기억할 수 있다 그들은 그것을 지능이 아니라 본능이라고 치부한다. 이와 같은 수많은 언어적 수법을 드 발은 "언어적 거세"라고 표현했다. 즉 그것은 우리가 언어를 사용해 동물들의 중요성을 박탈하는 방식이자, 우리 인간이 정상의 자리에 머물기 위해 단어들을 발명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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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 The Complete Maus 합본
아트 슈피겔만 지음, 권희종 외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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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남편과 공원을 산책하며 맑은 날을 누리고 집에서 중국음식을 배달해 먹으며 맥주도 한잔 하고 입가심으로 새콤한 천혜향을 먹었습니다. TV로 뉴스를 보면서 말이지요. 요즘 뉴스는 울진,강릉산불과 우크라이나전쟁소식이 대부분입니다.
그 뉴스를 보며 갑자기 눈물이 흐르고 말았습니다. 멀지 않은 곳에서 집이 타서 차가운 마루바닥에서 넋놓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멀고 먼나라의 전쟁마저도 실시간 볼 수 있는 세상에서 나는너무 편하게 그들을 소비하며 내 여유를 즐기고 있다는생각에 어쩔줄 몰라 그저 눈물이 났던 것 같습니다.
이 시대를 살고있는 사람의 대부분은 전쟁이야기를 전해듣기만 했습니다. 그 끔찍함이란 그저 글씨나 소리로만 들을 수 있을 뿐 몸으로 겪을 수는 없지요.(절대 겪어서도 안되지만 말입니다.) 때로는 전쟁을 통해 삶의방식을 터득한 사람들의 고집을 이해할 수 없어 고개를 돌리기도 하지만 그들이 그렇게 살아왔던 그 시간을 통해서 우리가 되었고 우리가 누리는 이 시대가 되었음을 가끔이나마 생각해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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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사울 레이터
사울 레이터 지음, 이지민 옮김 / 윌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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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루하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겠지만나는 미에 관한 특정 규범을 높이 평가한다.
나는 고통이 행복보다 심오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심각하게 여기는 것을 찬찬히 살펴보면그렇게까지 심각할 필요는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 역시 대부분 그렇게까지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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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죽지 않은 밤 -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살아가는 한 응급실 의사의 투명한 시선
프랭크 하일러 지음, 권혜림 옮김 / 지식서가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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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년심판’ 이라는 드라마를 보았습니다. 그들이 표현하려는 정의는 너무 미화되어 외면하고 싶었으나 그들이 표현하려는 악의는 어느정도 미화되었기에 그나마 봐줄 수가 있었습니다. 현실은 더 끔찍하니까요.
응급실에서 20여년을 근무한 의사의 담담한 기록도 그런 이유로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가 이야기하는 상황은 적어도 책속에서는 고요해보였으니까요. 그가 총상환자와 이야기할 때 그 옆에는 숨을 못쉬는 천식환자가, 구토를 해대는 환자가, 간질빌작을 하는 환자가 동시에 있었을 것입니다. 커튼 뒤에는 이미 사망한 환자가 시트를 덮고 있었을 지도 모르지요. 그가 인간에 대한 연민과 동정을 느끼는 곳은 은은한 불빛아래의 책상앞도, 하루를 회상하는 포근한 이불속도 아닌 그렇게 야단스럽고 법석인 공간이었기에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10분 후 그녀는 깊고 조용한 눈을 하고는 돌아왔다. 나는 그녀가 울었고,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를 보면서 나는 생각했다. 저렇게나 어린데. 앞으로 보게 될 것들이 아주 많이 남아 있는데..

나는 기계를 믿지 않았었다. 기계는 값만 비싼 또 하나의 가짜 발전이자 우리가 마지막 순간에 흔드는 지팡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내 경험들에 둘러싸여 그런 생각을 했고, 내가 새로운 세상을 마주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혁명도, 위대한 발견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다만 똑같이 한 발짝 더 나아가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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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최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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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상처를 받은많은 제 상처가 깊어지는 것 따윈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래서 남에게 상처 주기가 더 쉽다. 더 이상 보호해야 할 자가 없으니까, 다칠 걱정 따윈 하지 않고 맘껏 칼을 휘두를 수는 것이다.

불행에 대한 예감은 실현되고야 만다. 사람들이 불안해하면서 불행을 자꾸 떠올리면 불행이 옳거니, 여기가 내 자리구나 하면서 냉큼 달려드니까.

해에겐 해라는 이름이 있고 달에겐 달이라는 이름이 있는데 반짝이는 저 많은 별들은 다 그냥 별이니, 어쩜 나와 비슷하다. 저마다 이름이 있고 나이가 있는데 내겐 그런 것이 없으니. 나는 반짝이는 별들 중 가장 밝은 별 하나를 오랫동안 쳐다봤다. 그것에 이름을 붙여주고 싶어서 여러 가지 이름을 생각해봤지만 딱히 믿에 드는 게 없었다. 그냥 별이라는 이름이 가장 어울리는 것 깁았다. 그래서 나는 마음을 바꿔 먹었다. 저 별은 그냥 별로 두고다른 별에게 모조리 이름을 붙여주기로, 그럼 저 별만 특별해거다. 세사 사람에겐 모두 이름이 있는데 내게만 이름이 없는상한 게 아니라 특별한 거다.

걱정 마. 나는 아무에게도 붙잡히지 않아. 아무도 나를 붙잡지 않아. 왜냐면, 아무도 나를 원하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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