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 The Complete Maus 합본
아트 슈피겔만 지음, 권희종 외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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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남편과 공원을 산책하며 맑은 날을 누리고 집에서 중국음식을 배달해 먹으며 맥주도 한잔 하고 입가심으로 새콤한 천혜향을 먹었습니다. TV로 뉴스를 보면서 말이지요. 요즘 뉴스는 울진,강릉산불과 우크라이나전쟁소식이 대부분입니다.
그 뉴스를 보며 갑자기 눈물이 흐르고 말았습니다. 멀지 않은 곳에서 집이 타서 차가운 마루바닥에서 넋놓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멀고 먼나라의 전쟁마저도 실시간 볼 수 있는 세상에서 나는너무 편하게 그들을 소비하며 내 여유를 즐기고 있다는생각에 어쩔줄 몰라 그저 눈물이 났던 것 같습니다.
이 시대를 살고있는 사람의 대부분은 전쟁이야기를 전해듣기만 했습니다. 그 끔찍함이란 그저 글씨나 소리로만 들을 수 있을 뿐 몸으로 겪을 수는 없지요.(절대 겪어서도 안되지만 말입니다.) 때로는 전쟁을 통해 삶의방식을 터득한 사람들의 고집을 이해할 수 없어 고개를 돌리기도 하지만 그들이 그렇게 살아왔던 그 시간을 통해서 우리가 되었고 우리가 누리는 이 시대가 되었음을 가끔이나마 생각해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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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사울 레이터
사울 레이터 지음, 이지민 옮김 / 윌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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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루하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겠지만나는 미에 관한 특정 규범을 높이 평가한다.
나는 고통이 행복보다 심오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심각하게 여기는 것을 찬찬히 살펴보면그렇게까지 심각할 필요는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 역시 대부분 그렇게까지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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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죽지 않은 밤 -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살아가는 한 응급실 의사의 투명한 시선
프랭크 하일러 지음, 권혜림 옮김 / 지식서가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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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년심판’ 이라는 드라마를 보았습니다. 그들이 표현하려는 정의는 너무 미화되어 외면하고 싶었으나 그들이 표현하려는 악의는 어느정도 미화되었기에 그나마 봐줄 수가 있었습니다. 현실은 더 끔찍하니까요.
응급실에서 20여년을 근무한 의사의 담담한 기록도 그런 이유로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가 이야기하는 상황은 적어도 책속에서는 고요해보였으니까요. 그가 총상환자와 이야기할 때 그 옆에는 숨을 못쉬는 천식환자가, 구토를 해대는 환자가, 간질빌작을 하는 환자가 동시에 있었을 것입니다. 커튼 뒤에는 이미 사망한 환자가 시트를 덮고 있었을 지도 모르지요. 그가 인간에 대한 연민과 동정을 느끼는 곳은 은은한 불빛아래의 책상앞도, 하루를 회상하는 포근한 이불속도 아닌 그렇게 야단스럽고 법석인 공간이었기에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10분 후 그녀는 깊고 조용한 눈을 하고는 돌아왔다. 나는 그녀가 울었고,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를 보면서 나는 생각했다. 저렇게나 어린데. 앞으로 보게 될 것들이 아주 많이 남아 있는데..

나는 기계를 믿지 않았었다. 기계는 값만 비싼 또 하나의 가짜 발전이자 우리가 마지막 순간에 흔드는 지팡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내 경험들에 둘러싸여 그런 생각을 했고, 내가 새로운 세상을 마주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혁명도, 위대한 발견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다만 똑같이 한 발짝 더 나아가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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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최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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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상처를 받은많은 제 상처가 깊어지는 것 따윈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래서 남에게 상처 주기가 더 쉽다. 더 이상 보호해야 할 자가 없으니까, 다칠 걱정 따윈 하지 않고 맘껏 칼을 휘두를 수는 것이다.

불행에 대한 예감은 실현되고야 만다. 사람들이 불안해하면서 불행을 자꾸 떠올리면 불행이 옳거니, 여기가 내 자리구나 하면서 냉큼 달려드니까.

해에겐 해라는 이름이 있고 달에겐 달이라는 이름이 있는데 반짝이는 저 많은 별들은 다 그냥 별이니, 어쩜 나와 비슷하다. 저마다 이름이 있고 나이가 있는데 내겐 그런 것이 없으니. 나는 반짝이는 별들 중 가장 밝은 별 하나를 오랫동안 쳐다봤다. 그것에 이름을 붙여주고 싶어서 여러 가지 이름을 생각해봤지만 딱히 믿에 드는 게 없었다. 그냥 별이라는 이름이 가장 어울리는 것 깁았다. 그래서 나는 마음을 바꿔 먹었다. 저 별은 그냥 별로 두고다른 별에게 모조리 이름을 붙여주기로, 그럼 저 별만 특별해거다. 세사 사람에겐 모두 이름이 있는데 내게만 이름이 없는상한 게 아니라 특별한 거다.

걱정 마. 나는 아무에게도 붙잡히지 않아. 아무도 나를 붙잡지 않아. 왜냐면, 아무도 나를 원하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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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어른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실 이전에 김형석교수님의 책을 접한 적이 있었으나 저와는 맞지 않는 듯하여 즈도중에 접은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젊은이들의 질문에 어른으로서 답해주시는 내용과 표지의 아이처럼 맑게 웃으시는 교수님에게 반해 읽게 되었지요. 모든 답변이 정답일 수는 없지만 그 가르침을 바탕으로 산다면 행복할 때는 더 기쁘게, 슬플때는 덜 슬프게 인생을 만들 수 있겠다 싶습니다. 종교인은 아니지만 하루 중 잠시동안이라도 명상을 하듯이 선생님의 말씀을 기억한다면 시간이 흐른 뒤 선생님의 미소를 닮을 수 있을까요?

"학생들이 졸업하면 사회에 나가서 일을 합니다. 나도 이제 연세대학교 교수에서 졸업하게 됐으니까 졸업생으로서 사회에 나가 열심히 일해보겠습니다."

나 자신이 살아보니까 90세까지는 늙는 게 아니에요. 90세까지는누구나 똑같이 일할 수 있어요.
우리 철학과에 정석해 교수가 있었는데, 그분이 92세인가 93세쯤되었을 때예요. 내가 그분을 모시고 어딘가 가고 있었어요. 차 안에서심심하시니까 한참 가다가 나보고 이렇게 물어보셨어요.
"가만있자, 김 교수가 지금 연세가 어떻게 됐더라?"
"76세입니다."
그랬더니 아무 말씀도 없이 한참 있다가 혼자 하신 말씀이 뭔지아세요?
"좋은 나이올시다."
그 이야기에 뭐가 깔려있는고 하니 "나도 76세 때쯤에는 정말 좋았는데, 그 나이가 다 지나갔구나." 하는 후회가 약간 섞여있는 거예요.
그런 소리를 들으면서 이다음에 내가 90세가 넘으면 그런 후회를 하지않도록 인생을 3단계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내가 경험했으니까 드리는 말씀인데, ‘정신은 언제부터 늙는가?‘ 생각해 보면, 사람의 정신력은 좀처럼 늙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물론 50대쯤 되면 기억력이 약화돼요. 그래서 깜빡깜빡 잊어버린다고 얘기하는데, 그건 절대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왜냐하면 그 나이쯤 되면 기억력이 떨어지는 게 당연해요. 기억력이 멎으니까 그 대신 사고력이 올라가는 거예요.
사고력은 기억력보다 소중해요. 그래서 사람은 60세가 넘으면서큰일을 하게 되는 거예요. 나이가 들어서 리더가 되는 것은 기억력은멈춰지더라도 사고력, 창조력이 확장되기 때문에 가능한 거예요.
내가 경험했으니까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데, 노력하고 잘 준비하면 신체가 늙는다고 해서 정신력까지 늙는 것은 아니에요. 나의 정신력은 내가 더 많이 키울 수 있다고 보는 거예요. 의사나 과학자들 가운데 인생을 길게 보는 사람들에 의하면, 뇌의 기능은 좀처럼 늙지 않는다고 해요. 과학적 실험도 그런 걸 증명하고 있다고 하죠.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에는 그 사람의 자유를 소중히 여긴다는전제 조건이 있어요. 상대방의 자유를 사랑해야 비로소 우리는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는 거거든요.

사랑의 나무는 조심스럽게 키워가는 거예요. 사랑은 결혼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결혼은 사랑의 출발에 불과하거든요.

직책의 상하 관계는 엄존해야 하지만, 인격의 평등 관계는 더욱 소중하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가 알았으면 해요. 그것이 직장생활에서의행복의 길이에요.

감정은 풍부하게 유지하되, 나이 들수록 감정 조절은 잘해야 해요. 자식과 싸운다거나 심지어 손주들하고 싸우는 건 감정 조절이 안 돼서 그런 거예요.
젊었을 때에는 이성과 감정이 균형을 이룹니다. 그런데 나이 들면이성 기능이 약해지고 감정은 그대로 남아있으니까, 감정 조절을 잘하지 못하게 돼요. 아무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화를 내고 충격을 받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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