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 숲속의 현자가 전하는 마지막 인생 수업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지음, 토마스 산체스 그림, 박미경 옮김 / 다산초당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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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동안 깨달음을 얻고자 수행에 매진한 결과,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을 다 믿지는 않게 되었습니다.
그게 제가 얻은 초능력입니다.

겉으로 영리하고 그럴듯해 보이는데 집착하느라 현재에 진정으로 존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잊고 사는 것입니다.

손바닥만 한 거울에비친 얼굴을 비판적으로 쳐다보고 있자니, 제 안에서 어떤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거참 이상하군. 내 얼굴이 원래보다훨씬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걸." 진짜로 그랬습니다. 이것이이른바 내면의 아름다움이었을까요? 지난 7년 동안 저는 간소하고 단순하게 살았고, 개미 한 마리도 해치지 않으려고조심했습니다. 제 양심을 짓누를 말이나 행동을 삼갔습니다. 명상 수행에 집중한 덕분에 전보다 주변을 잘 알아차리고 현재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지요. 그리고 인간의 고유하고 아름다운 특징, 즉 너그러움과 공감, 인내와 연민 등을 끌어내려고 노력해왔습니다. 그런 시간이 이제 제 얼굴에서보이기 시작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먼저 주먹을 세게 쥐었다가 힘을 빼고 활짝 폈니다. 이 동작을 사전 암시처럼 자주 해보길 바랍니다. 저는강연이나 명상 도중에 이 동작을 자주 합니다. 제가 전달하려는 핵심을 직관적으로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간단한 동작이지만 우리가 유난히 집착하는 것을 내려놓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보여줍니다. 물건이나 감정, 신념 등 대상은 상관없습니다. 여러분도 주먹을 세게 쥐었다가 다시 손바닥을활짝 펴보길 바랍니다.
저는 여러분이 손을 조금 덜 세게 쥐고 더 활짝 편 상태로살 수 있길 바랍니다. 조금 덜 통제하고 더 신뢰하길 바랍니다. 뭐든 다 알아야 한다는 압박을 조금 덜 느끼고, 삶을 있는 그대로 더 받아들이길 바랍니다. 그래야 우리 모두에게훨씬 더 좋은 세상이 되니까요. 우리가 원하는 방식대로 돌아가지 않는 일을 끊임없이 걱정하면서 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우리 자신을 원래보다 더 작고 초라하게 만들 필요 또한 없지요. 우리가 선택할 수 있습니다. 목을 옥죄며 살 것입니까, 아니면 넓은 마음으로 인생을 포용하며 살 것입니까?
자, 쥐고 있던 주먹을 펼쳐보길 바랍니다.

남자가 흰색 소형 승합차를 몰고 가면서 내뱉은 말은 제게 놀라운 해방감을 선사했습니다. 그런 모욕적인 말을 들었을 때 제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어떻게 달라졌는지 알게되었습니다. 남들의 시선에 유난히 민감했던 제가 이젠 날카로운 모욕 앞에서도 차분히 제 안의 목소리에 먼저 귀를기울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목소리는 대답했습니다. ‘별일 아니야’라고요. 얼마나 다행스럽습니까! 그 순간, 제가남들이 감탄할 만한 성과를 이루거나 모두에게 좋은 인상을주고 싶어 안달하는 삶에서 마침내 벗어났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문득 예전에 태국의 스승님들이 했던 말이 떠올랐습니다. "여러분이 원하는 것을 항상 가질 수는 없지만 여러분이 필요한 것은 항상 가질 수 있습니다." 정말로 그랬습니다. 참으로 이상하게도 제가 욕구를 채우려는 집착을 버릴때마다 그 욕구가 더 쉽게 충족되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질병에 분노하진 않습니다. 신이나 운명에도분노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장수를 약속받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인간은 나무에 매달린 잎사귀와 같습니다. 대부분의 잎은 시들어 갈색으로 변할 때까지 버티지만, 일부는 여전히 파릇파릇한 초록빛일 때 떨어지지요.

다른 누군가가 아는지 모르는지는중요하지 않습니다. 자기 자신만은 알 테니까요. 우리는 늘자기 자신과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의행동과 기억은 우리가 앉아 있는 목욕물과도 같습니다. 그깨끗함은 자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어둡고 부정적인 감정을 모두 피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다만 그런 감정이 곧 우리 자신이라고 믿지 않길 바랍니다. 그것이 내면을 전부 차지하고 물들이게 두지 말길 바랍니다. 그런다면 분노나 억울함도, 시기와 미움도 더는 우리를 해치지 못하고 곧 후회할 일을 저지르게 하지도 못합니다.

왜 우리 문화권에서는 죽음과 싸우고, 죽음에 저항하고,
죽음을 부정하는 것을 영웅적이라고 묘사할까요? 죽음은 왜늘 무찔러야 할 적이나 모욕으로, 실패로 그려질까요? 저는죽음을 삶의 반대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오히려 탄생의 반대에 더 가깝지요. 증명할 순 없지만, 저는 늘 죽음 저편에 뭔가가 있다는 확신을 느껴왔습니다. 때로는 뭔가경이로운 모험이 저를 기다린다는 느낌마저 들지요.
숨을 거둘 날이 오면, 그날이 언제든 저더러 싸우라 하지말아주세요. 오히려 제가 다 내려놓을 수 있도록 어떻게든도와주길 바랍니다. 제 곁을 지키며 다 괜찮을 거라고 말해주세요. 우리가 감사해야 할 것들을 다 기억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때가 됐을 때 제가 늘 원했던 끝이 어떤 것인지 기억할 수 있도록 당신의 열린 손바닥을 보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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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했지만 불행하지는 않아
박경훈 지음 / 좋은땅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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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나는 휴먼’이라는 책에서 휴먼이 교사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장면을 읽으며 저의 선생님이 생각났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담임선생님께서는 한쪽 다리가 불편하신 영어선생님이셨습니다. 바로 이 책의 저자 박경훈 선생님이시지요.
선생님께서는 늘 유쾌하셨고 유머러스한 분으로 재미있는 수업을 이끌어 주시고 아침마다 방송하는 ‘오성식의 굿모닝팝스’를 소개해 주시며 매주 한 곡씩 익히는 ‘싱어롱팝스’를 통해 영어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해주셨습니다. 비록 저는 아침형 인간이 못되어 대신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통해 팝송을 배웠지만 당시엔 팝송가사로 꼼꼼히 영어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새로운 방법이었지요.
선생님과의 추억 중 가장 생각나는 일은 수학여행입니다. 여행중 설악산의 비룡폭포에 올라가는 코스가 있었는데 그 곳에서 반별로 사진을 찍게 되었지요. 우리반은 선생님께서 늦게 올라오셔서 학생들이 기다리게 되었는데 그 시간동안 선생님을 어떻게 환영할지를 의논했습니다. 처음에는 박수를 쳐드리자고 했지만 그건 선생님의 불편한 다리를 가리키는 것 같아 그냥 빨리 오시라고 타박비슷한 말을 하기로 했는데 선생님께서 땀을 뻘뻘 흘리시며 올라 오셨을 때는 정말 너무 기뻤습니다. 어린 소녀들은 혹시라도 선생님께서 도중에 못올라 오셔서 우리반만 선생님 없는 사진을 찍게 될까 걱정했거든요. 책에서 어릴 적 선생님의 비룡폭포 에피소드를 읽고 그 때 생각이 나서 울컥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그 때도 올라오시며 옛생각이 나셨겠지요.
졸업 후에도 가끔 선생님 소식을 찾아 보곤 했습니다. 신문에서 선생님께서 자랑하시던 여동생분의 부음을 보고 속상해 하실 선생님을 생각했지요. 인터넷에서 송도 국제고등학교 교장선생님이 되셨다는 기사도 보았고요. 그리고 이제 이렇게 멋진 책도 내셨다는 소식을 접하고 얼른 찾아 읽게 되었습니다.
평소 선생님께서는 늘 유쾌한 이야기나 본인 자랑(?)을 재밌게 이야기해 주셔서 학생들도 선생님께서 몸이 불편하다는 사실을 잊고 있을 정도였습니다. 아직도 선생님의 유머와 트레이드 마크같은 표정을 기억합니다. 선생님의 훌륭한 모습 뒤에는 수많은 시간과 노력이 숨어 있었고 그 열매를 고스란히 받은 학생으로서 이제서야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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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교실 - 누구나 꿈을 이루는 시간
애슐리 부더 지음, 훌리아 베레시아르투 그림, 배형은 옮김 / 찰리북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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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나요, 바이올렛?
노력했다가 실패하는 건 꽤 근사한 일이군요.
아주 멋졌어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훨씬 멋져요.
내일 또 해 봅시다. 되풀이해서 연습하다 보면멋지게 성공하는 순간이 반드시 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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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아이돌 - 또 사랑에 빠져버린 거니? 아무튼 시리즈 45
윤혜은 지음 / 제철소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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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마다 마음에 머무는 아이돌들을 저항 없이사랑한 나는 이제 그들을 하나씩 그러모아 나의 반평생을 증명하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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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나의 아름다운 정원 (개정판)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7
심윤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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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에는 동구의 마음이 이쁘고 기특하여 엄마미소를 띄고 읽다가 뒤에 가서는 동구가 감당해야 하는 슬픔이 너무 커 눈물을 흘리며 읽었습니다. 누구를 사랑하는 마음은 깊고 이해하는 마음은 넓지만 그저 작은 아이일 뿐인 동구가 해질 무렵 넓은 정원에서 어깨가 축 쳐져 앉아 있었을 생각하니 그냥 아무 말 없이 옆에 있어주고 싶습니다.

내가 지금보다 어리던 날, 어느 날 학교에 갔더니 담임 선생님이 갑자기 작별인사를 했다.
"1학년 3반 어린이 여러분, 우리는 이제 헤어지게 되었어요. 우리가 2학년이 되면 지금처럼 늘 한 교실에서함께 지내지는 못할 거예요. 하지만 우리 슬퍼하지 말아요. 새로운 좋은 친구들이 많이 생길 테니까요."
우리는 그 말을 듣고 모두 울었다. 나는 울면서 집에돌아와 엄마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내가 도대체 얼마동안 1학년이었던 거냐고 물어보았다. 엄마는 "1년"이었다고 대답했다. 나는 그때 1년이 얼마나 긴 시간인지를 확실하게 알았다. 나는 우리 반 친구들과 거의 평생을 같이 산 것처럼 느꼈었는데 그 엄청나게 긴시간을 사람들은 "1년"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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