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과 루비
박연준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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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눈물 없이 이 글을 쓸 수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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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친밀한 이방인
정한아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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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읽은 책이 최근 베스트셀러에 올라있어 의아했는데 드라마화 된 것이 이유였더군요. 드라마를 찾아 보았는데 전에 읽은 책과 많이 다른 것 같아 다시 책을 읽어 보았습니다. 이름이나 에피소드등은 비슷했지만 많은 부분이 각색되긴 했습니다. 당시 꽤 매력적인 이야기로 다가오지 않았으나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드라마 역시 흥미롭지는 않았으나 두가지 모두 이야기에 몰입하게 하는 힘은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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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고 나서도 편안한 마음으로 살 수 있는 인생이 럭셔리한 게아닐까. 실제로 나에게는 아주 럭셔리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마스크 걸이다. 전에 하고 다니던 마스크 걸이가 어느 날 툭 터져서줄에 끼어 있던 작은 구슬들이 천지사방으로 흩어져버렸다. 다시살까 하다가 알이 좀 작고 느슨하게 끼워진 여름용 진주 목걸이에다 마스크 고리를 걸어서 사용해봤다. 아주 훌륭했다. 내가 지금 이 나이에 언제 여름용 진주 목걸이를 하고 다닐 기회가 자주올 것이며, 그러면 서랍 깊숙이 넣어둔 것들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이 나이가 되면 이런 생각이 드는 것들이 많이 생기는 것 같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바로 그것들을 즐기리라. 럭셔리하게.

사실 젊음이라는 것은 어찌 보면 혼돈을 겪어야 하는 힘든 시절인지도 모른다. 그 치기와 터무니없는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노력과 진료의 탐색 등등. 그런데 말이지 살아보니 아옹다옹하고 잘난체하고 콧대를 세우고 그런 것들이 이제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는것이다. 관계에서도 이젠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따위별 관심이 없어진다. 서로 편한 사이면 좋고 까탈을 부리거나 좀껄끄러운 관계에 있는 사람은 안 보면 그만이다.
자식들도 다 커서 독립을 해 나가고 정년퇴직한 남편은 이제 매일 와이셔츠를 다려 입힐 필요도 없어졌다. 내가 이 세상에서 없어져도 답답할 사람이 남편밖에는 없다는 이야기인데, 그렇다면 거꾸로 내가 그만큼 자유로워졌다는 말이 아닌가? 나는 드디어 내 인생의 숙제에서 해방된 민족인 것이다. 만세!!!!
지금 나는 이 자유를 마음껏 누리고 산다고 할 수 있다. 아, 물론성질 드러븐 영감탱이 맞추어가며 살기는 쉽지 않지만 그것도 마음만 살짝 바꾸면 문제 될 게 없다. 왜냐, 이 나이에 남편하고 잘 지내면 어떻고 잘 못 지내면 어떠냐 싶은 배짱이 생긴 것이다. 바로그것이다. 이젠 누가 뭐래도 흔들리지 않는 배짱이 생긴 것, 이것이늙을수록 즐거워지는 인생의 비결인 것이다. 잘못 지내면 자기 손해지 내 손해냐? 아이구 어림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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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스탠 바이 미 : 스티븐 킹의 사계 가을.겨울 밀리언셀러 클럽 2
스티븐 킹 지음, 김진준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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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우리는 잠깐 동안 서로의 눈을 들여다보았고, 그 속에서 우리를 친구로만들어주는 어떤 진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기분 최고다!"
크리스가 웃으면서 이마에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뒤로 넘겼다.
"끝내준다!"
나도 여전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신난다."
번이 말했다. 비록 짤막하게 말했지만 그 말은 단순히 쓰레기장에 무단 침입했다는 사실이나 부모들을 속였다는 사실, 혹은 철도를 따라 할로까지 나들이를 하는중이라는 사실만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가 말하고 싶은 것에는 물론 그런것들도 포함되었겠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 이상의 무엇이 더 있었던 것같다. 그날 우리 모두가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 더 이상 바랄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우리는 우리가 누구인지 정확히 알고 있었으며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도 정확히 알고 있었다. 멋진 일이었다.

나는 열두 살 때의 그 친구들처럼 멋진 친구들을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었다. 젠장, 누구나 그렇지 않을까?

우리는 여러 가지 놀이도 했고, 밥을 씹지도 않고 허겁지겁 삼켜버릴 때도 많았고, 잔디도 깎아야 했고, 여기저기 뛰어다녀야 했고, 벽에 동전 던지기도 했고, 사람들이 우리 등을 두드려주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 나는 여기 이렇게 앉아서 IBM키보드를 뚫어져라 들여다보며 그 시절을 되살리려고 노력한다. 녹색과 갈색이공존하던 그해 여름 중에서 제일 좋았던 일과 제일 나빴던 일을 기억해 내려고 노력한다. 그러자 문득 이 늙어가는 몸뚱이 속에 아직도 그 깡마르고 상처 딱지 투성이였던 소년이 숨어 있는 것이 거의 생생하게 느껴지고 그때의 소리까지 들리는 듯하다. 아무튼 그 시절과 그 기억의 절정은 호주머니 속에 잔돈을 잔뜩 넣고등줄기에서 땀을 줄줄 흘리며 플로리다 마켓을 향해 그 길을 달려 내려가던 고든라챈스의 모습이다.

말이 곧 해악이다. 사랑은 로드 맥퀸 같은 엉터리 시인들의 노래와는 전혀 다르다. 사랑은 이빨을 가지고 있다. 그 이빨로 물어뜯는다. 그렇게 생긴 상처는 영원히 아물지 않는다. 사랑의 상처는 어떤 말로도, 어떤 말들의 조합으로도 아물게할 수 없다. 우습게도 현실은 오히려 그 반대다. 상처가 아물면 말도 함께 죽어버린다. 내 말은 믿어도 된다. 나는 한평생 말로 먹고 산 사람이므로 그것이 사실임을 잘 안다.

(…)
나는 이렇게 말했다.
"괜찮아요, 빌. 사람들이 원하는 게 그거라면 공포 소설가가 되죠 뭐. 그것도 괜찮은 일이잖아요."
(…)
그러나 나는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도 사랑했고 내 마음의 일부는 언제까지나 이들을 사랑할 거라고 생각한다. 이 이야기들이 독자 여러분의 마음에도 들기를 바란다. 그리고 좋은 소설이라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해주기를, 즉 여러분의 마음을 짓누르는 현실을 잠시나마 잊어버리고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으로 떠날 수있게 해주기를 바란다. 내가 알고 있는 가장 따뜻한 마법이 바로 그것이다.
자, 됐다. 이제 끝내야겠다. 그럼 다시 만나게 될 때까지 모두 정신 바짝 차리시길, 좋은 책 많이 읽으시길, 쓸모 있는 사람이 되시길, 그리고 행복하시길 빈다.

사랑과 기원을 담아,
스티븐 킹
1982년 1월 4일
메인 주 뱅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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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끝
미나토 가나에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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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은 한가지 이미지의 역할에만 안주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고 하지요. 작가도 그럴까요? 배우야 이야기에 따라 역할이 바뀔 수는 있겠지만 작가는 이야기 그 자체인데 이렇게 바꿔 버리시면 저는 어쩌나요? ㅠㅠ
한참을 기다린 미나토 가나에의 소설이 이전과는 달리 너무 순해 실망하기는 했지만 이야기의 끝을 상상하며 제 싱황을 대입해 보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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