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빌라
백수린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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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아름다운 글을 읽어 장마비 속에서도 시원한 바람을 느낀 듯 합니다. 여러 다정한 여인들의 따듯한 과거가 차분하고 눈부십니다. 개인적으로는 ‘흑설탕 캔디’가 무척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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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니라 그가 나의 꽃
이원하 지음 / 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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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절절하고 발칙한 연애편지라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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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속으로 - 언니에게 부치는 편지
원도 지음 / 이후진프레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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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우는 것도 웃는 것도 슬퍼하는 것도 좌절하는 것도 결국 모두 다 인간 때문이야. 누구보다 인간을 미워하면서도 인간에게 인정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어서 발버둥 치고 있어. 아직 어려서 그런가? 나이가 조금 더 들어서 연륜이 생기고 중심이 잡히면 자신에게 조금 더 집중할 수 있을까? 내 등을 겨냥한 소리엔 크게 관심 두지 않고 선선한 바람의 향기를 맡으며 사랑하는 사람과 프라하에서 보냈던 어느 밤을 조용히 떠올려볼 수 있을까. 나보다 하루라도 더 많은시간을 넘어온 언니는 지금 그렇게 지내고 있어?

언니, 나는 오늘도 일기에 써. 아무것도 모르겠다고. 한 명의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없다고. 그런데 언니, 나는 또 다른 걸 알고 있어. 한명의 노력으로 모든 것을 바꿀 수도 있다는 걸. 그 가능성마저 져버리기엔, 나는 그럼에도 정말 어쩔 수 없는 대한민국의 경찰관이라는 걸. 나의 이야기가, 지금도 무수한 현장에서 나와 같은 마음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경찰관의 외침이, 마냥 흩어지기만 하는 것은아니라는 걸. 민들레 홀씨가 날아가듯 바람에 의해 이리저리 흔들리겠지만, 결국 어딘가에는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이 이야기를 더욱 퍼뜨릴 수 있을 거라는가능성을 나는 굳게 믿고 있다고.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까우며 법이 문지방을 넘기엔 현실의 벽이 너무 높지만, 인과응보 따위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이고 나쁜 사람일수록 더욱 잘 먹고 잘사는 세상이 되었지만, 정직하게 땀 흘리는 노동이 보잘것없는 것으로 치부되지만, 믿음·소망·사랑 그중에제일은 돈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다에 떠다니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줍고 정의롭지 않은 일을 고발하기 위해 많은 걸 잃으면서까지 투쟁하는 한 명의 정의를, 그것이 불러일으키는 선한 영향력까지 무시하기엔 세상이 너무도 아름답기 때문에. 그 아름다운 세상을 모두와 나누고 뒷 세대에 온전히 물려주어야 하기 때문에. 나는, 경찰관은, 국민들은 행동해야 한다고, 내 일기는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문장으로 끝내기엔 남은 페이지가 셀 수 없이 많다고.
경찰을 대표하는 캐릭터인 포순이, 포돌이는 큰눈과 큰 귀가 특징이야. 큰 눈으론 모든 범죄를 빠짐없이 보고, 큰 귀로는 국민의 소리를 귀 기울여 듣겠다는 의미로 만들었다고 해. 동기가 해준 말인데 진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그 말을 믿기로 했어. 그것이 ‘짭새’ 이기 이전에 ‘거리의 판사‘ 역할을 맡은 경찰관이 해야 할 일이므로, 사실 굉장히 부끄러운 말이지만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언니에게 고백했으니까,
언니가 이 이야기를 기억해두었다가 나에게 종종 말해줘. 내가 이 마음을 잃지 않도록. 부디, 오래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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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를 말하기 - 제대로 목소리를 내기 위하여
김하나 지음 / 콜라주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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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말 좋아하는 농담’을 읽고 김하나 작가님의 팬이 되어 그 후로 나오는 작가님의 글을 모두 챙겨 읽고 있습니다. 이번 글도 역시 그녀 답게 깔끔하고 단단하더군요.
말하기에 대한 글이지만 누구를 설득하고 무엇을 설명하는 말하기가 아닌 서로의 관계를 시작하고 다지고 유지하는데 필요한 말하기에 대한 글이었습니다. 친하다고 그저 쉽고 편하게 말하기 보다는 배려하고 공감하고 말하다보면 그 태도가 습관이 되어 서로 말하고 싶은 사람이 되어 있겠지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말을 듣고 싶어하고 그녀와 말하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살다보니 어느새 ‘읽고 쓰고 듣고 말하는 사람’ 이 되어 있다는 작가님! 말하기 책을 내셨으니 듣고 쓰고 읽는 책도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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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해의 마지막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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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을 때면 ‘이 책을 이렇게 쉽게 읽어도 되는 걸까?’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읽고 나서는 ‘이 사람을 이대로 잊을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이번 김연수작가님의 소설이 그러했습니다. 실존 인물을 모델로 하였고 그 인물의 삶이 너무나도 막막하여 그러한 감상이 더욱 진해졌지요.
평소에 저는 20세기 한반도 최고의 미남으로 “백석”을 꼽는데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어디 외모 뿐이던가요? 그 눈빛과 지성은 드러내지 않고도 빛이나 그가 서울이나 평양의 길을 걸으면 모두가 돌아보았으리라는 상상을 하게됩니다. 그가 쓰는 글마저 마음속으로 자박자박 걸어들어 오는 듯하니 반하고야 말지요. 그런 그가 모든 마음을 드러내지 못하고 억지 글만을 강요하는 사회에서 상처받고 부러지는 삶을 살았겠다는 짐작은 하였지만 막상 글로 읽다 보니 그 실체를 본듯하여 더욱 마음이 따가와집니다. 그가 마음을 꼭꼭 누르고 고생을 하게 되었어도 견디고 있었는데 혜산역에서 서희가 읊조리는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듣고는 저도 무릎이 푹 꺾이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런 게 바로 평범한 사람들이 짓는 죄와 벌이지. 최선을 선택 했다고 믿었지만 시간이 지나 고통받은 뒤에야 그게 최악의 선택임을 알게 되는 것. 죄가 벌을 부르는 게 아니라 벌이 죄를 만든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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