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해의 마지막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읽을 때면 ‘이 책을 이렇게 쉽게 읽어도 되는 걸까?’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읽고 나서는 ‘이 사람을 이대로 잊을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이번 김연수작가님의 소설이 그러했습니다. 실존 인물을 모델로 하였고 그 인물의 삶이 너무나도 막막하여 그러한 감상이 더욱 진해졌지요.
평소에 저는 20세기 한반도 최고의 미남으로 “백석”을 꼽는데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어디 외모 뿐이던가요? 그 눈빛과 지성은 드러내지 않고도 빛이나 그가 서울이나 평양의 길을 걸으면 모두가 돌아보았으리라는 상상을 하게됩니다. 그가 쓰는 글마저 마음속으로 자박자박 걸어들어 오는 듯하니 반하고야 말지요. 그런 그가 모든 마음을 드러내지 못하고 억지 글만을 강요하는 사회에서 상처받고 부러지는 삶을 살았겠다는 짐작은 하였지만 막상 글로 읽다 보니 그 실체를 본듯하여 더욱 마음이 따가와집니다. 그가 마음을 꼭꼭 누르고 고생을 하게 되었어도 견디고 있었는데 혜산역에서 서희가 읊조리는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듣고는 저도 무릎이 푹 꺾이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런 게 바로 평범한 사람들이 짓는 죄와 벌이지. 최선을 선택 했다고 믿었지만 시간이 지나 고통받은 뒤에야 그게 최악의 선택임을 알게 되는 것. 죄가 벌을 부르는 게 아니라 벌이 죄를 만든다는 것."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