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첫 책이었던 ˝만약은 없다˝에서는 응급실에서 벌어지는 일 중 우리가 예상치 못했던 ‘피식‘ 하는 순간들이 있었지만 이번 책에서는 우리가 예상하는 것 보다 더 험난하고 기구한 사연들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섬세하고 여린 그의 감상과 필체에 그 사연의 슬픔은 배가 되어지고 말았습니다.
오디오 가이드가 절실하게 필요한 책이었습니다. 처음 책의 두께에 압도당하며 ‘두세권으로 나누어 졌으면 더 좋았을 텐데‘ 라는 생각을 했지만 마지막 장을 덮고 나니 ‘어때? 이렇게 두꺼운 줄 잊고 정신없이 읽었지?‘ 라는 작가의 목소리를 듣는 듯 했습니다. 또한 평소에 전혀 알 수 없었던 콩쿨의 뒷 이야기와 참가자들의 감정은 마치 추리소설을 읽고 있는 기분마저 들게 해주었지요. 일명 막귀, 막눈, 막입을 가진 저는 이렇게 섬세한 감각을 가진 사람들을 동경해왔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섬세한 감각을 가진 사람들의 노력을 통해 나의 평범한 감각이 호사를 누리는 그 순간을 충분히 누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