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말뚝들 - 제30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김홍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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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유머러스한 범죄추리 소설처럼 시작하여 재미있게 몰입하여 읽었지만 말뚝들이 나타나면서 ‘뭐지?‘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나 점점 말뚝들의 정체가 드러나자 이 책은 너무 슬픈 소설책이 되어 버렸습니다. 말뚝만 보면 울게 되는 사람들의 마음과 광화문에 나타나는 말뚝들의 마음을 알아차리면서 저는 더 깊이 이 책에 빠져들었습니다. 애도의 시간에는 끝이 없겠지만 늘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을 말뚝들에게 빛을 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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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 마법 우리 작가 그림책 (다림)
천미진 지음, 민승지 그림 / 다림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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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절기에 맞는 귀여운 그림이 있어 아이들과 함께 보며 할 일을 찾아보기 좋은 책 같아요. 다만 날짜도 함께 있으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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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낙천적인 아이 오늘의 젊은 작가 50
원소윤 지음 / 민음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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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낙천적인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녀보다 더 낙천적인 가족덕분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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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더라도 호기심을 잃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내가 알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에 대하여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포기하는 사람은 되고 싶지 않습니다.

언제까지 일할 수 있을까, 남은 인생을 어떻게 꾸려 가야 할까, 여기서 뭘 더 어떻게 돌파구를 찾아야 할까? 그 와중에 내가 나이 먹은 만큼 부모도 나이 들어 팔순을 앞둔 노인이 되어 있다. 안쓰러운 마음과 책임감이 이리저리 섞이니 눈만 마주쳐도 가슴이 덜컥할 만치 부담스럽다. 이 모든 게 한 번에 들이닥치니 안팎으로 탈탈 털린다. 그야말로 중년의 대위기다.

유교 국가의 여성답게 조용히 숨어서 끙끙 앓는 건 그만두자.

젊었을 적의 내 몸은 나하고 가장 친하고 만만한 벗이더니 나이 들면서 차차 내 몸은 나에게 삐치기 시작했고, 늘그막의 내 몸은 내가 한평생 모시고 길들여 온, 나의 가장 무서운 상전이 되었다. ●박완서, 『호미』(열림원, 2009)

어느 날의 나는 너무 나이 먹은 것만 같은데, 어느 날의 나는 아직 너무 젊은 것 같다. 모순덩어리다. 무엇도 순순히 포기할 준비가 되지 않아서일 것이다. 아마 죽을 때까지도 그렇겠지. 단 하루를 살아도 잘 살고 싶은 법, 남은 삶이 수십 년이나 된다면 지금 여기서 놓아 버릴 순 없다.

나이가 가늠되지 않을 정도의 동안과 몸매 같은 걸 바라는 게 아니다. 내 소망은 되도록 깔끔하고 단정한 모습으로 나이 드는 것이다. 보기에도 청결하고 실제로도 청결한 사람, 자신과 주변을 성실하게 관리할 수 있는 사람, 좋은 낯으로 인사를 건네는 사람,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리지 않고 함부로 반말하지 않는 사람으로 나이 드는 것이다.

바른 자세를 취하는 것도, 밝은 표정을 짓는 것도, 청결을 유지하는 것도 모두 에너지가 충분해야 가능하다. 나는 과연 언제까지 해낼 수 있을까?

갱년기의 갱은 한자로 ‘更’이라고 쓴다. 운전면허를 갱신한다고 할 때의 갱, 새롭게 바뀐다는 의미다. 어차피 통과해야만 하는 길고 어두운 터널 같은 시기라면, 이왕 이렇게 된 거 팔뚝 걷어붙이고 쾌적하게 보수해야지. 전구도 새것으로 갈고, 반짝반짝하게 청소도 할 테다. 나를 돌봐 주고 응원하고, 제대로 갱신해 나갈 테다. 노화의 증거라고만 생각했던 완경과 갱년기는, 나 하기에 따라 오히려 성장기가 될 수도 있다.

예전에 다 해본 거라며 심드렁하게 바라만 보던 것에 다시 도전하기도 하고, 아예 처음인 일에도 과감히 몸을 던져봐야지. 뭐든 좋다. 단 하나의 정답을 찾으려는 게 아니라 시도하는 일 자체에서 즐거움을 찾으려 한다. 시크한 고인 물보다 주책맞은 호기심쟁이가 되는 쪽을 선택하겠다. 냉소冷笑는 말 그대로 차가운 웃음일 뿐이다. 차가운 태도로 웃고 말면 편하고 쉬울 수는 있어도 무언가를 바꿀 힘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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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허클베리 핀의 모험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
마크 트웨인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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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에서 어떤 동기를 찾으려고 하는 자(者)는 기소할 것이다.

이 이야기에서 어떤 교훈을 찾으려고 하는 자(者)는 추방할 것이다.

이 이야기에서 어떤 플롯을 찾으려고 하는 자(者)는 총살할 것이다.

― 지은이의 명령에 따라, 군사령관 G. G. -

"저게 무엇을 뜻하느냐구? 내 가르쳐 주겠구먼. 일을 하랴 너를 부르랴 그만 녹초가 되어 잠들어 버렸을 때, 너를 잃어버려 나는 가슴이 그만 찢어지는 것만 같았당께. 그래서 내사 어떻게 되든, 그리고 뗏목이야 어떻게 되든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제. 그러다가 눈을 떠보니 네가 무사히 돌아와 있는 것을 보자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왔당께. 난 너무나도 고마워서 무릎으로 엉금엉금 기어가 네 발에다 입을 맞출 정도였단 말이제. 그런데 너는 생각한다는 것이 고작, 어떻게 하면 거짓부렁으로 이 늙은 짐을 곯려 줄까 하는 것뿐이었당께. 저기 있는 저 잡동사니들은 쓰레기여. 쓰레기란 말이제, 친구 머리통에다 진창을 잔뜩 발라 놓아 그 친구를 부끄럽게 만드는 인간들이 바로 쓰레기란 말이제."

그러고 나서 짐은 천천히 일어나 인디언 오두막 쪽으로 걸어가더니 말 한 마디 없이 그냥 그 속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충분했지요. 나 자신이 한없이 비열한 놈이라는 생각이 들어, 만약 짐이 그 말을 철회해 주기만 한다면 짐의 발에다 입이라도 맞추는 것조차 마다하지 않을 것만 같았습니다.

검둥이한테 가서 내 머리를 숙이고 사과하기로 결심하기까지는 15분이나 걸렸습니다. 그러나 마침내 나는 이 일을 해내고 말았지요. 그리고 나중에 가서도 그에게 사과한 것을 후회한 적이 없습니다. 이 일이 있고부터는 다시는 그에게 비열한 장난을 치지 않았습니다. 만약 짐이 그렇게까지 마음 상할 줄 진작 알았더라면, 아마 처음부터 그런 장난을 치지 않았을 겁니다.

내가 혼잣말을 하고 있는 동안 내내 짐은 큰 소리로 떠들어 대고 있었습니다. 자유주에 이르러 제일 먼저 할 일은, 일전 한 푼 쓰지 않고 돈을 모을 것이고 충분히 모아지면 왓츤 아줌마가 살고 있는 데서 그리 멀지 않은 농장에 팔려 간 자기 마누라를 다시 사고, 그러고 나서 자기 부부 둘이서 열심히 일을 하여 아들 둘을 되살 것이며, 만일 주인이 팔지 않는다면 노예 폐지론자에게 부탁하여 애들을 훔치게 할 작정이라고 했습니다.

내가 아빠한테서 무엇인가 배운 바가 있다면, 이런 종류의 인간들과 함께 살아 나가는 데 제일 좋은 방법은 그들이 하고 싶은 대로 그냥 내버려 두는 거라는 겁니다.

"헉, 그렇지만 여기 있는 왕도 지독한 냄새를 풍기고 있제."

"짐, 왕들이란 다 그래. 왕이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걸 우리로선 어쩔 도리가 없어. 역사책에도 그것에 대해선 쓰여 있지 않아."

우리들은 짐을 혼자 남겨두고 뗏목을 떠날 때는 그를 묶어 놓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만약 누군가가 짐이 결박도 당하지 않은 채 혼자 있는 것을 보게 된다면, 도망친 검둥이라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지요.

"좋아, 난 지옥으로 가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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