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읽고 싶지 않은 책을 읽고 알고 싶지 않은 것을 알게 되는 때가 있습니다. ‘김지은입니다’ ‘임계장이야기’ ‘그냥 사람’ 등의 책이 그렇습니다. 굳이 누가 읽으라 하는 것도 아닌데 찾아 읽고 분노하고 분해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읽어야 하고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도 그들을 응원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을 테니까요.
남자들에게 “당신도 N번방에 들어가 본 적이 있나요?”라고 물으면 대부분 기겁을 하며 “난 그런 사람아니야”라고 하겠지요. 대부분 그런 사람이 아닐 줄은 알지만 문제는 그 중 거짓말 하는 사람도 있다는 거지요. 그리고 그 사람들의 힘이 의외로 강해 질려버립니다. 정말 그럼 사람이 아니라면 보여주세요. 정말 그런 사이트는 보지도 말고 함께 없애기 위해 노력해주세요.
N번방의 시작이 두명의 대학생에게서 시작되었다니 무척이나 놀랐습니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을 제대로 보여준 그들의 용기와 끈기가 존경스럽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거대한 벽앞 에 서있는 그녀들의 뒤로 모두가 차곡차곡 모여 그 벽을 부수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또래 남자아이가 여자아이를 괴롭히면 어른들은 ‘쟤가 널 좋아해서 그런다’고 말한다. 아니다. 괴롭힘은 결코 애정표현이 될 수 없다. 잘못된 애정표현이라고? 아니, 명백한 성점죄다.
페미니스트가 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느낀 감정은 ‘불편함‘ 이었다. 전에는 그저 기분 좋게 들리던 ‘예쁘다‘는 말도 이제는 거북해졌다. 분명 예전에는 재미있던 미국 드라마조차 거슬렸다. 남자가 여자에게 건네는 말은 반말로 번역되고, 여자가 남자에게 건네는 말은 존댓말로 번역되는 게 자꾸 눈에 들어왔다. 드라마에서 로맨스라는 탈을 쓰고 공공연히 자행하는 데이트 폭력을 볼 때마다저절로 얼굴이 찌푸려졌다.
누군가는 왜 그리 힘들게 인생을 사냐고 묻기도 한다. 왜 별것도아닌 일을 예민하게 받아 들이냐고, 웃기는 말이다. 내가 불편하고싶어서 불편한가. 여러 사회문제를 인지하고 불편해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을 ‘예민하게 구는 것‘으로 여겨선 안 된다. 누군가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는 일상이 다른 사람에게는 쟁취해야만 하는 것일수 있다. 나의 예민함이 사회를 좀더 나은 방향으로 이끈다고 믿는다.
당신은 지금 어느 편에 서 있습니까? 가해자 연대를 부수어 나가는 첫걸음은 더는 피해 영상물 유포를 묵인하거나 방관하지 않는 것입니다. 성범죄 피해자에게 부끄러움의 몫을 전가하는 이가 아닌 가해자 연대에 수치의 책임을 부여하고 가해자 연대를 폭로해나가고 고발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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