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카르테 4 - 의사의 길 아르테 오리지널 9
나쓰카와 소스케 지음, 김수지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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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에 병원에서 우연히 국민학교 동창을 보았습니다. 좀 멀찌감치 스쳐 지나갔기에 그녀는 저를 못보았지요. 그 아이는 국민학교 때부터 키가 엄청 커서 남자아이를 포함해도 전 학년에서 제일 큰 아이였고 공부도 잘하고 달리기도 잘하는 아이였습니다. 앨범을 보면 그 친구와 함께 찍은 사진도 있지요. 그렇게 스쳐 지나간 며칠 후 그 친구가 췌장암에 걸린 것을 알게 되었고 몇개월 후에는 그 친구가 더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니 구리하라선생의 대단한 仁術에는 사실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코웃음이 났지만 그 친구가 생각났습니다.
병원을 소재로 한 많은 드라마나 책이 비슷하지만 아주 그냥 의사가 환자를 위해 뭐 대단한 사명감을 갖고 일하는 모습만 보여 고개를 절레절레 하게 만듭니다. 물론 그런 이상적인 의사선생님이 어딘가에 계시겠지만 제가 병원에 다니는 동안에는 만나 본 적이 없네요. 그저 아름다운 소설이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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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요즘 독자의 수준을 높게 평가해 주시는 것도 좋기는 하지만 의학용어나 약어 정도에는 주석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얼마전 읽은 권남희번역가님의 책을 보니 주석을 쓰는 것도 작가의 재량이고 능력이라고 하시던데( 작가님의 책을 이렇게 태클 거는 데 이용해서 죄송합니다) ERCP나 FDG, EUS-FNA, PMX등의 뜻을 간단하게라도 알려주셨으면 읽기가 더 수월 했을 듯 합니다. 아무 설명 없는 ‘B Ⅱ 재건수술’이나 acept를 ‘억셉트’라고 옮겨진 부분은 읽기에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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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나는 히틀러의 아이였습니다 - '레벤스보른 프로젝트'가 지운 나의 뿌리를 찾아서
잉그리드 폰 울하펜.팀 테이트 지음, 강경이 옮김 / 휴머니스트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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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너무 유치하고 뻔한 감상이지만 전쟁의 의미를 모르겠습니다. 전쟁은 일으키는 사람 따로 피해보는 사람 따로인데더가 대부분 약한 사람들이 더 오래동안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아이를 빼앗기는 엄마의 표정과 낯선 곳에 있는 소녀의 얼굴은 안타깝다는 말을 하기에도 무색할 정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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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걷는 밤 - 나에게 안부를 묻는 시간
유희열.카카오엔터테인먼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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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걷는 밤을 누리기 위해 공원조성도 잘 되어 있고 야경도 반짝거리는 서울로 이사가고 싶다는 마음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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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심채경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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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武를 겸비하신 이순신 장군님께서 나라를 구하셨다면 文理를 겸비하신 심채경 박사님께서는 비오는 제 주말을 구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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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랜드
제시카 브루더 지음, 서제인 옮김 / 엘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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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영화화되어 아카데미 작품상까지 받은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단순하게도 이 책이 소설인줄로만 일고 있었지요.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와 첫장을 읽기 시작하며 ‘어라? 이상한데?’라는 생각으로 책등을 보니 책분류번호가 300번대 였습니다. 그제서야 이 책이 소설이 아닌 사회학책임을 알았고 전문기자가 오랜 시간을 걸려 쓴 르포형식의 글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노마드’란 쉽게 떠돌이, 방랑객을 의미하는데 제가 아는 노마드의 삶이란 그저 디지털업무나 예술가들이 영감을 얻는다며 여기저기 떠돌며 한량생활을 하고 SNS를 통하여 자랑하는 삶으로밖에 여겨지지 않았습니다. 철이 없었죠. 노마드생활이라는 걸 그렇게 편협하게 알고 있었다는 것이...
젊은 시절 마치 다리 세개인 의자에 앉아 열심히 균형을 맞춰가며 살며 집한채 장만해도(그것도 대출을 지고) 결국 그 집때문에 더 나이가 들면 스카이콩콩을 타듯이 더 함들게 살아야 하는 삶이 우리의 노후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비참했습니다.
책에서 그들의 절망과 암담한 현실보다는 그들의 우정, 희망을 더 많이 이야기해주고 있기는 하지만 저는 그저 속물처럼 그건 그저 그들만의 자기최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더이상 국가나 대기업들이 그들을 이용하고 방치하거나 단속하려고만 하지 말고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여전히)철없는 바람도 가져봅니다. 그래서 하우스도 홈도 모두 놓치지 않는 노년의 삶을 누리고 싶습니다.

나는 린다의 이야기에 최대한 귀를 기울이며 주의 깊게 들었다. 그러면 사라지지 않는 몇몇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어떻게 해서 열심히 일하는 예순네 살 여성이 결국 가진 집도, 영구적으로 머무를 장소도 없는 처지에 놓이고, 살아남기 위해 앞날을 알 수 없는 저임금 노동에 의존하게 되는지를. 해발 2킬로미터에 이르는 높다란 삼림지대에서, 오락가락하는 눈과 함께, 또 어쩌면 퓨마들과도 함께, 소형 트레일러에 살면서, 변덕을 부려 근무시간을 삭감하거나 심지어 그를 해고해버릴지도 모르는 고용주들의 뜻대로 화장실을 문질러 닦으며 살게 되는지를. 그런 사람에게 미래란 어떤 그림일까?

"다리 세 개 달린 의자 대신에 우린 스카이콩콩을 갖게 됐지요." 미국자산운용협회의 경제학자 피터 브래디는 이렇게 야유했다.

"우리 워캠핑 인구의 나이가 대체로 조금 많아서 좋은점이 있다면, 여러분이 평생 동안 일을 하면서 노력해오셨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일이란 게 뭔지 이해하고 계세요. 여러분은 일에 마음을다하시고, 우린 그 일이 마라톤이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는 걸 압니다. 약간 『토끼와 거북이같죠. 우리에겐 쭉 달려나갈, 조금 더 젊은친구들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상당히 공을 들이시는 분들이고요. 여러분은 그저 시간을 들여 일을 하고, 또 일을 하시죠. 그리고 하루가 끝날 무렵이면, 믿거나 말거나, 양쪽이 거의 똑같은 시간에 결승선에도착합니다."

"밴으로 들어갔을 때, 사회가 내게 말한 모든 것이 거짓임을 깨달았습니다. 결혼을 해야 하고, 흰색 말뚝 울타리를 두른 집에서살아야 하고, 직장에 나가야 하고, 그다음엔 삶이 끝나는 바로 그 순간에 행복해야 한다는, 하지만 그때까지는 비참하게 살아야 한다는이야기가요." 그가 한 인터뷰에서 내게 말했다. "밴에서 사는 동안 전태어나서 처음으로 행복했습니다."

누군가가 내게 왜 농지에 집을 짓고 싶어하느냐고 물었습니다. 독립적으로 살기 위해, 극심한 경쟁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역 경제를 지지하기 위해, 미국에서 만든 물건만 사기 위해서요. 내가 좋아하지도 않는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려고 필요도 없는 물건들을 사는 일은 그만둘 겁니다. 바로 지금, 나는 어느 메이저 온라인 공급사를 위해 커다란 창고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물건들은 모두 세상의 다른 어딘가, 아동노동법이 없고, 노동자들이 하루에 14시간에서 16시간씩, 식사 시간이나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노동을 하는 국가들에서 만들어진 쓰레기들입니다. 이 창고에는 채 한 달도 못 쓰고 버려질 물건들로 채워진 공간9만 3,000제곱미터가 있어요. 그것들은 모두 쓰레기 매립지로 가게 될겁니다. 이 회사에는 그런 창고가 수백 개나 있습니다. 우리의 경제는중국, 인도, 멕시코, 그리고 다른 제3세계 국가들에서 우리가 부리는 노예들의 등 위에 세워져 있습니다. 그 나라들에는 값싼 노동력이 있고, 우리는 거기 있는 그들을 볼 필요가 없지만 그들이 하는 노동의 결실을즐길 수는 있지요. 미국이라는 이 기업은 아마도 세계 최대의 노예주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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