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론 - 어떻게 마주 앉아 대화할 것인가
최재천 지음 / 김영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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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론’이라는 개념이 생소해 읽어 보았는데 작가가 생각한 ‘토론’의 다른 말이었을 뿐입니다. 부제는 ‘어떻게 마주 앉아 대화할 것인가?’이지만 ‘나는 이렇게 대화했다’로 바꿔도 될 정도로 저자의 경험담이 가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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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자신의 삶의 방식을 소유 쪽으로 지향시키면, 사실 상 무엇이든 소유할 수 있다. 문제는 그 사람이 무엇을 가지고 있느냐 아니냐가 아니라, 그 사람이 자기가 가진, 혹은 가지지 않은 것에 마음이 쏠려 있느냐 아니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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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송세월 - 김훈 문장 엽서(부록)
김훈 지음 / 나남출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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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회복해서 술을 마실 수 있는 ‘정상인‘으로 거듭나는 것 이 내가 치료를 받는 ‘목적‘이라고 의사에게 말해 주고 싶었지만 나는 그 말을 참았다.

사물이나 현상은 수식어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것은 인간 의 언어와 사소한 관련도 없다. 겨울은 춥지 않고, 여름은 덥지 않다. 꽃은 아름답지 않고 똥은 더럽지 않다. ‘추운 겨울‘이나
‘더운 여름‘은 인간의 언어일 뿐이다. 형용사와 부사는 그 단어 가 수식하려는 대상을 표현하지 않고, 그 대상을 바라보는 인간 의 주관적 정서나 감각과 선입관을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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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동사의 멸종 - 사라지는 직업들의 비망록 한승태 노동에세이 3
한승태 지음 / 시대의창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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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의 첫 책을 읽은 후 늘 다음 책을 기다리고 나오면 바로 읽고, 작가님이 더 좋아 지고 다시 기나긴 기다림을 하게 되지만 재촉하는 마음이 죄송할 정도로 이렇게 힘들게 책을 쓰시니 나는 어찌해야 하는가?

막연하게 상자만 나르면 될 뿐이라고 생각했던 일에도 그 나름대로 방식과 절차가 있었다. 내가 일터에서 사랑하는 순간들이 이런 것을 발 견하게 될 때다. 너무나도 뻔하고 단순해 보이는 현상 속에서 다양한 체 계와 규칙을 발견하게 되는 순간. 조금의 상상력도 자극하지 않는 보잘 것없던 존재들이 고통을 함께한 사람에게 자신들의 비밀스러운 단면들 을 펼쳐 보여주는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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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아무튼, 디지몬 - 길고도 매우 짧은 여름방학이 시작되었다 아무튼 시리즈 67
천선란 지음 / 위고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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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책을 읽어야 소설을 쓸 수 있는 건 아니잖아. 너 한글 쓸 줄 알잖아. 그럼 됐지." 그때 친구가 해준 말은 여태껏 내가 뼈에 새기고 있는 삶의 이정표 중 하나다. 모두가 모든 것을 완벽하게 준비하고 시작하지 않는다. 우리는 아무 준비 없이 피아노 건반을 누르고, 어쩌다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리고, 규칙도 모른 채 축구공을 찬 다.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우리는 그것의 정체를 전 부 알고 하지 않는다. 희끄무레한 빛, 크기를 알 수 없는 그림자, 그런 것을 더듬으며 나아간다. 공부는 더 자세히 알기 위한 후속 단계이지, 출발점에서부터 이고 가야 할 건 아니란 말이다.

도망치는 때를 아는 것은 아주 중요한 삶의 방식 중 하나라 생각한다. 북토크에서 독자들이 이 도 저도 못하는 상황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고 하면, 나는 도망치라고 말한다. 견디고 이기는 건 나 중 일이고, 숨이 막히면 우선 거기서 벗어나야 한다.
삶이라는 전쟁터에서 도망치지 말고 싸워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삶은 전쟁터가 아니다. 왜 삶이 전쟁터여야 하는가? 적어도 내게 산다는 건 그 저 ‘있는‘ 것이다. 존재하는 것. 너무 의미가 많아 모 든 것이 무의미해진 모순적인 세상에서, 너무 많은 존재 속에서 의미를 잃은 내가 꿋꿋하게 존재하는 것. 방법은 간단하다. 나를 죽일지도 모르는 위험 요소로부터 도망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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