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 크라임 이판사판
덴도 아라타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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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가족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람은 모두 다릅니다.
가족도 모두 다른 게 당연하죠. 구라오카 씨 가족은 교과서에 나올 만한 가족상과 완전히 같다는 말이라도 하고 싶은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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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 나의 눈부신 친구 나폴리 4부작 2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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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라는 것은 금화와 다이아몬드가 가득 찬 금고가 아니라 매일 몸을 담글수 있는 욕조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겨워 죽겠어. 매일 같은 소리잖아. 작은 것 안에 있는 더 작은 것이 밖으로 나오려고 몸부림치고 큰 것 밖에있는 더 큰 것은 안에 있는 것을 가둬두고 싶어 해. 나는 가서 음식이나 만들어야겠어."

불현듯 싸늘한 고통이 느껴졌다. 내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나도 릴라도결코 학교까지 니노를 찾아온 소녀처럼 되지는 못할 것이다. 그 소녀에게는릴라와 나에겐 없는 무엇인가가 있었다. 뭐라고 딱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본질적인 것이었고 그 차이는 멀리서 바라만 봐도 알 수 있는 것이었다.
타고나지 않으면 가질 수 없는 것이었다. 라틴어, 그리스어, 철학을 아무리배운다 해도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식료품점이나 구두공장에서 벌어들이는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것이었다.

"네 말이 맞아, 릴라. 어린 시절에교육을 제대로 받으면 커서 뭘 하든 수월해져. 엄마 뱃속에서 배울 것을 다배우고 태어난 사람 같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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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내식당 : 눈물은 내려가고 숟가락은 올라가고 띵 시리즈 27
곽아람 지음 / 세미콜론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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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하기 싫은 임무라도 완수해야 하는것이 직장인의 의무이듯, 먹기 싫은 메뉴라도 욱여넣어야만 할 때가 있는 곳이 구내식당이다. 어쨌든이곳은 일을 해내기 위해 급히 연료를 주입하려는이들을 위한 공간이니까. 마감 앞에선 각자의 식성도 무화(無化)되고, 맛을 따지는 일 따위는 사치로여겨진다. 그것이 곧 직장인의 숙명. 그래서 나는 오늘도, 구내식당에서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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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차별 - 그러나 고유한 삶들의 행성
안희경 지음 / 김영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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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읽은 키키키린의 편지가 생긱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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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지마 게이지 씨께
한 사람, 한 사람 다르게 태어나니
당연히 차별은 있을 수밖에 없죠.
따돌림은 차이에서 생겨나니까요.
나도 누군가를 따돌렸고
또 따돌림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그것을 없애겠다는 건
끝이 없는 여정일 테죠.

2016년 8월 5일
키키 키린

추신:자, 우리 모두로봇 인간이 된다면,
그건 지루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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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익숙한, 틱낫한 스님이 전파한 단어 인터빙inter-being의 변주를 여울과의 대화에서 마주해 반가웠다. 영어로 휴먼빙human being이라 일컫는 인간이 실은 상호의존적으로존재하고 있음을 설파하는 영어 신조어다. 서로 안에 얽혀존재하는 인간, 인터빙. 생명의 순환을 통찰하는 오래된 시선들이 서로 맞닿아 있음을 새삼 알았다.

이민은 출신 국가의 경제력이 친정 부모의 능력처럼 작동한다. 가난한 나라에서 결혼하러오면 "돈 벌러 왔다"라는 소리를 듣고, 부자 나라에서 오면 글로벌 가족이라고 불린다. ‘다문화 가정‘은 ‘무시‘를 허용하는 용어가 되었다. 둘 다 지위 하락을 경험한다. 그리고 결승점이 아닌 출발점이다.

유년을 보낸 공간, 청소년기 삶의 터전른 한 사람을 형성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공간이 곧 각자의 세계이고 그 속에 마음을 이루는 관계가 얽힌다. 지금 한국에서 이주민 2세, 3세가 자라고 있다.
왜 정체성 질문을 받지 않는 다수가 타인의 소수자성, 이방인의 시간을 염두에 두어야 할까? 함께 살고 있어서다. 그들은 주류 곁에 있고 다름이 드러날 때마다 느닷없이 정체성을묻는 말을 듣는다.
"어디서 왔어요?"
20년 전 귀화한 방글라데시계 한국인, 베트남계 한국인, 미국계 한국인도 수시로 질문을 받는데 그 속뜻은 ‘왜 여기 있어요?‘일 것이다. 질문하는 그대는 왜 거기 있는가? 고양이는고양이를 선택해 태어나지 않았다. 자작나무도 인간도 그들이선택한 게 아니다. 태어난 곳도 마찬가지다. 다만 인간은 잘살고자 의지를 북돋워 이주를 감행한다. 한국 경제는 이미 이주민 없이는 작동이 불가능한 상태에 다다랐다. 함께 잘 살아야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다.

누구나 다름을 안고 살아간다. 그 다름이 초라함의 길목이 되지 않도록 마음으로 연결되는 관계가 두루 스며들길... 그래서 우리의 다름이 결코 위험해지지 않기를 소망한다.

취약함을 보살피는 일상의 태도가 쌓이고 쌓여 정성을 기울인 사람까지 살리는 일이 일어날 때, 서구 전통에서는 이를
‘은총‘이라 부르고 극동 문화에서는 ‘복 받았다‘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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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반짝이는 계절
장류진 지음 / 오리지널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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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교환학생 시절을 회상하며 떠난 핀란드 여행기. 작가님의 하이퍼리얼리즘 소설은 좋아하지만 그저 작가님의 여행굳즈 같은 이번 에세이는 제 취향이 아니라 아쉬웠습니다.

지금이 아니면 바로 여기 이곳에, 이 드넓은 지구 위에서도바로 이 특정한 위치에 존재할수 없을 거라는 사실을. 시간이조금만 지나도 저곳은 녹아버리고 말 거라는 사실을. 그래서 지금만이 이곳에 이렇게 발을 디디고 서 있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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