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잘한다는 건, 이를테면 지도를 볼 줄 알고 지름길을 안다는 말이다. 그건타고나는 재능이다. 나는 내비게이션이 가르쳐 주는 대로만움직이는 사람이고, 길을 가르쳐 줘도 알아듣지 못하고 이상한 곳에서 헤매는 사람이다. 동생은 공부를 잘했다. 지도를 볼줄 알았고 지름길을……… 그래서였나? 지름길이었던가?
어차피 다 비슷하게 살잖아. 의사든 검사든 교수든 회사원이든 부당하게 쪼이고 눈치 보고 라인 타고 재수 없으면 뒤집어쓰고 그런 거잖아. 제일 윗대가리가 아니면 소용없는데 윗대가리는 애초에 윗대가리로 태어나는 거잖아. 거기까지 가려면 온갖 더럽고 추악한 짓을 다 해야 하잖아. 형은 성공이 좋은말 같아?
최진영에게 <소설>은 무엇인가?잘하고 싶은 것. 나는 욕망이 별로 없는 사람인데 소설은 잘 쓰고 싶다. 소설을 생물이라고 가정한다면, 소설에게 잘 보이고싶다. 소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 하지만 꽤 실망시켰다. 그런데도 아직 곁에 있다니 고마울 뿐.
아버지는 내가 아는 한 단 한순간도 유물론자가 아닌 적이 없었다. 먼지에서 시작된 생명은 땅을 살찌우는 한줌의 거름으로 돌아가는 법, 이것이 유물론자아버지의 올곧은 철학이었다. 쓸쓸한 철학이었다. 그 쓸쓸함을 견디기 어려워 사람들은 영혼의 존재를, 사후의세계를 창조했는지도 모른다.
몇년 전 시큰둥하기 읽은 책이 유명배급사를 통해 드라마화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드라마도 챙겨 보았으나 역시 별 감동없이 지나가버렸습니다. 하지만 그 인기의 열기는 아직도 식지 않아 다시 한 번 읽어 보고 싶은 마음을 만들었지요. 아! 이제 알았습니다. 이 이야기가 왜 대단한 이야기인지, 어떻게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는지 말입니다. 한국의 일제식민지-6.2전쟁-민주화의 격동기를 살아내는 한 가족의 이야기에는 그저 그들의 삶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독립운동가도 이념에 사로잡힌 정치인도 민주화투쟁열사도 등장하지 않은 채 그 시대의 무게를 견디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가족들이야말로 우리들의 이야기가 아닐까요? 이 사회를 구성하고 이 나라를 이끌어 가는 사람들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위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라도 이 이야기의 가치를 알게 되어 다행스럽습니다.
카야는 자기 발치를 내려다보았다. 왜 상처받은 사람들이, 아직도 피 흘리고 있는 사람들이, 용서의 부담까지 짊어져야 하는 걸까? 카야는 대답하지 않았다.
‘렛 미인‘의 원작자라는 정보로 읽게 되었습니다. 역시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좋았습니다. ’경계선‘ 과 ’지나간 꿈을 흘려 보내고‘
삶이 감옥이라면, 갇힌 채 살아가다가도 벽이 어디있는지, 자유의 한계가 어디인지 정확하게 깨닫는 순간이 있기 마련이다. 과연 벽뿐인지 아니면 탈출 통로가 존재하는지도. 티나에게는 학교 졸업파티가 그런 순간들 중 하나였다.
그때 이후로 성형수술 기술이 엄청난 발전을 이루었지만, 티나는 운명을 받아들였고 재도전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나무도 벼락 맞은 모습 그대로인데 왜 나는회복해야 한단 말인가?
인간들은 우리를 그들의 모양으로 만들어.우리는 우리를 인간들이 모양으로 만들지.
사람들은 내가 야망이 없다고들 했다. ‘야망‘이 경력의 사다리나 신분상승의 계단 같은 것들을 기어올라가고자 하는 욕망을 뜻한다면, 그런 평가는 어떤 면에서 사실이다. 하지만 야망은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질 수있다. 예를 들어 내 야망은 조용하고 품위 있는 인생을사는 것이었으며, 그에 성공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