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비상문 테이크아웃 10
최진영 지음, 변영근 그림 / 미메시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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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잘한다는 건, 이를테면 지도를 볼 줄 알고 지름길을 안다는 말이다. 그건타고나는 재능이다. 나는 내비게이션이 가르쳐 주는 대로만움직이는 사람이고, 길을 가르쳐 줘도 알아듣지 못하고 이상한 곳에서 헤매는 사람이다. 동생은 공부를 잘했다. 지도를 볼줄 알았고 지름길을……… 그래서였나? 지름길이었던가?

어차피 다 비슷하게 살잖아. 의사든 검사든 교수든 회사원이든 부당하게 쪼이고 눈치 보고 라인 타고 재수 없으면 뒤집어쓰고 그런 거잖아. 제일 윗대가리가 아니면 소용없는데 윗대가리는 애초에 윗대가리로 태어나는 거잖아. 거기까지 가려면 온갖 더럽고 추악한 짓을 다 해야 하잖아. 형은 성공이 좋은말 같아?

최진영에게 <소설>은 무엇인가?
잘하고 싶은 것. 나는 욕망이 별로 없는 사람인데 소설은 잘 쓰고 싶다. 소설을 생물이라고 가정한다면, 소설에게 잘 보이고싶다. 소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 하지만 꽤 실망시켰다. 그런데도 아직 곁에 있다니 고마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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