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 뒤에 남겨진 아이들 - 2018년 공쿠르상 수상작
니콜라 마티외 지음, 이현희 옮김 / 민음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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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처럼 물처럼 흘러가는 앙토니와 하신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지만 그보다 번역의 매끄러움이 흡족했던 소설이었습니다. 번역이라는 작업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책을 읽을 때 매끄럽지 못한 문장으로 브레이크가 걸리는 일이 종종 있었기에 이렇게 긴 소설의 부드러운 문체는 소설에 더욱 몰입할 수 있는 힘을 주었습니다.
번역가의 이력을 보니 시를 전공하셨더군요 (왠지 역시! 라며 고개를 끄덕였다는..) 처음 보는 단어인데도 너무 이뻐서 저장까지 해두었거든요. 그리고 마지막에 엑상프로방스에서 쓰신 옮긴이의 말까지 맘에 들어 지난 여름 여행했던 엑상프로방스의 여운이 살아나 마치 그곳의 햇빛에 놓여 있는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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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지랄의 기쁨과 슬픔 - 물욕 먼슬리에세이 1
신예희 지음 / 드렁큰에디터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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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누군가가 말하기를 온갖 더러움 중최고는 ˝더럽게 돈이 많은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최고의 지랄은 돈지랄이더군요. 읽는 내내 제일 많이한 것은 ‘이건 내얘기야‘ 또는 나만 그런 것이 아니군 이라는 생각과 작가가 샀다고 하는 물건을 바로 검색해 보는 것이었습니다. (다들 그랬죠??)
평소 저의 소비모토는 ‘사치는 하되 낭비는 하지 말자‘입니다. 제가 본 것중 가장 좋은 것을 골라 기분 좋게 쓰되 한계는 정하자는 것이지요. 몇년전 요가를 시작하면서 처음에는 그냥 츄리닝을 입었더랬습니다. 아니 근데 이게 다들 다리를 쫙쫙 펴고 있는데 나만 기마자세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면츄리닝의 무릎이 정말...). 그래서 레깅스라는 것을 샀습니다. 그것도 1+1을 사서 친구와 나누었지요. 아..레깅스를 입은 나의 모습은 너무 이뻐 보였습니다.
다리도 잘 펴지고 몸도 잘 휘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이제는 1+1이 아닌 처음 그 레깅스의 몇배되는 브랜드의 운동복을 마구 사고 있습니다. 이제 요가를 더 잘해서가 아니라 그 옷을 입으면 기분이 좋거든요. 누군가는 그거 입는다고 자세 잘 잡히냐고 하겠지만 (저도 알고요...)그 옷이 확실히 쾌적합니다. 그리고 그 옷을 입으면 기분이 좋아 운동도 더 잘되고요. 효도, 우애, 우정..모두 좋지만 나에게 제일 잘하고 싶은 그 마음...변치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우선순위의 가장 맨 위엔 언제나 내가 있다. 무엇도 내 위에있지 않다. 누가 뭐래도 그건 지킨다. 음식을 만들어 제일 맛있는 부위를 나에게 준다. 내 그릇에 갓 지은 새 밥을 담는다. 함께 식사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에게 좋은 걸 몰아주지않고 공평하게 나누어 먹는다. 영 손이 가지 않을 땐 아깝다는 생각을 접고 음식물쓰레기로 처리한다. 난 이거면 된다며 복숭아 갈비뼈를 앞니로 닥닥 긁어 먹는 짓은 하지 않는다. 내 몸뚱이와 내 멘탈의 쾌적함이 가장 중요하다. 그걸 지키기 위해 난 싸울 준비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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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과 기분
김봉곤 지음 / 창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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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닌 게 아니라 시간이야말로 어쩌면 가장 쓸모없고 하찮은 것이니까. 야, 어쩌다가 시간 같은 걸 갖다붙이냐? 가엽다 정말…… 하는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았다. 나는 또 생각을 바꾼다. 그래, 우리가 함께하는 시간은 이제 줄었을지도 몰라.
어쩌면 함께하는 시간보다 생각하는 시간이 더 많을지도모르지. 근데 내 마음이, 그애를 생각하는 내 사려의 깊이와 농도가 달라. 이건 물리적인 시간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새로운 차원의 시간을 획득하는 거라고, 맞네, 난 이것까지 가진 거네, 너한텐 없는 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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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카운터 일기 - 당신이 두고 간 오늘의 조각들
이미연 지음 / 시간의흐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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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가지고 있을 많은 능력 중에 다정한 마음이 제일 부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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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이 일이 즐겁지 않다는 당신에게

나는 지금 당신과 내가 같은 마음이리라 생각하면서 적는거야. 그러니까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정성을 다했던 내 일, 내 작업, 내 직장, 내 노동이 더이상 즐겁지 않을 수 있다고말하기 위해서. 그 느낌은 무엇보다 사람들로부터 시작되었겠지? 주변 사람들이 하는 말과 태도에 날카로워지고 상처받았어. 화가 나고 슬프고 억울해하다가 더 시간이 지나면서무력해졌을 거야. 더이상 상처조차 패지 않는 단단한 체념.
하지만 새해를 이런 기분으로 맞을 수는 없어서 나는 한동안 혼자서 지내봤어. 무리하게 여러 사람들과 만나거나 그들의 인정과 관심을 갈구하지 않고 최소한의 사람, 최소한의일, 최소한의 여행과 최소한의 생각으로, 창공을 날아 이동하는 장거리 여행자 같은 새들이 아니라 아파트 화단 어딘가에서 마주친, 아주 짧게 날아 먹이를 구하고 날갯짓을 하고금세 내려앉는 새들처럼, 무언가를 많이 얻고 멀리 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야. 우리는 그렇게 최소의 방법으로 의외의나를 구해낼 수 있지. 다행히 생각들이 조금씩 바뀌었어. 그러니까 내가 이 일에서 완전히 마음이 떠났다기보다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버거웠다는 것이고 이 일을 이제 하고 싶지 않다기보다는 이 일을 건강하게 잘하고 싶다는 마음에 가깝다고. 물론 당신은 정말 이 일이 즐겁지 않을 수도 있어.
그렇다면 당신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떠나야겠지. 하지만 그렇게 결론 내리기 전에 세밀하게 마음을 조정해보는 시간을 갖길. 우리가 조용히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동안만은 다른 어떤 방해도 없이 오직 당신 자신만이 있기를 바랄게. 우리에게 또다시 주어진 일 년이라는 시간은 누구도아닌 우리만의 차지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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