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닌 게 아니라 시간이야말로 어쩌면 가장 쓸모없고 하찮은 것이니까. 야, 어쩌다가 시간 같은 걸 갖다붙이냐? 가엽다 정말…… 하는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았다. 나는 또 생각을 바꾼다. 그래, 우리가 함께하는 시간은 이제 줄었을지도 몰라.
어쩌면 함께하는 시간보다 생각하는 시간이 더 많을지도모르지. 근데 내 마음이, 그애를 생각하는 내 사려의 깊이와 농도가 달라. 이건 물리적인 시간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새로운 차원의 시간을 획득하는 거라고, 맞네, 난 이것까지 가진 거네, 너한텐 없는 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