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처럼 나도 외로워서
김현성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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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이 간결하고 읽기 좋아서 페이지가 잘 넘어가는 책이다. 노래도 잘 하더니 이렇게 글도 잘 쓰다니. 게다가 동안이고. 신은 불공평하다!
읽기 전에는 단순히 유럽여행기인가? 싶었는데, 자신의 아픈 과거의 이야기에서부터 현재의 감성 그리고 미래에 대한 다짐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모든 것을 담담한 문장 속에 담아내었다. 특히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는 무척 괴로웠을 텐데, 또박또박 자신의 감정을 숨김없이 물 흐르듯 풀어낸 것이 마음에 와닿았다. 문장력도 있지만, 이야기꾼으로도 손색이 없다.
인생이라는 여정 속에서 여러 만남이 있지만, 이 한권의 책으로 김현성 이라는 사람을 다시 만나게 되었음이 반갑고 기쁘다. 앞으로 작가로서의 모습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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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6-01-05 19: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제님! 너무 부러워하지 마세요. 이렇게 멋진 책을 볼 수 있는 밝은 눈과 글로 풀어내는 문장력이 있으시잖아요.ㅎㅎ 즐거운 저녁시간 보내세요^~^

비제 2016-01-06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헷. 감사해요 >_<
읽어야할 책들이 많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이예요. 그춍? ^^ 해피북님도 오늘 하루 즐겁게 시작하세요!!!
 
엄마가 정말 좋아요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45
미야니시 다쓰야 글.그림, 이기웅 옮김 / 길벗어린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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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가 고른 책은 아니고, 아이가 도서관에서 빌려왔던 책이었어요. 미야니시 타츠야(宮西達也)[주1] 작가가 그린 더 유명한 책(공룡시리즈)도 있지만, 제가 이 작가와 처음 만났던 것은 《승냥이의 구의 부끄러운 비밀》[주2]이었어요. 이 책은 나중에 리뷰할 일이 있으면 하겠지만, 저로서는 조금 충격적인 그림책이었어요. 엄마의 아낌없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인데, 꼭 저런 서사 구조였어야 했나 싶었거든요. 뭐랄까, 꼭 90년대 후반 유행하던 무비형 뮤직비디오 같다고 할까요. 싸우고 피흘리고 그리고 울고 후회하고 미안해하고 용서하고. 하지만 아이는 굉장히 좋아하더라구요? 피가 나오는 장면에서는 조금 얼어보이기도 했지만 이내 아무렇지 않게, 모두모두 잘 되었을 거야! 라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더군요.

 

두번째로 만난 미야니시 타츠야의 책은 《배고픈 늑대 페코페코》[주3]로 교원의 2009년 이야기솜사탕 전집 중 하나였어요 (그래서 단행본으로는 검색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세번째로 만난 것이 바로 이 책, 《엄마가 정말 좋아요》[주4] 였습니다.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미야니시 타츠야의 책은 모두 아이가 고른 것이었네요. 아이가 생각보다 이 분의 그림을 많이 좋아하나봐요. 선이 분명하고 만화적인 그림이라서 아이의 눈에 잘 들어오는 것 같아요.

 

이렇게 아이를 통해서 만난 미야니시 타츠야의 그림책, 《엄마가 정말 좋아요》는 읽고 나면 정말 뭉클해지는 이야기입니다. 육아를 전담하는 이가 보면 더욱 그럴 거예요. 아마 아이도 자신의 마음을 잘 그려냈다고 생각할 것 같아요. 아이는 항상 엄마를 100%로 바라보고 100%의 사랑을 원하죠. 아이가 태어나고 제일 당황스러웠던 부분이 이거였던 것 같아요. 나는 100%가 아닌데 아이는 100%라고 생각하고 그런 나를 정말 너무나도 원한다는 사실이요. 너무나 부담스럽고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엄마가 된지 얼마 안되었을 무렵에는요. 물론 진짜로 도망가진 않았지만요. 지금도 가끔은 아이가 나를 원한다는 사실이 힘겹게 느껴지기도 해요. 하지만 나를 이토록 원하는 이가 이 세상에 얼마나 될까 하고 생각해보면 아이에게 참 고마워할 일이죠.

이 책은 이런 아이의 마음과 엄마의 마음을 잘 담은 책이라고 생각해요. 엄마가 싫은 말을 해도 엄마를 좋아하지만, 그래도 나한테 좋은 말을 해주는 엄마가 더 좋다고 아이는 말합니다. 당연한 얘기인데요, 엄마가 정말 좋다는 점이 베이스로 깔려 있고, 그보다 더 좋을 수 있는 희망사항을 이야기한다는 점이 뭉클해지는 부분이예요. 그것은 아마도 늘 좋은 얘기만 하지 못하는 엄마라는 죄책감 때문일 수도 있고, 아이가 보내는 사랑이 너무 벅차서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결론은 더없이 소중하고 사랑하는 아이라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런 아이에게 말합니다. "이런 엄마라도 좋아한다고 말해 줘서 고마워. 태어나 줘서 고마워."

 

 

어찌보면 참 흔한 패턴의 이야기인데, 이렇게 간결한 그림으로 그려낸 메세지가 참 크게 다가오네요. 지금 아이에게는 엄마 혹은 아빠가 전부이고 최고이겠죠. 나이를 먹어가다보면 부모가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훌륭하지 않다는 사실에 실망하고 분노하게 되는 경우가 있잖아요. 아마도 저와 제 아이에게도 그런 시간이 오겠죠. 그 시간이 오기 전까지 우리는 행복한 걸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니 지금 이 순간을 즐겨야 겠습니다. 아이와의 시간을 충만히!

 

[주1] 번역본에는 외래어표기법에 따라 '미야니시 다쓰야'로 표기되어 있는데, 저자의 영문 성명인 'Miyanishi Tatsuya'를 존중하여 '미야니시 타츠야'로 표기하였습니다.​

[주2] 기무라 유이치 글, 미야니시 타츠야 그림, 양선하 옮김, 효리원, 2009.10.15. 원제는 『オオカミグーのはずかしいひみつ』, 童心社, 2008.04

[주3] 미야니시 타츠야 지음, 김난주 옮김, 교원, 2009. 원제는おおかみペコペコ』, 学研, 2007.03

[주4] 미야니시 타츠야 지음, 이기웅 옮김, 길벗어린이, 2015.06.05. 원제는おかあさん だいすきだよ, 金の星社, 20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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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6-01-01 0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직 아이가 없는데도 굉장히 동화책을 좋아해요. 좋아서 읽다보니 나중에 아이가 생기면 읽어줘야지 하고 생각해 놓은 책들도 많고요. 그런데 그렇게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며 아이들의 표정이나 말투 몸짓을 바라보게 되시며 동화보다 값진 시간을 쌓아가시는 모습이 되~~게 좋아요.ㅎ 저도 꼭 아이가 생기면 이런 모습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벌써 2016년이 되었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 한해 책 이야기로 가득 채우는 시간 만들어보아요^~^

비제 2016-01-01 23:05   좋아요 0 | URL
저도 그림책을 좋아해서 결혼 전부터 사서 모으기도 하고 그랬어요. 아름다운 그림이 함께하는 이야기 책이라는 것이 하나의 예술품 같다고 생각했구요. 아이가 태어난 후 좋았던 점 중에 하나는 바로 혼자서만 즐기던 취미생활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생겼다는 거였어요. 그동안 제가 모았던 그림책도 같이 보고 도서관에 가서 수많은 그림책들을 마음껏 보고 골라보는 기쁨이란! 해피북님도 나중에 아이와 함께 좋은 시간 보내실 것 같아요~~!
시간이 정말 빠르네요. 해피북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0^*
 
음식에 담아낸 인문학 - 상식의 지평을 넓혀 주는 맛있는 이야기
남기현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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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동물과 차별되는 많은 특성 중에 하나에는 요리를 할 줄 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새로운 식재료를 발견하고 그것을 하나의 음식으로 발전시킨 인간은 좀더 풍요로운 삶을 누리게 되었고, 육체적·정신적으로도 큰 성장을 하게 되었다. 그런 인간에게 있어서 음식이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은 분명하다. 아니 한발 더 나아가 음식을 통해 인간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다. 그래서 프랑스의 미식가 브리야 사바랭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당신이 먹은 것이 무언지 말해달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 주겠다." <음식에 담아낸 인문학>은 이러한 음식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아주 쉬운 문체로 담아낸 책이다. 저자인 남기현 기자는 매일경제신문에서 일하고 있고, 이 책은 매일경제 유통부 소속 시절 연재했던 글들을 모으고 모으고 덧붙였다고 한다.

 

 

책 안으로 들아가보면 한국의 맛, 외국의 맛, 사랑과 남만의 음료, 자연이 준 선물이라는 제목을 붙인 총 4개의 챕터로 되어 있다. 각 챕터별로 흥미로운 음식들이 가득하다. 그 중 인상적이었던 이야기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첫번째는 한국의 맛이다. 이 챕터에서는 초당순두부에서부터 자장면까지 다양한 음식들이 등장한다. 그 중에서 내 눈길을 끌었던 것은 떡국이었다. 사실 설날에 떡국을 먹는 건 줄은 알고 있지만 왜 먹게 되었는지 알지는 못했다. 한해 마지막 날 기다란 가래떡을 엽전 모양으로 썰어 놓고 새해 아침에 떡국을 먹는 풍습은 바로 무병장수와 풍요를 바라는 마음을 담겨져 있다고 한다. 요즘 먹는 떡국은 소고기나 멸치로 육수를 내는 경우가 많은데, 조선후기에는 꿩고기를 주로 사용했는데, 꿩은 잡기가 힘들어서 닭고기로 국물을 내어 먹었다고 한다. 여기에서 '꿩 대신 닭'이란 말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이제는 새해가 되어도 먹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는 흔하고 그저 그런 음식이라고 생각했던 떡국에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그래서 올해 떡국은 우리집도 닭고기로 해먹어보자고 생각하고 만들어봤는데, 굉장히 깔끔하고 감칠맛이 있어서 맛있었다.

 

 

두번째는 외국의 맛이다. 이 챕터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일본의 대표음식, 텐푸라(튀김)였다. 사실 이 텐푸라 라는 말이 어디에서 유래되었는지 전혀 알지 못했는데, 흥미롭게도 포르투갈에서 유래된 말이었다. 가톨릭의 나라인 포르투갈에는 쿠아투오르 템포라(Quatuor Tempora) 라는 날이 있다고 한다. 이 날이 되면 고기 대신 생선을 튀겨 먹는 전통이 있다고 한다. 그것을 본 일본인이 튀김을 만들어서 먹기 시작했고 그것이 텐푸라 라는 이름의 유래였다. 일본의 텐푸라는 보통의 튀김과는 달리 반죽이 굉장히 얇아서 바삭거림의 극치를 이룬다. 막 나온 텐푸라를 입에 넣었을 때의 그 만족감은 정말 최고이다. 이 책을 읽다가 텐푸라 한입 베어물고 싶어서 혼났다.

 

 

세번째는 사랑과 낭만의 음료이다. 이 챕터에는 술과 커피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 중에서도 눈길을 끌었던 것은 매시코의 대표 술인 테킬라였다. 테길라 중에서 가장 유명한 '호세 쿠에르보'가 탄생한 배경을 들려준다. 테킬라는 백년초라고 불리는 용설한 즙을 아즈텍 원주민들이 발효시키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이것은 '풀케'라고 불렸으며 달콤하면서도 막걸리처럼 걸쭉하다고 한다. 알코올 도수도 비슷한 5~6도 정도 라고 한다. 16세기 초 아즈텍 문명은 스페인에게 정렴당하고, 코르테스 라는 사람이 풀케를 증류시켜 새로운 술을 만들어냈다. 그것이 바로 알코올 도수 40도 정도의 테길라였다. 테길라는 스페인 정복자와 본국 공급용으로만 생산되었지만, 맥시코 민중은 몰래 풀케와 테킬라를 즐기며 회합을 이어 나갔다. 18세기에는 스페인이 법으로 테킬라 생산을 금지하기도 했지만, 그들의 눈을 피해 몇몇 맥시코인들은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테킬라를 만들어갔고, 그 대표적 인물이 호세 안토니오 데 쿠에르보였다. 그것이 계승되어 결국 스페인 정부의 공식 허가증을 얻어내었고 지금까지도 가장 많이 판매되는 테킬라가 된 것이다. 하나의 술이 탄생하여 지금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을 거치고 많은 일을 겪었다는 것에서 깊은 감동을 느꼈다.

 

 

네번째, 자연이 준 선물이라는 챕터에서는 음식을 하는데 있어서 없어서는 안되는 소금과 설탕에서부터 핫한 관심을 받고 있는 글루텐과 오메가3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제일 좋았던 이야기는 망고스틴에 관한 것이었다. 망고스틴이 과일의 여왕이라고 불린다고 하는데, 19세기 대영제국의 빅토리아 여왕이 사랑한 과일이라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신랑도 참 좋아하는 과일인데, 한국에서는 맛 좋은 것을 먹으려면 적지 않은 돈을 지불해야 해서 안타깝다. 이름에 망고가 들어갔지만 망고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과일이라는 점도 재미있었다. 그런데 이 과일이 그냥 신기하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망고스틴에는 항산화성분과 칼륨이 많아서 노화방지와 심혈관, 퇴행성 질환을 방지하고, 콜레스테롤이나 혈압 안정에도 도움을 준다고 하니 조만간 신랑에게도 생망고스틴을 사주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음식에 담아낸 인문학>은 음식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거나 혹은 몰랐던 이야기들을 깔끔하게 정리하여 엮은 책이다. 읽어 나가다보면 그냥 아무 생각없이 대하던 음식 하나, 식재료 하나에도 많은 이야기를 떠올릴 수 있게 한다. 무언가 알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보는 눈도 넓어진다는 것이 아닐까. 내일 내가 먹을 음식은 무엇일까. 그 음식 하나에도 많은 것이 담겨 있음을 알고 겸허하게 숟가락을 들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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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6-01-01 0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먹는 음식으로 사람을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이 참 흥미로워요 ㅎ 각 나라별 음식이야기도 재밌고요. 저는 손미나 저자의 `페루, 내 영혼에 바람이 분다`를 읽고서 빵나무가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는데 ㅎ 세상에는 저희가 모르는 신비한 식물도 많은 모양이예요. ㅎㅎ이 책도 리스트에 담아봅니다^~^

비제 2016-01-01 23:11   좋아요 0 | URL
먹거리에 참 관심이 많았던 2015년이었던 것 같아요. 방송에서도 출판계에서도 말이죠. 분명 태초에는 음식이란 게 몇 가지 안 되었을 텐데, 이렇게 수많은 음식들이 있다는 것도 참 재미있구요. 빵나무 라는 것도 있군요! 정말 세상엔 신기한 식물도 사실도 많은 것 같아요. 몰랐던 사실을 알아가는 것도 정말 기쁜 일이예요^^
 
안녕, 놀라운 나의 몸 네버랜드 과학 그림책 13
맥밀란 편집부 글, 스파이크 제럴 그림, 패트리샤 맥네어 감수, 임정은 옮김 / 시공주니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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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몸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아이와 함께 보고 싶은 책, 두 권을 소개합니다.

 

 

 

첫번째는 시공주니어에서 2012년 6월 20일에 출판한 《안녕, 놀라운 나의 몸》 입니다. 원제는 《Boris's Body : A First Body Book》 이고 2012년 8월에 출판되었네요. (그렇다면 한국에서 먼저 출판된 건가요?) 글은 맥밀란 편집부에서 썼고, 그림은 스파이크 제럴이 그렸고, 감수는 패트리샤 맥네어, 옮긴이는 임정은입니다. 책의 표지부터 렌티큘러 필름(lenticular film; 보는 각도에 따라 그림이 다르게 보이는 일종의 입체그림)으로 시선을 확 끌어요. 분명히 처음에는 멀쩡한 남자애의 모습이었는데, 다시보니 뼈가 보이네요. 아이들의 흥미를 느낄만 하겠죠? 책 안으로 들어가볼까요? 이 책은 보리스라는 남자아이의 일상을 그리면서 자연스럽게 우리 몸 안의 곳곳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그 중에서도 가장 재미있는 장면은 보리스가 먹은 음식이 어디로 가는지 보여주는 부분이예요. 음식은 입안에서 목구멍 속으로 들어가서 식도를 타고 위로 갑니다. 이 부분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어서 아이가 참 좋아해요. 아래 동영상에서 일부 내용을 확인 할 수 있어요.

 

이 책은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신체에 관한 내용을 알고 싶을 때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아이도 정말 좋아하는 책이고요. 보고 또 보고 싶어하죠.

 

 

 

두번째는 어스본 코리아에서 2015년 11월 23일에 출판한 《요리조리 열어 보는 우리 몸》 입니다. 원제는 《Look Inside Your Body》이고 2013년 1월 1일에 출판되었어요. 글은 루이 스토웰이 썼고, 그림은 케이트 리크가 그렸고요. 《안녕, 놀라운 나의 몸》 처럼 플랩북으로 되어 있지만, 좀더 자세하게 신체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어요. 모두 100개의 플랩으로 되어 있다고 하네요. 와우! 자세하게 보려면 꽤 시간이 걸리는 책이고요, 신체의 각 부분의 기능에 대한 설명 뿐만 아니라, '왜 감기에 걸리면 냄새를 잘 맡지 못할까?', '왜 빙빙 돌면 어지러울까?' 등의 흥미로운 주제들에 대한 탐구도 할 수 있는 책이예요. 권장대상연령은 만 3세 이상으로 되어 있지만, 그보다는 좀더 연령대가 높은 아이들이 보면 활용도가 높을 것 같아요.

 

모아보니 두 권 다 외국도서를 번역한 책이네요. 이렇게 입체적인 구성으로 만들어진 신체와 관련된 그림책이 외국도서 중에 많은 것 같아요. 홈스쿨링 자료들 중에도 신체와 관련된 것들이 아주 많은 것을 보면 외국에서는 어린 나이 때부터 이런 것을 알려주는 것 같아요. 하지만 아주 어린 아이들의 경우에는 우리의 몸을 뼈나 근육만으로 묘사한 그림을 무서워할 수도 있어요. 아이가 무서워하지 않고 관심을 가질 때 이런 책들을 접하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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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12-30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에 관해 조목조목 소개해주셔서 머리에 쏙쏙 들어와요. 특히 첫번째 책의 그림은 귀엽기까지 해서 아이들이 조금 덜 무서워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비제 2015-12-30 22:55   좋아요 0 | URL
잘 봐주셔서 감사해요. 헤헷.
첫번째 책은 아이가 정말 좋아하는 책이예요. 여러가지 신기한 요소들이 많으니까 자주 보여달라고 하는 책 중에 하나죠~^^*
 
소년이여, 요리하라! - 자립 지수 만렙을 위한 소년 맞춤 레시피 우리학교 소년소녀 시리즈
금정연 외 지음 / 우리학교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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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여자이지만, 결혼 전에는 요리의 '요'자도 몰랐다. 어릴 때의 부엌은 뜨겁고 날카로운 것들이 가득한 위험한 곳이라 가서는 안되는 곳이었고, 조금 큰 뒤의 부엌은 침범해서는 안되는 엄마의 고유영역이었다. 엄마는 자신의 부엌을 다른 사람이 이용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다. 내가 부엌을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은 다 먹은 그릇을 정리할 때 뿐이었다. 싱크대의 물이 하나도 없이 반짝반짝하게 닦아놓으면 엄마는 아주 기뻐하면서 칭찬해주셨다. 요리를 한다며 부엌을 어지럽히고 엄마한테 싫은 소리를 듣는 것보다 말끔하게 설거지를 하고 칭찬을 듣는 편이 훨씬 살기 편했다. 아니 어쩌면 난 지금 구차한 변명을 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내가 요리를 못하는 이유는 다 따로 있었다면서.

아무튼 요리젬병이었던 내가 결혼을 했다. 자취도 하지 않았던 나에게 결혼이란 곧 부모로부터의 독립이었다. 진정한 어른이 되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독립은 그냥 하는 게 아니었다. 막상 독립을 하고 스스로 요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 오자, 나는 무얼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스무살이 넘은 이후 내가 요리를 해 본 경험은 남자친구와 함께 여행을 갔을 때 만들어봤던 카레 외에는 전무했기 때문이다. 결혼 후 처음 했던 요리도 물론 카레였다. 하지만 매일같이 카레를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사먹으면 되지 않느냐고? 물론 그렇다. 어설픈 요리보다 확실한 외식이 답일 수 있다. 그런데 뭐랄까,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무언가 해 줄 수 없음을 느꼈을 때, 아니 그보다 나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어서 끼니를 해결할 수 없음을 느꼈을 때의 기분은 답답함이었다. 된장찌개도 먹고 싶고 스파게티도 먹고 싶은데 그걸 할 줄 모른다는 게 답답했다. 결혼 후 남편과 단 둘이 살 때, 내가 요리를 좀더 잘 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얼마나 했는지 모른다.

 

이제 결혼 5년차가 되었다. 아이도 태어나서 나는 나와 남편의 요리 뿐만 아니라 아이의 요리까지도 책임져야 했다. 솔직히 남편이랑 둘이서 살 때에는 대충 먹어도 별 상관이 없었다. 뭐하면 외식을 해도 괜찮았고. 하지만 아이가 태어난 후에는 그럴 수 없었다. 갓 태어난 아이가 처음 접하는 음식을 그냥 아무거나 주고 싶진 않았다. 그래서 그때부터 열심히 공부를 했다. 그리고 무작정 해봤다. 사실 요리라는 것은 많이 해봐야 느는 것이었다. 그래서 결혼 전에 엄마가 스파르타식 속성 코스로 온갖 레시피를 알려주었지만, 한 두번 해봐서는 그 요리를 마스터할 수 없었던 거다. 난 이제 나만의 부엌이 있고 내가 손수 고른 식재료가 있다. 이것만으로도 무언가 충족되기 시작한다. 진정한 독립을 위한 첫 걸음은 바로 요리에서 시작된다.

 

너무나 장황하게 나의 짧디 짧은 요리인생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이 책이 바로 나와 같은 요리젬병들을 위한 것임을 강조하고 싶었다. 제목부터 '소년'을 위한 책이라고 명시되어 있기는 하지만, 요리에 소외된 모든 어린 양들을 위한 책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모두 11명의 든든한 선배들이 시행착오를 겪으며 완성한 비장의 레시피를 둘러보면 요리 초보자들도 이 정도는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 것이다. 볶음밥, 파스타, 분식, 전, 국에서 요거트에 이르기까지 모두 군침이 도는 익숙한 메뉴들이지만, 노하우가 듬뿍 담긴 레시피는 간결하게 정리되어 있다. 그런데 이 책의 매력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제목만 보면 요즘 방송에서 질리도록 나오는 요리 열풍이 출판계에도 옮겨 왔구나 싶겠지만, 책의 마지막장 까지 읽고 나면 사실 이 책이 담고 싶었던 것은 음식에 대한 레시피 뿐만 아니라 인생을 먼저 산 선배들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였음을 알게 된다. 그래서 그들이 추천하는 '어른의 낯선 취향'이 담긴 노래, 영화, 책들도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11명의 저자들이 음식을 대하는 자세나 인생을 논하는 태도, 취향 그리고 문체도 전부 각기 다르지만, 후배들을 위한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그리 두껍지 않은 책이고 가볍게 읽어나갈 수 있지만, 그 안의 내용은 그렇게 가볍지만은 않다. 10대가 아닌 나도 인생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나의 아들이 10대가 되면 꼭 읽어보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물론 주방도 함께 내어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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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12-30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저도 결혼하고 음식 때문에 힘들었던 경험이 많아 참 공감가는 글이었어요. 요근래엔 백종원님 레시피 덕분에 편해졌는데 ㅋ 이 책도 읽어보고 싶네요^~^

비제 2015-12-30 22:58   좋아요 0 | URL
맞아요. 저도 백선생님 덕분에 요리할 때 한결 힘이 덜 들어간다고 할까요? 백선생 최곱니다. 후훗. 이 책은 요리 레시피도 좋지만 전 11명이 선택한 다양한 취향들이 더 좋더라구요. 타인의 취향은 늘 흥미진진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