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좀 달라고요! 콩닥콩닥 8
모린 퍼거스 글, 듀산 페트릭 그림 / 책과콩나무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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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 말을 들어주지 않는 부모님을 보면서 사라져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나요?

그런데 어떻게 사라지면 좋을까요? 장롱 안에 숨을까요? 아니면 집을 나가버릴까요? 그것도 아니면 투명인간이 되는 방법은 어때요? 여기 가족으로부터 소외되어 투명인간이 되어 버린 아이가 있어요. 그의 이름은 '빌 Bill'.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실래요.

 

 

   글쓴이 모린 퍼거스 | 그린이 듀산 페트릭 | 옮긴이 김선희

펴낸곳 책과콩나무 | 펴낸날 2015년 10월 20일

원제 Invisibill (Tundra Books, 14 July 2015)

 

 

2. 이야기는 5인 가족의 평화로운 저녁식탁에서 시작됩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리 평화롭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빌이란 남자아이가 "감자 좀 주세요" 라고 하지만, 아무도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거든요. 빌은 다시한번 크게 외칩니다. "감자 좀 달라고요!"

 

하지만 이번에도 그에게 감자를 건네주는 사람은 없습니다. 엄마는 태블릿​을 보기 바쁘고, 아빠는 휴대전화로 통화 중이고 형은 책을 보며 어려운 이야기를 했어요. 그때 여동생이 감자를 들고 빙글빙글 돌립니다. 가족들은 모두 하던 일을 멈추고 여동생을 빤히 바라봅니다. 너무 하죠. 빌이 감자를 달라고 할 때엔 아무도 그를 쳐다보지 않았는데 말이예요!

그 모습을 바라보던 빌이 갑자기 사라져버려요. 그래요, 빌은 투명인간이 되어 버린 거예요!

[출처: aladin.co.kr]

 

하, 그런데 이 가족들은 뭐죠? 빌이 사라져 버린 것도 모르는 군요. 식사가 끝난 후 둘이서만 접시를 치우기 싫었던 형과 동생이 겨우 빌을 찾기 시작합니다. "빌이 어디 있지?" 빌이 두 손을 흔들며 대답합니다. "나 여기 있어." 물론 빌의 흔드는 손은 아무도 못 보죠. 가족들은 그제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습니다.

 

허둥지둥 엄마가 찾아간 병원의 의사 선생님은 투명인간이 된 빌에게 절대 지워지지 않게 표시를 하라고 조언을 합니다.​ 곧바로 엄마는 빌의 얼굴에는 주황색, 머리에는 초록색 사인펜을 칠합니다. 오, 이런! 호박 머리가 둥둥 떠다니는 군요! (음, 제가 보기에는 파이애플 같지만……중요한 건 아니죠. 빌은 정말 처참한 심정이니까요) 빌이 이런 꼴로 어떻게 학교에 가냐고 항의했지만, 엄마는 겉모습보다 내면이 중요하다는 뻔한 말을 합니다. 당연히 학교에서는 놀림거리가 되고 말죠. 자기 안에 뭐가 있는지 알게 뭐예요. 지금 빌의 모습을 봐요. 우스꽝스러운 꼴로 머리만 둥둥 떠다니고 있다구요. 게다가 누구도 빌의 모습이 사라진 것에 대해서는 걱정해주지 않잖아요.

[출처: aladin.co.kr]

 

 

휴, 힘든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이 가족들은 여전히 자신의 일에 빠져 있을 뿐 빌을 바라보지 않네요. 아, 볼려고 해도 볼 수 없긴 하지만요. 낙담한 빌은 어떻게 하면 가족들에게 복수를 할까 궁리합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빌은 자신의 얼굴에 칠해진 사인펜을 지우고 가족들에게 작별의 편지 한장을 남깁니다. 가출하는 건 아니예요. 그저 가족들이 자신을 찾을 때까지 묵묵히 기다릴 뿐이죠. 그들 곁에서 말이예요.

 

[출처: aladin.co.kr]

 

 

자, 과연 가족들은 빌이 사라졌다는 걸 알게 될까요? 빌은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을까요?

↑ 원판 <InvisiBill>(왼쪽)과 한국어판 <감자 좀 달라고요!>(오른쪽)​

[출처: amazon.co.uk, aladin.co.kr]

​​

3. 이 유쾌한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감자 좀 달라고요!>의 원제는 <InvisiBill>입니다.

'Invisible (보이지 않는, 볼 수 없는)' 이라는 형용사와 'Bill (빌)'이라는 주인공의 이름을 합친 거예요. 물론 작가가 만든 단어죠. '보이지 않는 빌' 혹은 '투명인간 빌'로도 의역될 수 있는 이 말은 약간의 언어유희가 들어가 있는 익살스러운 제목입니다.

 

원판 <InvisiBill> [출처:amazon.co.uk]

  

책 안에도 그러한 언어유희가 보여요. 빌이 감자를 달라고 할 때 엄마와 아빠를 묘사한 페이지입니다.

'mother (a busy woman with important job); 엄마 (중요한 일로 바쁜 여성)'와

'father (an important man with a busy job); 아빠 (바쁜 일로 중요한 남성)'이라고 되어 있어요.

 

돌림노래 같은 재미있는 표현이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얘기네요. 어쨌든 엄마와 아빠는 '중요한' 일을 하는 중이고 그래서 늘 '바쁘다'는 말이니까요. 저도 놀아달라는 아이에게 '바쁘다',  '중요한 일을 하는 중이다' 라고 말하며 넘어가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뜨끔해지기도 하고요. 아이가 얼마나 부모의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지 알 거예요.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작은 아들이었고 딸이었으니까요.

 

 

아니 아이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누구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어해요. 그리고 그것을 주는 방법은 "감자를 건네주면 되는" 정말 간단한 일에서 부터 시작될 거예요. 오늘 우리 가족의 식탁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가고 있나요? 혹시 가족 모두 텔레비전을 바라보고 있지는 않나요? 아니면 휴대전화? 우리들은 각자의 일에 빠져 서로를 소홀히 하고 있는지도 몰라요. 늘 함께 하는 익숙한 이들이기에 별로 미안한 마음도 들지 않고요. 이제 작은 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세요. 사랑은 거기에서부터 시작됩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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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이루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전부 알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아이 뿐만 아니라 어른도 잘 알지 못하는 것이 자신일 것입니다. 자신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했다면 아이는 새로운 나로 발돋움 하고 있는 걸지도 모릅니다. 귀여운 그림과 기발한 상상력 속에 담겨진 곰곰히 생각해볼만한 주제로 여러번 읽어도 좋을 책입니다. 특히나 주위 환경이 갑작스럽게 변화했다거나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는지 혼란스러운 상황의 아이에게 들려준다면 함께 생각하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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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제 2015-10-08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www.aladin.co.kr/events/wevent_book.aspx?pn=2015_tenchoice_10&start=pbanner#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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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아이가 있는 여자의 하루도 하루키가 묘사하면 정갈하면서도 모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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