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전 회사의 상사들과 엮여 지금 회사로 옮기고 나서,
하는 일 그닥 재미없고, 월급 (엄청나게) 적고, 발전이랄 것도 없는 상황이지만,
비교적 스트레스 적고, 6시 칼퇴근이 가능하다는 걸 위안으로 삼고 있는데,
오늘은 이래저래 잔뜩 열 받은데다 쓸데없는 심부름 하느라고 퇴근 시간을 훌쩍 넘겨버렸다.
씩씩거리며 퇴근하는데 울리는 벨소리. 애인이다.
다짜고짜 "나 회사 다니기 싫어요!"라고 볼멘 소리를 했다.
"언 놈이에요? 블루씨 열 받게 한 놈이?"
"1년만 참아요."
"응? 1년 후에는요?"
"내가 더 많이 버는 데로 옮기든가 할 테니까 그때 확 때려치워 버려요."
"정말?"
"그럼요."
아우, 갑자기 기분이 확 좋아지면서 웃음이 났다. ㅎㅎ
지금 애인은 설거지를 끝내고 쓰레기봉투 정리 중.
그거 끝내면 차를 타 줄테고,
난 차 마시면서 책을 볼거다.
애인이 있어서, 다행.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