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사랑은 어디에도 없다

 

 자기의 힘도 나약함도 마음도 인간의 의지(依支)가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사람들이 팔을 벌려 친구를 맞이하며 기뻐할 때
 그 그림자는 십자가의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다
 행복을 껴안았다고 생각했을 때 사람들은 행복을 깨부순다
 인생이란 고통에 찬 무상한 이별이다
         행복한 사랑은 어디에도 없다

 인생은 다른 운명으로 무장을 해제당한
 저 무기를 휴대하지 않는 병사들과 같다
 아침에 그들이 일어나도 이미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
 저녁에는 또 할 일이 없고 마음은 방황할 것이다
 "이것이 나의 인생이다"라고 속삭이며 눈물을 참는 것이다
         행복한 사랑은 어디에도 없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내 가슴을 쥐어뜯는 상처여
 나는 그대를 상처입은 새인 양 껴안고 간다
 그런데 모르는 사람들은 내가 지나가는 것을 바라보면서
 내가 짠 언어를 내 뒤에서 되풀이했다
 그러나 그 언어는 그대의 커다란 눈과 마주치면 갑자기 퇴색되어버렸다
         행복한 사랑은 어디에도 없다

 살 길을 알았을 때는 이미 늦었기에
 우리들의 마음은 밤 속에서 일제히 우는 것이다
 조그마한 노래 하나를 짓는 데도 불행이 필요한 것이다
 몸짓 하나를 하는 데도 회한이 필요한 것이다
 기타 한 줄을 치기 위해서도 흐느낌이 필요한 것이다
         행복한 사랑은 어디에도 없다

 고통을 동반하지 않는 사랑은 없다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는 사랑은 없다
 그리고 그대에 대한 사랑도 조국애와 같은 것
 눈물로 키워지지 않는 사랑은 없다
         행복한 사랑은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그것이야말로 우리 두 사람의 사랑인 것이다

 

─ 루이 아라공, 김남주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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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아이 2004-10-16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음 블루님, 지붕이랑 이미지 바뀌었네요? (딴소리. ^^) 여전히 분위기 있어요.

내가없는 이 안 2004-10-17 0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딴소리. ^^ 누군가 했어요. 이미지가 바뀌었네, 하고 와보니 지붕까지!
게다가 행복한 사랑은 어디에도 없다고 하시니 뭔 일 있으셨남.

urblue 2004-10-17 0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롭사와요. 흑.
어제 웹 서핑하다 이 사진 발견했는데, 맘에 슬며시 들어오대요.
그래서 잠시 바꿨어요. ^^

파란여우 2004-10-17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제 마음은 아픕니다. 아프지 않은 사랑은 없다하니 아마도 알라딘 마을 사람들을 너무 사랑하는가 봅니다. 그러니 외로워 하지 마셔요!^^

로드무비 2004-10-17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란한 시 한 편 올려놓고 잠만 퍼주무시는지?
슬그머니 왔다가 갑니다.

urblue 2004-10-17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란여우님, 제가 아파하는 건 사실 <2046> 때문이랍니다. 아프지 않은 사랑은 없다는 말이 느껴져서요. 전, 외로워하지 않을게요. 서재에 들어오면 외로울 수가 없네요. ^^

로드무비님, 좀 놀았네요. 밥 해 먹고, 청소 하고, TV 보고, 게임도 하면서. 흥, 그렇다고 잠만 퍼자냐고 물으시다니요.

hanicare 2004-10-18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춥고 몽환적입니다.그런데 멋지군요.서재지붕엔 가을이, 현관엔 라플란드같은 추운 겨울이. 으음. 마음이 복잡해집니다만, 그냥 안부만 묻는 척하고 갑니다.

바람구두 2004-10-18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가 신호처럼 여겨지는 건....

urblue 2004-10-18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니케어님, 저도 님 안부가 궁금합니다. 잘 지내시죠?

바람구두님, 신호...라뇨..?

바람구두 2004-10-18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 바람에 펄럭이는 깃발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