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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아침
메리 올리버 지음, 민승남 옮김 / 마음산책 / 2020년 11월
평점 :
20210101 매일 시읽기 95일
천 개의 아침
- 메리 올리버
밤새 내 마음 불확실의 거친 땅
아무리 돌아다녀도, 밤이 아침을
만나 무릎 꿇으면, 빛은 깊어지고
바람은 누그러져 기다림의 자세가
되고, 나 또한 홍관조의 노래
기다리지(기다림 끝에 실망한 적이 있
었나?)
All night my heart makes its way
however it can over the rough ground
of uncertainties, but only until night
meets and then is overwhelmed by
morning, the light deepening, the
wind easing and just waiting, as I
too wait(and when have I ever been
disappointed?) for redbird to sing.
2021년 신축년 해가 떴다. 흐린다 해서 일출 산행을 접었더니 지금, 아침 아홉 시 삼십 분. 구름을 비집고 해가 모습을 드러내려 안간힘이다. 구름을 뚫고 기어코 햇살을 쏘아댄다. 구름에 가렸어도 빛은 빛이구나. 태양이 2021년 첫날 세상을 여린 빛으로 감싼다. 포근하게.
오늘 늦은 아침의 풍경. 이 날을 위해 메리 올리버의 <천 개의 아침>을 아껴두었다. 메리 언니의 시를 다시 읽으니 역시나 맘이 편해진다. 평이한 소재와 어휘들로 생의 아름다움을 노래할 줄 아는 시인.
어제 밤은 어수선 속 설렘. 뒤척임 속 선잠. 불확실 속 기다림. 오늘 아침은 구름 속 해. 흐림 속 빛. 불확실 속 희망.
삶은 늘 흐릿한데, 올해 확신할 수 있는 한 가지는 적어도 책은 더 읽을 거라는 것. 비록 한 권 더에 그칠지라도. 새해 첫 날 아침은 시 읽기로 열었다. 계속 가즈아~~~~
일출 사진은 2014년 북한산 정상에서 찍은 것이다. 태양 위 구름 새를 가슴에 품고 사는 걸로.^^
Happy New Yea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