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티는 못 말려!
프란체스코 토티 지음, 김효진 옮김, 황기홍 그림 / 펀북스 / 2006년 7월
평점 :
절판


2002년 월드컵이 끝난 뒤 우리 집에서, 나와 내 남편 사이에는 '이런 토티같은 짓!' '이런 토티같으니!' 이런 말이 유행(?)을 했다. 토티는 아주 특별한 선수다. 이번 월컵에서는 별로 활약을 못했지만 그래도 아주리군단에 토티 빠지면 김 새지. 토티는, 그 정도로 뛰어난, 세계적인 실력을 갖춘 선수 중에 유일하게! 플레이를 더럽게 하는 인간이다. 지단님 박치기 하시고 나서 '성격 안 좋다' 이런 말도 안되는 소리들이 오가는 걸 봤지만 그건 진짜 터무니없는 소리이고, 성질 드러운 걸로 하자면 토티를 능가할 자 그 누구리요. 바티님이 AS로마에 계시던 시절(그리하여 내가 잠시 잠깐 로마의 팬을 자처하던 시절) 토티와 바티님이 나란히 경기장에 못 들어오고 관중석에 앉아 로마-밀란 경기를 지켜봐야 했던 적이 있다. 테레비 보면서 참 황당했다. 저 분과 저 녀석이 뭔 짓을 했길래? 그 전 경기에서 터키 갈라타사라이 선수들을 두들겨 패고, 징계 받아 관중석 떨거지 신세가 된 거였다.

토티...라고 하면 좀 이상하고 그냥 부르자면 '또띠'인데, 암튼 이 작자는 언제나 싸우고 있다(한때 김남일이 '언제나 싸우고 있다'라는 평을 들었으나 진짜 이 말이 어울리는 건 토티다;;). 심판이 뭐라 하면 무조건 싸우고 대들고... 언제인가 이탈리아에서 토티한테 몰카를 찍었더란다. 테레비 쇼에서 연출한 건데, 어두운 카페에 데려가서 므흣~한 분위기를 연출한 뒤 사람들 내보내니깐 곧바로 자기를 유혹하던 웨이트리스에게 바지 내리고 달려들었다나. 순식간에 팬티를 하강시키는 바람에, 제작진이 화들짝 놀라(방송불가 받음 안되니깐) 몰카임을 밝히고 제지했다는 풍문??이 있다(진위는 확인 못함-- 이너넷에서 떠도는 소문만 읽었다). 다혈질에 단세포, 승질 드럽고 얼굴 각진 이 선수, 프란체스코 토티.

 

"솔직하게 말해야겠다. 사실 처음 이 시리즈를 책으로 만든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아듣지 못한 척했다. 하지만 마우리치오 콘스탄초(유명한 텔레비전 진행자)를 비롯한 많은 친구들이 계속 권했고, 결국에는 나를 놀려대는 말로 가득한 이 이야기를 다시 한번 읽으면서 나 역시 한바탕 웃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이 책이 나오게 된 것이다. 하지만 나는 친구들이 원하는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다. 이 책 속에 담긴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화를 내지도, 웃지도 않았다

당신의 일거수일투족을 비디오에 담고 찍어대려는 모든 사람들로부터 계속 도망 다니기보다는 차라리 농담거리의 소재가 되는 게 낫지 않을까? 자, 여기 그렇게 되기를 자청한 사람이 있다. 나는 이 이야기들로 여러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

너무 많이 쓴 것 같다.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많이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빠른 시일 내에 유니세프의 명예대사 활동에 대한 소식도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 "

 

<토티는 못 말려>가 인터넷에서 떠도는 걸 봤는데, 이게 우리나라에서도 금세 책으로 묶여 나왔다. 책 앞머리에 토티가 쓴 ‘서문’이 들어있어 위에 옮겨놓았다.

토티, 그동안 숱하게 미워했건만-- 재미있는 걸. 특히 두 번째 문단. 토티는 아무래도 ‘말리면 안되겠다’. 유니세프 명예대사 활동 열심히 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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