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水巖 > 1950년대의 '세계문학선집' 들


 전쟁이후에 피난생활이 끝나지도 않었던 시절에도 출판업은 계속되고 있었다. 지금처럼 초판 1쇄니 2쇄니 하지 않고 초판, 재판, 으로 판쇄를 구분하고 초판에 대개 3천부를 찍었던 시절에 그 3천부도 몇몇해를 두고 두고 팔었던 그런 세월도 있었다.
  세계문학전집은 감히 엄두도 못낼 1952년에 외국문학 고전작품 몇 가지를 만들어 세계문학선집이란 이름으로 출간 되었던 책이 있었다.가벼운 양장본이기도 한 이 문학선집들은 대개 일제시대에 소개된 일본 번역본을 중역한 책들이 대부분이였다.  이 책 외에도 D H 로렌스의 『사랑스런 여인』이 내게 있다. 



















이 책은 1954년도에 출판된 책으로 내가 구입할 때는 1956년이였다.  문성당 이란 출판사는 영문법, 영작문 책을 사전 크기로 만들었던것으로 기억되는데 중학 3년때쯤 샀던것 같다.  『여자의 일생』외에 『로미오와 줄리엩』, 『순애』등 세계대중문학선집 이란 이름으로 일종의 소규모 문학전집을 출간했었다.
  이런 책들이 소설가들의 번역으로 나 온것을 보면 일본 번역물을 다시 중역했던것 같지만 세계문학에 목 말렀던 그 시절의 젊은이들에게는 바이블같은 책이기도 하였다.
 





  이 책 등의 글씨는 원 책 글씨를 모사해사 쓴 글씨이고 책 표지를 만들면서도 양장본으로 만들지 않은 책이다. 이 무렵의 반양장본은 사실 반 양장본이 아니고 <糊 附 裝> 이다.
  이 호부장은 나이가 먹을수록 약해진 종이를 녹슬은 철사가 뚫고 나와서 옛날 책일수록 잘 보지 않으면 책이 망가진다.



  이 제도기가 내가 아아추어든 포로로든 책 표지를 만들던 물건이다.  원래 내게는 응용미술을 하던 동생의 제도기가 다섯개짜리 학생용 제도기가 있었는데 모 출판사에서 여러가지 책 표지를 내게 주문하면서 회사에 있던 이 제도기를 나에게 준 것이다. 1957년 당시로는 저것이 전문가용이였다.

  친한 친구가 공업고등학교에 다녔는데 늘 제도를 그린다고 해서 고등학교 다닐때 옆에서 하는 짓을 구경만 했었는데 한 때는 저것이 밥 줄도 된 적이 있었고 군대 시절에도 학생용 오구를 가지고 도표니 무어니 만들고 쓰느라고 특별 취급을 받기도 했었다.

  친구가 학교 시절에 '오구' 라고 하길래 무슨 도구(圖具)인줄 알었더니 烏口 란다. 오구(새부리) 라는데 鳥口가 아니고 왜 오구라고 했던가,   그래서 공업고등학교를 나온 시인 李箱이 조감도라고 하지 않고 오감도라는 시를 썼겠다고 생각을 했었다.  

 

  ※ 糊附裝(호부장) - 책의 속장을 모두 철사로 매고 나서, 표지를 씌우고 표지째로 마무리 재단을
                              하는 제책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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