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그냥 오리지날 쌩잡담이다.


로드무비님의 ‘플라나리아’ 서평을 읽고.

난 그 작가도 모르고, 그런 책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하지만 난 플라나리아는 안다.

플라워도 아니고 나리도 아니고.. 이놈이다, 이놈.






국민학교 때 어거지로 방과 뒤 과학공부를 해야만 했던 일이 있었다.

당시에 저녀석에 대해 몹시 신기해하면서 보고파하면서...

암튼 그랬던 기억이 난다.


언젠가 밥인지 술인지를 먹으며 이십대 후반으로 접어드는 후배가 뜬금없이 이렇게 말했다.

“언니, 난 어떤 놈하고 결혼해도 잘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사람이 아니면 안 된다는 말 너무 웃기지 않아요?”

“오오, 멋지다.  그 도저한 정신세계라니!  그런데 니 그동안 내 모르는 새 무슨 험한 일들을 그리 많이 겪었더란 말이고!”


난 그 후배 같은 사람을 ‘이기죽거릴’ 수가 없다. 왜냐?

난 그 후배와 비슷한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가지려고 애써왔는데 알고 보니 원래 그런 성향인, 그런 사람이기 때문이다.

내가 개성이 강한 편이라서, 내가 좀 독특하긴 하지, 어쩌구 저쩌구...

난 저런 말을 들으면 두드러기가 막 날라구 그런다.

세상에 개성 없는 사람은 어디 있으며 독특하지 않은 사람은 또 어디 있단 말인가.

그래서 뭔가 특별하다고 주장하는, 특별한 것을 지향하는 사람을 만나면 나는 닭이 돼버린다.






다 그리면 너무 기니깐 중간에서 짤랐다. 받아들이기 힘드시겠지만...

저녀석이 책상 앞에 앉아있는 거라고 생각해주세요. (말도안되는 설정;;이지만)


나는 단골들만 북적거리는, 소위 가족적이라고 하는 가게가 싫었다. 우연히 지나치던 손님이라도 가볍게 들어올 수 있는 가게로 만들고 싶어서 단골이건 초면이건 똑같이 대하는 것이다.

메뉴도 일부러 별 연구 없이 그날 들여온 횟감과 아무런 특징도 없는 구이를 내놓았다. 술도 요즘 유행하는 술 따위는 고집으로라도 들여놓지 않았고, 정종이건 소주건 맥주건 딱 한 가지씩뿐이었다. 이런 가게야말로 반드시 필요한 게 아닐까?


난 이런 종류조차도 부담스럽다.

소위 가족적이라고 하는 가게는 그 나름의 매력이 있고,

안 가족적인 가게는 또 그 나름의 장단점이 있다.

난 특별한게 싫고 평범함만 좋아, 라고 하는 것도 실은 유별나다.


이건 시비를 걸기 위한 쌩잡담입을 다시 한번 밝히며.


아시죠? 이 녀석한테 칼 대면 이 모양 되는 것. 




공부할 때 좋겠네..


 

스미에에게 손금을 봐달라고 손을 내밀었다가 결과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들고 있던 맥주를 확 부어버린 친구를 말리는 시늉을 하고 나서 영수증을 챙겨달라고 해 유유히 술집을 빠져나가던 짧은 머리의 여인. 남의 상처는 안중에도 없고, 어떤 상황이라도 아무리 조그만 것이라도 자기 것은 확실히 챙기는 사람들.


그러게 손금은 왜 보냐고.

그냥, 이 길 아니면 길이 없냐, 하면서, 그렇게 살고 싶은 것이 내 기분이라는 얘기다.

 

로드무비님, 서평 재밌게 읽었어요.

 

재밌게 읽었으니 재밌게 읽었다고 하는데 왜 재밌게 읽었냐고 하시면... (어린 대장금 버전;;)

 

로드무비님과 잡담을 하고 싶었다는 이야기 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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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5-11-17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플라나리아 저도 몬지 대충 알아요.참으로 편리한 생물이지요.^^
오리지날 쌩잡담도 넘 멋지게 쓰시는군요.

mannerist 2005-11-17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확히 무슨 말인지 잘 알아들을 수 없지만, 좌우간 딸기(베리에이션)언니 만쉐이~
^_^o-

로드무비 2005-11-18 0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기잼아줌마님, '플라나리아 계' 결성된 거 모르시죠?ㅎㅎ
우리 계원들에게 이 재밌는 글 소개하고 싶어요.
님은 잡담이라시지만 제가 보기엔 꽤나 심오한 얘기인 듯해서.

플라나리아란 놈이 저렇게 생겼군요.
전 잠에서 아직 덜 깼는지 보는 순간 엉뚱한 놈을 상상했지 뭡니까요.ㅎㅎ

아무튼 제 껄렁한 서평 재밌게 읽으셨다니 고맙습니다.
이렇게 따로 재밌는 말쌈까지 해주시니 더더욱......

딸기 2005-11-18 0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그런 계도 있군요 ^^

2005-11-18 22: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딸기 2005-11-18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히 로드무비님 서재에 가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