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릴케 현상 > *** 시

 

딸기 트럭이 지나간다




 딸기 트럭이 지나간다

 설탕같은 딸기

 세 근에 삼천원

 확성기 소리가

 또렷해진다

 딸기 트럭이 지나간다

 냉장고에 딸기가 있는 날일수도 있고

 돈이 없는 날일 수도 있다

 딸기 트럭이 언제 지나가는지는

 누구도 모른다

 딸기 트럭은

 집 가까이에 잠시 서있다

 아무도 나오지 않으면

 확성기 소리는

 멀어지기 시작한다

 딸기 트럭이 멀어져 간다

 누군가 나왔다

 설탕같은 딸기 세 근이

 담기고 있는 동안

 딸기 트럭은 아직 그 자리에 있다

 발가락을 오므린다

 확성기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딸기 트럭이

 있을지도 모른다

 주머니를 뒤적이는데

 희미한 확성기 소리가 멀어져간다

 저녁 먹기 전에 나는 딸기 트럭을 잊고 만다

 나는 딸기 트럭을 기다린 적이 없다

 딸기 트럭이 기다리는 건 내가 아닌지도 모른다

 달려나가면

 딸기 트럭은 나를 보지 못하고 지나갈 수도 있다

 딸기 트럭은 어느 날인가

 다시 올 수도 있고

 오지 않을 수도 있다

 딸기 트럭이 지나간다


 사랑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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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친구 시^^ 꼭 지 같은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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