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평화를 원하지 않는다 - 로이터 통신의 팔레스타인 리포트
로이터 통신 엮음, 최정숙 옮김 / 미래의창 / 2002년 12월
평점 :
절판


로이터통신의 팔레스타인 리포트. 분쟁과 평화과정의 역사적 장면들을 포착한 사진들이 아주 인상적이다. 정확히 말하면 이 책은 글보다는 사진을 봐야 하는 책이고, 편집도 사진 위주로 되어 있다. 클린턴과 아라파트, 라빈, 무바라크, 후세인 국왕이 한 방에서 제각기 넥타이를 정돈하는 모습처럼 역사적 장면과 그 뒤안길을 생생하게 포착해놔서 자료사진 가치도 크고 재미도 있다.

그런가하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대치 장면, 폭력으로 가족을 잃은 피해자들이 오열하는 모습은 너무 슬프고 비극적이다. 책 제목에서 보이듯 비극은 끝나지 않고 있고, 독선과 아집도 계속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책의 마지막 사진은 무지개다.

'베들레헴 하늘을 수놓은 이 무지개 사진을 통해 나는 극히 아름다운 순간 뿐 아니라 크리스마스 이브에 예수의 탄생지를 방문하는 내 꿈도 포착한 것 같았다. 더구나 새로운 세기의 첫해가 끝나는 시기에 무지개가 뜬 것은 더 의미깊어 보였다. 팔레스타인 봉기가 4개월 째에 들어서는 등 어지러운 시절이라 그 모습이 더 각별했다. 바리케이드에도 불구하고 많은 순례자들이 베들레헴에 모여들었다.
그날은 하늘이 구름에 덮여 있었지만 가끔씩 그 사이를 뚫고 햇빛 줄기가 비쳤다. 잔뜩 찌푸린 하늘이 구룸을 벌리고 위에서 희망을 보내주려 하는 것 같았다. 한 순간, 예수탄생 교회 밖에서 베들레헴 상공에 뜬 이 아름다운 희망의 무지개를 보고 내 가슴은 뛰었다. 나는 사진을 찍었다. 그러나 무지개는 오래가지 않았고 곧 사라졌다.' (피터 앤드류, 2002년 12월)

다시 한번 역사를 향해 '누구의 죄인가'라는 대답 없는 질문을 하게 만든다. 이-팔 사태를 개괄적으로 알기 원한다면 이 책이 가장 좋은 길잡이가 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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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열정사이 2006-08-06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일주문해서 볼려구요. 가장 중립적 입장에서 쓰여진 자료를 찾고싶었는데, 이책이 길잡이가 되기를 바랍니다.